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옥을 방문해본 사람은 지하 한 층 전체를 직원들이 업무 중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카페, 피트니스센터, 미용실 등의 다양한 편의시설로 꾸며 놓은 것에 한 번 더 놀라기도 한다.
2007년 설립된 바디프랜드는 안마의자의 대중화를 이끌어 현재는 국내 안마의자 시장의 70%를 차지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당시 200억 원대에 불과하던 국내 안마의자 시장이 지난 해 기준 약 5천 억 원대로 빠르게 성장하는데 기여하며, 현재 4% 안팎의 우리나라 가구의 안마의자 보급률을 1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을 정도다.
이러한 와중에 바디프랜드는 지난 해 3월, 정형외과 전문의 조수현 이사를 센터장으로 한 메디컬 R&D센터를 개소하고, 추가로 피부과, 신경외과 전문의 등을 영입했다.
강북힘찬병원에서 인공관절 수술로 유명하던 조수현 정형외과 전문의가 이곳 센터장을 맡으며 연구자로 변신해 더 눈길을 끄는데, 직접 그를 만나 좀 더 자세한 얘기를 들어봤다.
R&D센터에서 제품개발과 함께 의학적 검증도 진행
바디프랜드 메디컬 R&D센터에는 3년에서 10년 이상의 임상경험을 가진 정형외과를 비롯한 피부과, 신경외과, 내과, 치과,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들이 상근하고 있다.
이들은 안마의 효능을 연구하고, 안마의자용 센서 및 알고리즘을 개발해 제품에 적용하는 연구개발을 한다.
안마의자에 미용기기 및 브레인 마사지를 접목하기도 하고, 펄스 전자기장 발생장치로 통증을 치료하고 척추를 교정하는 장치를 장착한 제품을 개발해 식약처 및 미국 FDA 승인을 기다리고 있기도 하다.
또 안마의자에 생체 신호(심전도, 하중, 체성분 등)를 측정하는 센서를 내장해 건강상태에 맞춘 안마를 제공하고, 스마트폰 앱을 통해 건강상태를 시각적·수치적으로 확인할 수 있게 할 계획도 있다.
바디프랜드 메디컬 R&D센터는 병원 연구진들과 마사지의 의학적 효능을 검증하기 위한 임상시험도 진행하고 있다.
그 예로, 서울 소재 S대학병원 수면센터와 바디프랜드 안마의자의 '수면안마 프로그램'을 이용해 '취침 전 전신마사지가 수면시간과 수면의 질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임상시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취침 전 해당 프로그램을 체험한 성인 남녀 35명의 수면잠복기(수면에 도달하는 시간)가 기존 30.6분에서 23.3분으로 약 7분 단축되고, 얕은 잠(N1, N2 수면)은 줄고 깊은 잠(N3 수면)은 11.81분에서 24.67분으로 두 배 이상 길어지는 결과를 얻었다. 해당 임상연구는 대한수면연구학회 7월 호에 발표될 예정이다.
또, 한양대 생체 의공학과와는 '안마의자 이용 전후 뇌 상태 변화 모니터링 기술' 연구를 진행해 지난해 11월 뇌 공학 관련 학회에 발표하기도 했다. 해당 연구에서는 바디프랜드 안마의자로 20분간 휴식모드 안마를 받은 성인남녀 30명이 일반 휴식을 취한 집단과 비교해 뇌파인 '알파파', '베타파'의 유의미한 감소를 보였다.
이 외에도 안마의자와 치매 예방의 연관성을 살펴보기 위한 임상시험도 예정하고 있다.
연구개발을 통해 새로운 나를 발견하는 보람
예상했던 대로 수술을 집도하다 연구자로 변신한다는 건 확실히 달랐다.
평소 물리치료를 처방하긴 했지만 원리에는 관심도 없던 내가 여기 와서는 의공학 책을 펼쳐놓고 하나하나 공부했고, 수십 차례 안마의자를 뜯어보고 다시 조립하며 구조를 이해했다.
또 여러 업체를 만나면서 다양한 사업분야를 분석하다 보니 자연스레 생명과학, 유기화학 등 기초과학을 다시 파고들며 공부하게 됐다.
그 덕분에 점차 의료기기에 대한 시각을 갖게 됐고, 이를 안마의자와 유기적으로 결합하기 위한 연구도 할 수 있었다.
같이 합류한 의사 후배들과 격의 없이 머리를 맞대고 토론을 하다 보면 내가 수술했던 써전(surgeon)이 맞나 싶을 정도로 새로운 나를 발견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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