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연세대 안동일 보건대학원 교수(전 세계보건기구 남태평양 사무소 대표)가 코로나19 이후 국제보건의 중요성이 더 강조되고 있다고 밝혔다.
안동일 교수는 12일 진행된 제3회 케이닥(K-doc) 미션 온라인 컨퍼런스에서 자신의 세계보건기구(WHO) 활동 경험에 대해 소개했다.
안 교수는 1995년 WHO 아시아본부 결팩프로그램을 담당하면서 국제보건에 뛰어들었다. 이후 2006년 WHO 라오스 사무소 대표, 2011년 남태평양 사무소 대표 등을 역임하면서 건강불평등 해소를 위해 힘썼다.
그는 "3~4년정도 경험을 쌓고 돌아오려다가 20년을 국제보건을 위해 일하게 됐다. 국제보건 사업은 클라이언트가 환자가 아니다. 저개발국가 보건부와 협업해 보건소를 통해 환자들이 잘 치료받을 수있도록 시스템적인 도움을 주는 것"이라며 "직접 환자를 보진 않지만 의료시스템 구축에 일조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 많은 환자를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20년 정도 하루 20명씩, 1년에 150일씩 일했다고 계산했을 때 6만명 가량의 환자를 살릴 셈"이라며 "예전엔 전통적인 선교병원 말고 국제보건을 위해 힘쓸 수 있는 경로가 많이 없었지만 최근엔 코이카(KOICA), 국경없는의사회 등 일반 NGO, 월드비젼 같은 기독교 NGO 등 많은 옵션들이 있다. 국제기구에 들어갈 수 있는 경로도 다양하다"고 설명했다.
특히 국제보건의 중요성도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최근 코로나19 등 신종감염병 사태를 겪으며 저개발국가의 방역과 치료에 대한 지원이 절실해졌기 때문이다.
안 교수는 "국제보건이란 말을 많이 사용하는데 영어로 인터내셔널헬스와 글로벌헬스는 약간 차이가 있다. 전자는 저소득 국가의 보건의료 문제만을 다룬다는 특징이 있고 후자는 복잡한 세계화 과정에서 국가간 바이러스나 감염, 만성질환 등 위험요인에 좀더 포괄적으로 접근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국제보건의 초점은 1870년대 이후 천연두 박멸에 힘썼고 이후 2000년대부턴 유엔(UN)까지 나서 감염병 대처에 집중했다"며 "2003년 사스 이후 본격적인 신종감염병 시대가 열리고 2015년 메르스와 에볼라 등이 창궐하고 2020년 코로나 팬데믹이 터지면서 국제보건의 중요성이 절정에 이르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팬데믹 때 느꼈지만 세계화된 지구촌 사회에서 감염병 확산은 막기 매우 어렵다. 이를 막기 위해선 백신 제조와 구입이 필수적인데 국가별 불평등과 백신 국수주의 등으로 인해 상대적인 빈곤국들이 위기에 처하는 경우가 많다"며 "완벽한 해결은 어렵지만 어젠다세팅(의제설정)을 성공한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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