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환자단체연합회와 리슨투페이션츠가 공동주최로 환자 및 보호자들의 임상시험 참여에 대한 인식 변화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9일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환자와 보호자들이 신약개발을 위한 임상시험에 대해 어떤 태도와 기대를 가지고 있는지, 참여 또는 비참여의 구체적 이유는 무엇인지, 과거와 비교했을 때 임상시험 참여의지에 대한 인식 변화가 있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마련됐다.
조사에 참여한 응답자는 총 387명(환자 229명, 보호자 158명)으로, 참여자 중 암 환자·보호자군이 136명, 희귀·중증난치질환 환자·보호자군이 107명, 기타 질환 환자·보호자군아 144명이었다.
설문에 따르면 ‘신약개발 목적의 임상시험이 진행된다면 참여할 의사가 있는가’라는 질문에 대해 ▲매우 참여하고 싶다/122명(32%) ▲어느 정도 참여할 의사가 있다/193명(50%)로 응답해 전체 응답자 387명 중 315명(82%)이 ‘참여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임상시험 참여 의향이 있는 이유를 묻는 설문에는 ▲현재 치료의 효과 부족 또는 부작용으로 새로운 치료기회를 얻고 싶어서/166명 ▲신약개발 및 의학 발전에 기여하고 싶어서/127명 ▲임상시험 정보를 직접 듣거나 경험해보고 싶어서/117명 순으로 답했다.
그리고 임상시험 참여 의향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들은 ▲임상시험이 '실험' 처럼 느껴져 심리적으로 거부감이 들어서 ▲부작용 등 안전성에 대한 우려가 있다고 생각해서 ▲임상 치료 효과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순으로 그 이유를 들었다.
‘과거와 비교했을 때 임상시험 참여 의향이 어떻게 달라졌는가’라는 설문에는 ▲과거보다 높아졌다: 233명(60%) ▲과거와 비슷하다: 142명(37%) ▲과거보다 낮아졌다: 12명(3%) 라고 답해, 61%가 이전에 비해 임상시험에 대한 참여의향이 높아졌다고 답했고, 과거보다 참여의향이 낮아졌다고 답한 응답자는 3%로 나타났다.
임상시험에 대한 참여 의향이 높아진 이유로는 ▲새로운 치료제나 신약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커져서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와 이해가 이전보다 높아져서 ▲임상시험의 안전성 윤리성 관리가 강화되었다고 느껴서 등을 꼽았다.
반면, 임상시험 참여 의향이 낮아졌다고 응답한 이들은 ▲임상시험 부작용 및 안전성 문제 보도를 접해 불안감이 커져서 ▲임상시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거나 이해가 어려워서 ▲임상시험이 ‘실험’ 처럼 느껴져 심리적 거부감이 생겨서 를 이유로 들었다.
마지막 설문으로 ‘임상시험에 대한 자유 의견’에 대한 응답에는 ▲임상시험에 참여 제안을 의료진에게 받으면 환자나 환자가족은 주로 인터넷에 검색해 정보를 얻게 되는데 인터넷에는 부정적인 자료가 많아서 걱정됨 ▲부작용 발생시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제도를 강력하게 만들고, 이 내용에 대해 환자와 보호자에게 의무적으로 설명하고, 자율의사로 참여하게 했으면 좋겠음 ▲임상시험 참여가 신약 나오는 것에 이바지하는 건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지만, 시험 과정에서 생기는 현실적인 문제 해결이 우선되어야 한다고 생각함 ▲환자와 의료진의 활발한 소통이 필요하다고 생각함. 심각한 부작용 발생시 대처방안도 필요하다고 생각함 ▲임상시험 정보와 절차가 보다 명확하고 쉽게 접근 가능했으면 좋겠음 등이 있었다.
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는 "임상시험이 '실험'이 아닌 '치료 기회'로 인식되고 있다는 점은 매우 긍정적인 변화이다. 참여 의향 82%라는 수치 뒤에는 더 이상 물러설 곳 없는 환자들의 치료를 향한 간절함이 있다. 하지만 여전히 존재하는 불안감을 해소하는 것이 과제다. 환자가 의료진으로부터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고 주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투명한 소통 체계, 그리고 예기치 못한 부작용으로부터 환자를 보호하는 안전망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환자 중심의 임상시험 환경'을 만드는 데 정부와 의료진, 제약사가 더욱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슨투페이션츠 명성옥 대표는 "리슨투페이션츠는 환자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의 입력값’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환자 및 보호자에 대한 의미있는 인식 조사를 지속해서 더 많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보건정책을 수립하는 데 기반이 되도록 힘쓸 것이다. 환자 목소리가 우리나라 의료 시스템을 발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출발점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