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출처: 게티이미지뱅크
최근 '미국에서 의사하기 좋은 최고의 주, 최악의 주'를 조사해 발표한 월렛허브(Wallet Hub)에서는 전문가들을 대상으로 의사의 미래를 비롯해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 중 '의사들이 현재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을 모아 봤다.
노스이스턴대 비즈니스스쿨 교수인 티모시호프(Timothy Hoff)는 "진료과에 따라 다르겠지만, 의사가 진료하는 것에 대한 보험급여(reimbursement)가 잘 이루어지고 있는지가 당면한 문제로 보인다"며 "환자케어 업무는 늘어나는 와중에 소속 병원과 진료팀에서 요구되는 역할 역시 더 커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다른 문제는 요즘 대부분의 의사들에게서 보여지는 불만족과 소진(burnout)이다. 일상의 진료업무를 개선하는 게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UC헤이스팅스 법대의 법과학 및 보건정책 컨소시엄의 부소장을 맡고 있는 그레고리 코치란은 "미국 헬스케어 자금의 60%를 차지하는 메디케어, 메디케이드, 그 외 정부 프로그램의 영향으로 나타난 불확실한 급여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서던캘리포니아대의 공공정책, 약학 및 경제학 교수인 다나 콜드만은 "임상 경로를 결정하기 위해 세계적인 가이드 라인과 인공지능(AI)을 다루는 법을 배워야 한다. 어휘록에서 '의학'이라는 단어가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다소 충격적인 주장을 했다.
웨스트 버지니아대의 행정학 교수인 크리스토퍼 플레인은 "현재 일차진료의가 부족한 상황이 수십년간 계속되고 있으며, 지금은 더 심해진 상태다. 그런데 헬스케어는 전통적인 독립적 진료 모델에서 보다 통합적인 의료전달시스템으로 바뀌고 있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그는 "이는 의사들이 자율성을 잃어가는 느낌을 주기도 하는데, 오히려 이러한 환경에서는 인건비나 환자관리, 진료과실 보상 등에 있어 규모의 경제를 제공할 수 있는 더 큰 그룹과 협력하는 게 유리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웨이크 포레스트대 법대 교수인 크리스틴 네로 커플링 역시 보험청구와 급여 문제를 들었다.
그녀는 "현재 헬스케어 시스템에 대한 논쟁이 진행되는 것과는 별개로, 보험 청구와 급여는 환자케어와 관련한 거의 모든 운영에 영향을 미치는 이슈"라고 꼽았다.
그는 2015년 시행된 MACRA(Medical Access and CHIP Reauthorization Act)로 의료에 대한 보험급여의 초점이 '규모'에서 '가치'로 바뀌면서 경영(운영)에 있어 중요한 변화가 올 것이라고 예상했다.
또한 환자 진료나 검사 처방을 할 때 환자의 보험 적용 여부 등을 확인하는데 어려움이 있어 진료비 청구 오류로 인한 법적 조치를 받을 위험에 처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했다.
시카고 전문 정신과학교실 공공의료프로그램 석사과정 책임자인 빌 프리먼 역시 "진료를 많이 봐야 많이 받던 과거와는 달리 치료 결과 중심의 급여로 개편됨에 따라 점차 대부분의 의사가 병원 혹은 병원 시스템에 고용되는 형태가 늘어나고 있다"고 전했다.
또한 "이러한 변화에 대해 의사들은 거부감을 갖고 있지만 이것이 현실"이라고 분석했다.
화이트필드앤에디 로펌의 데니스힐 변호사는 의료환경의 불확실성, 의사 부족, 보험급여, 전자의무기록으로의 전환, 규제로 인한 부담을 의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로 꼽았다.
특히 향후 예상되는 지역별 의사수급의 불균형 및 의사 부족은 환자의 의료접근에 제약이 생긴다는 문제 뿐 아니라 불합리한 업무, 온콜 증가, 삶의 질 저하로 의사들에게도 스트레스와 더불어 신체적·정신적 건강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일곱 명의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미국 의사들도 한국 의사들이 당면한 문제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미국에서 역시 병원 수익과 직결되는 보험급여와 청구로 인한 문제가 가장 큰 과제였는데, 트럼프 정부의 등장 이후 불확실성이 더 커진데 대한 우려를 보이기도 했다.
의사 수급이나 인공지능의 대두로 인한 문제 역시 문제로 꼽았다.
한편, 보험급여 청구와 삭감, 의료 과실에 대한 보험 부담 증가 등을 이유로 의사들의 자율성이 줄어들고 있는 현실 역시 한국의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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