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코로나19 유행 이후 응급실을 이용하는 사람은 22.8%로 크게 줄었지만, 응급실에서 일주일 이내 사망한 사람은 2.4% 더 늘어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응급실 방문 후 일주일 이내 10만명당 사망률은 32.6%나 증가하면서 정말 응급한 환자들이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피해를 입은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당시 의료계는 코로나19 병상 부족으로 코로나 환자가 응급실에 장기 입원하는 현실을 지적했는데, 이 같은 응급실 과밀화가 중증환자의 치료 기회가 박탈하면서 비 코로나 환자의 사망률 증가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1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사회연구원 학술지 ‘보건사회연구원’ 최신호에 ‘COVID-19 발생 전후의 응급의료이용 변화’ 논문에 이 같은 연구 결과가 공개됐다.
연구팀은 2018년 1월부터 2020년 12월까지 종합병원급 이상 의료기관에서 응급진료를 받고, 2018년 1월부터 2021년 3월까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청구된 요양급여비용 명세서가 발급된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진행해, 2018~2019년과 코로나19 발생 후인 2020년의 월별 응급실 방문 건수를 비교했다.
그 결과, 응급실 방문 건수는 코로나19 발생 전과 대비해 22.8%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감염 등의 우려로 의료기관 이용을 꺼린 것도 있지만, 코로나19 의심 등으로 진단 검사를 받아야 해 응급실 이용이 지연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코로나19 발생 전후 기간 간 변화율을 월별로 살펴보면 2020년 COVID-19 첫 확진자가 발생한 1월을 제외하고는 모든 월에서 응급실 방문자 수가 감소했으며, 전국적 확산기인 2020년 12월에 이전 대비 -41.7%로 월평균 비교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연령대별로 비교한 결과, 15세 이상은 –15.9%인 반면, 0~14세은 이용 감소 폭이 –50.7%로 더 극심했다. 특히, 1차 대유행 시기인 2020년 3월에 0~14세 미만의 응급실 방문건수 변화율은 –61.7%였고, 3차 대유행 시기인 12월에는 무려 –72% 감소했다.
진단군 별 응급실 방문 건수는 경증질환의 감소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중증질환인 심근경색과 뇌경색, 중증외상도 환자가 감소했는데, 심장정지로 인한 응급실 방문은 오히려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연구팀에 따르면 심장정지로 인한 응급실 방문은 3.3%에서 18.6%까지 증가했고, 대유행 시기에 증가 폭은 더 컸다.
응급실에 코로나19 환자가 장기 입원하면서 제때 치료받지 못한 환자들이 심정지 상태로 응급실에 실려 오는 사례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러한 현상은 사망률 증가로 이어졌다. 연구팀은 코로나19가 발생한 후로 응급실 방문 건수는 감소했으나, 일주일 이내 사망 총 건수와 응급실 총진료비는 오히려 증가했다고 보고했다. 일주일 이내 사망 총 건수는 2.4%로 증가했고, 응급실 총진료비는 1.7%, 방문당 진료비는 33% 증가했다.
특히 응급실 방문 후 일주일 이내 10만 명당 사망률은 32.6%나 증가했다. 1월을 제외한 모든 달에 코로나19 발생 전 대비 후에 응급실 방문 일주일 이내 사망률이 증가했고, 대유행 시기인 3월, 9월 및 12월에는 증가폭이 51.8~68.2%에 달한 것이다.
연구팀은 “코로나19 이후 응급실 방문은 이전 대비 좀 더 필요한 사람들이 제한적으로 이용했음을 알 수 있다. 다만, 건당 진료비 및 사망률은 증가하는 등 진료 성과는 다소 감소됐다”며 “코로나19로 인해 응급실 방문이 여러 가지 이유로 제한되면서, 필수적인 부분의 접근성까지 제한되지 않았는지 더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코로나19와 같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또 다른 대규모 신종감염병 발생 시, 병상, 인력, 심지어 의료기술까지도 새로운 감염병 대응에 집중될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비 코로나19 응급 질환에 대한 관리 사각지대가 발생하지 않도록 균형을 유지하는 방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댓글보기(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