[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에자이(Eisai)와 바이오젠(Biogen)의 새로운 알츠하이머 치료제 레켐비(Leqembi, 성분명 레카네맙) 승인과 함께 새해를 시작한 가운데, 첫 혈우병A 유전자 치료제와 유방암 치료를 위한 경구용 SERD 등 여러 신약 후보물질이 1분기 승인여부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21일 메디게이트뉴스는 공개된 자료를 바탕으로 처방약사용자수수료법(PDUFA)에 따른 목표조치일이 1분기로 예정된 주요 후보물질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살펴봤다.
먼저 레켐비의 경쟁약물로 바짝 뒤쫓으며 많은 관심을 받았던 릴리(Eli Lilly and Company)의 도나네맙(donanemab)은 19일(현지시간) FDA로부터 CRL(complete response letter)을 받으며 1분기 승인 목록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FDA는 안전성 프로파일을 확인할 수 있도록 최소 12개월동안 계속 치료를 받은 환자 최소 100명의 데이터를 제공할 것을 요청했다.
도나네맙은 2상 TRAILBLAZER-ALZ 연구 결과를 근거로 가속 승인 신청을 제출했다. 릴리에 따르면 이 연구에는 도나네맙으로 치료받은 환자 100명 이상이 포함됐으나, 플라크 감소 속도로 많은 환자가 이르면 치료 6개월에 투약을 중단할 수 있었고, 그 결과 12개월 동안 도나네맙을 투여받은 환자는 100명 미만이었다.
도나네맙의 확증적 3상 임상시험인 TRAILBLAZER-ALZ 2 연구는 계속 진행 중이며, 올해 2분기 탑라인 데이터 판독이 예상된다. 2상 데이터와 함께 향후 전체 3상 데이터를 제출해 다시 FDA의 판단을 기다리게 될 예정이다.
GSK의 만성 신질환 빈혈 환자 치료제 다프로두스타트(daprodustat)도 FDA 검토를 받고 있으며 목표조치일은 2월 1일이다. 이 약은 경구용 저산소증 유도 인자 프롤린 수산화효소 억제제(HIF-PHI)다. 임상시험에서 주요 심혈관 사건(MACE) 위험을 줄이고 투석을 받지 않는 빈혈이 있는 만성 신질환 환자의 헤모글로빈 수치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베포에틴 알파(darbepoeitin alfa)와 안전성 프로파일은 유사했고 치료 결과는 비열등했다.
동일한 계열의 약물인 피브로젠(Fibrogen)의 록사두스타트(roxadustat)와 오츠카(Otsuka)·아케비아(Akebia)의 바다두스타트(vadadustat)는 과거 FDA로부터 안전성 문제를 이유로 승인받지 못했다. 반면 다프로두스타트는 FDA 자문위원회로부터 13대 3으로 치료 이점이 위험을 상회한다는 지지를 받아 승인이 기대된다.
라디우스 헬스(Radius Health)와 메나리니 그룹(Menarini Group)의 유방암 치료제 엘라세스트란트(elacestrant)의 승인 여부는 2월 17일까지 결정된다. 이 약은 경구용 SERD로 유방암 환자에서 널리 처방되는 주사제인 플베스트란트(fulvestrant)를 대체할 수 있다. ER+/HER2- 유방암을 적응증으로 하며, 승인 시 이 환자군에서 20년만에 나오는 첫 내분비요법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해 FDA가 첫 혈우병B 유전자 치료제로 헴제닉스(Hemgenix)를 승인한데 이어, 올해 첫 혈우병A 유전자 치료제를 승인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바이오마린 파마슈티컬(BioMarin Pharmaceutical)의 록타비안(Roctavian)으로, 승인 여부는 3월 31일까지 결정된다.
록타비안은 지난해 8월 유럽의약품청(EMA)으로부터 허가를 받았다. FDA에는 2020년 추가 데이터가 필요하다며 승인이 거부된 뒤 새로운 신청서를 제출해 현재 검토 중이다. 바이오마린은 최근 3상 임상시험의 3년 분석에서 모든 1차 및 2차 효능 평가변수를 충족시켰다고 발표했다.
아펠리스 파마슈티컬스(Apellis Pharmaceuticals, Inc.)의 페그세타코플란(pegcetacoplan)의 목표조치일은 2월 26일이다. 유리체강내 주사하는 페그세타코플란은 보체 인자 C3 억제제로, 실명의 주요 원인인 지도 모양 위축(geographic atrophy) 치료제다. 지도 모양 위축은 진행된 형태의 건성 연령 관련 황반변성(AMD)으로, 현재 승인된 치료법이 없다. 페그세타코플란의 피하주사제형은 엠파벨리(Empaveli)라는 이름으로 이미 발작성 야간혈색소뇨증 치료제로 승인 받아 사용되고 있다.
이 외 ▲트래버 테라퓨틱스(Travere Therapeutics)의 IgA신증 치료제 스파르센탄(sparsentan) ▲아스텔라스제약(Astellas)의 폐경기 증상 치료제 페졸리네탄트(fezolinetant) ▲사노피(Sanofi)와 소비(Sovi)의 혈우병A 치료제 에파네스옥토코그 알파(efanesoctocog alfa) ▲아카디아 파마슈티컬스(Acadia Pharmaceuticals)의 레트 증후군 치료제 트로피네타이드(trofinetide) 등의 승인 여부도 1분기 내 결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암젠(Amgen)과 사이토키네틱스(Cytokinetics)의 심부전 치료제 오메캄티브 메카빌(Omecamtiv mecarbil) ▲리아타 파마슈티컬스(Reata Pharmaceuticals)의 프리드라이히 운동실조증(FA) 치료제 오마벨록솔론(Omaveloxolone) 등의 승인 여부에 대한 최종 결정도 1분기 내 예정돼 있으나 이미 자문위원회로부터 승인 반대 권고를 받아 전망은 밝지 않다.
한편 크리스탈 바이오텍(Krystal Biotech)의 수포성 표피박리증(DEB) 치료제 B-VEC(Beremagen geperparvec)은 이달 초 FDA 검토 일정이 3개월 연장되면서 PDUFA 날짜가 5월 19일로 수정됐다. B-VEC은 주 1회까지 재투여할 수 있는 국소 투여 유전자 치료제다. 환자 피부 세포에 정상적인 COL7 단백질을 만들기 위한 템플릿을 제공함으로써 질병 유발 메커니즘을 근본적으로 해결, 분자 수준에서 DEB를 치료하도록 설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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