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은 달콤하고 짭짤한 음식을 원하는데 억지로 참고 억누르자니 우리의 다이어트는 고통스럽기만 하다. 간신히 체중 감량에 성공해도 그동안 억눌러 왔던 식욕이 폭발해 요요가 오는 악순환의 반복이다. 이는 비만과 탄수화물 중독·고혈압·당뇨 등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돼 우리 몸을 공격한다. 빠지라는 살은 안 빠지고 지켜야 할 건강만 쏙 빠지는 셈이다.
서울ND의원 박민수 원장이 자신의 경험과 의학적인 지식을 바탕으로 '먹는 순서만 바꿔도 살이 빠진다'는 책을 펴냈다. 저자는 구독자 50만명에 육박하는 유튜브 채널 '박민수 박사'를 통해 독특하면서도 이해하기 쉬운 저자만의 건강 콘텐츠를 대중과 활발하게 나누고 있는 가정의학과 전문의다.
바쁜 의사 생활과 온갖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저자에게도 40대 때 비만과 심각한 건강 이상이 찾아왔다. 효과 없이 몸만 더 축나는 다이어트와 요요의 악순환을 되풀이하고 나서야 자신의 식습관을 돌아보게 됐다.
저자는 그동안 섬유질은 부족하고 탄수화물은 넘치는 식사, 식사라 하기에 민망할 정도로 지나치게 빨리 먹어치우는 식사를 하고 있었다. 이 식습관의 문제점을 해결하고자 고안해낸 것이 바로 젓가락을 주로 사용해 식사 시간을 늦추고, 채소부터 먹음으로써 섬유질 섭취를 늘리는 ‘거꾸로 식사법’이다.
식사법을 바꾼 후 저자는 살이 빠짐과 동시에 여러 가지 긍정적인 변화를 경험했고, 거꾸로 식사법에 확신을 가지고 그 비법을 전파했다. 방송 출연 섭외도 쇄도했으며 방송에서 피험자들의 실험을 통해 그 효과도 입증했다. 이후 15년 동안의 체험과 임상을 토대로 한국인에게 맞는 ‘거꾸로 식사법’을 체계화했다.
저자는 "먹는 순서만 바꿔도 정말 살이 빠진다"고 단언했다. 한국인 특유의 밥, 반찬 중심의 식사법에 우리를 살찌우는 큰 함정이 있다. 이러한 식사법으로는 탄수화물 과잉 섭취를 막기 어렵다. 알코올 중독, 니코틴 중독, 스마트폰 중독만 위험한 것이 아니다. 다른 중독들에 비해 더 빨리 우리를 질병과 사망에 이르게 하는 것이 탄수화물 중독과 탄수화물 과잉 섭취라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저자는 경고했다.
이 책에서 제안하는 거꾸로 식사법에 따라 반찬을 두 가지로 분류해 채소 반찬과 비(非)채소 반찬으로 나눠 두 가지를 밥보다 먼저 먹고, 그다음 밥을 먹어 보자. 그러면 탄수화물 섭취를 줄일 수 있고, 차츰 탄수화물 중독에서 벗어나 건강한 입맛으로 바뀌면서 살이 절로 빠질 수 있다. 흰 쌀, 흰 밀가루, 흰 면 대신 현미나 통밀, 잡곡으로 탄수화물 종류를 바꾸면 더욱 효과를 볼 수 있다.
저자는 "거꾸로 식사법으로 입맛을 바꾸고 살이 빠지면 장 건강이 좋아지면서 변비나 설사가 사라지고 피부가 맑아지며 잠을 잘 자고 활력이 넘치는 몸이 된다.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 각종 성인병 예방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되는 것은 두말할 것도 없다. 반짝 효과를 보고 다시 요요가 오는 다이어트가 아니라 한 번 습관을 들이면 평생 건강해지는 식사법이다"이라고 말했다.
거꾸로 식사법의 가장 뛰어난 장점은 다어어트에서 가장 문제가 되는 고통이자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가장 큰 원인인 ‘배고픔’을 억지로 참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참는다고 해도 다른 다이어트의 반도 되지 않는 인내심이면 충분하다. 또 식사량을 줄이지 않으니 다이어트 이후 요요에 대한 걱정으로 전전긍긍할 필요도 없다. 식사량을 과하게 줄이지도 않고 운동을 무리하게 할 필요도 없으니 힘들 일이 없다. 힘들지 않으니 오래 지속할 수 있고 효과도 오래 간다고 저자는 자신했다.
"비만을 치료하는 의사로서 나는 체중 조절이 면역력과 건강을 해치는 사례를 너무도 자주 접합니다. 심지어 다이어트에 몰두하다가 큰 병을 앓는 사례까지도 심심찮게 접합니다. 바보 같은 질문이지만, 건강이 먼저일까요? 아니면 체중 조절이 먼저일까요? 다이어트를 떠나서, 지금 여러분에게, 우리 모두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돈도, 능력도, 지위도 아닌 바로 건강입니다. 그러니 다이어트는 반드시 건강해야 합니다. 건강한 다이어트가 아니라면 아예 시도조차 하지 말아야 합니다." _24쪽
"거꾸로 식사법에서 가장 강조하는 점도 다이어트를 끈기 있게 뚝심 있게 이어 나갈 다이어트 에너지입니다. 물론 자존감이나 회복 탄력성 같은 마음의 힘도 중요하지만, 다이어트를 두려워하거나 다이어트를 너무 힘들게 해 왔던 것이 더 큰 원인일 수 있습니다. 배고픔은 인간이 본능적으로 가장 힘들어하는 감각이자 감정입니다. 그런데 거꾸로 식사를 하게 되면 배고픔을 크게 느끼지 않으면서 효과적으로 살을 뺄 수 있습니다." _216쪽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