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전공의 이탈 사태가 9주 차에 접어들며 그 공백을 메우고 있는 수련병원 교수들의 소진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선 교수들의 격무가 심해지며 현장은 한계에 다다르고 있지만, 정부가 현 의료 대란에 대한 어떠한 대책도 내놓지 않으면서 교수들도 실질적인 사직을 준비할 수 있다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17일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가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서울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교수 522명을 대상으로 교수들의 피로도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해당 설문조사에 따르면 교수 주 52시간 이하 근무한 의사는 단 8.3%에 불과했다.
응답한 교수 중 40.6%는 주 80시간 이상 근무하고 있고, 16%는 주 100시간 이상을 근무했다고 밝힌 것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는 지난달 26일 각 수련병원장들에게 교수들의 피로 누적을 우려하며 주 52시간 근로시간 준수를 요청했으나 사실상 제대로 지켜지지 않는 상황이다.
교수 522명 중 당직을 서는 임상교수는 439명으로, 이중 82.9%는 24시간 당직 근무 이후에도 휴게시간 없이 주간 근무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교수들이 격무에 시달리면서 응답자의 98.3%는 스트레스 자각척도(Perceived Stress Scale) 검사에서 중증도 스트레스 이상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고, 응답자의 89.2%는 우울증으로 의심된다는 결과가 나왔다.
서울의대 비대위 배우경 교수는 “업무량이 늘더라도 끝이 보이는 업무량이면 감당이 되는데, 끝이 보이지 않다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상당히 크다”고 밝혔다.
서울의대 교수들은 지난 3월 25일부터 자발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했고, 사실상 다음주면 한 달이 돼 현행법 상 수리여부와 상관없이 자의로 병원을 그만둘 수 있다.
이에 서울의대 비대위는 실제 사직 의향을 묻는 의견 수렴을 실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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