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넥신, RCT 4건 이상서 경도인지장애 증상 개선 입증…혈관인지장애 또는 마일드한 환자서도 효과
사진: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송태진 교수가 9일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춘계 학술대회에서 강연하고 있다.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현재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인지 기능 관련 약물로는 콜린알포세레이트와 니세르골린, 기넥신과 같은 은행잎추출물이 있다. 그동안 콜린알포 제제가 경도인지장애(MCI)에 많이 사용돼왔지만 임상재평가 대상이 되면서 140개가 넘는 품목이 허가를 자진취하했고, 100개 이상 품목이 재평가를 진행하고 있다. 임상재평가 결과를 예측할 수 없는 가운데, 경도인지장애 환자 치료에 어떤 약물을 처방하면 좋을까.
이대서울병원 신경과 송태진 교수가 9일 서울 백범김구기념관에서 열린 2025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 춘계 학술대회 및 제53회 연수강좌에서 '인지기능 대사제 시장 이슈와 은행잎 추출물'을 주제로 한 강연에서 각 약물의 허가 현황과 임상적 근거를 짚었다.
먼저 콜린알포세레이트 제제는 주관적 인지장애(SCI)에서 단순 기억력저하 등에 투여하는 것에 대해 근거가 부족하고, 경도인지장애(MCI)에서는 현재 임상재평가가 진행되고 있다. 치매에서는 근거가 있지만 혼합형 치매에서 도네페질과 병용 투여해야 한다.
송 교수는 "콜린알포 제제와 도네페질 병용요법은 치매 환자에서 혈관질환을 동반한 환자에서 도네페질을 단독으로 사용하는 것보다 인지기능이 덜 손상되고 행동과 성격, 공격적 행동 등에 대한 결과가 더 좋다는 근거가 있다"면서 "다만 콜린알포 제제를 복용한다해서 기억력이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한 임상시험은 없고, 특별한 병이 없는 환자에서는 사용했을 때 별 도움이 안 되거나 오히려 해가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유럽은 콜린알포 제제를 승인했으나 몇 년 전 근거가 없다는 이유로 삭제했고, 국내에서도 이에 관한 이슈가 제기됐다. 이에 경도인지장애와 혈관인지기능장애(VCI)에서 효능이 있고 안전한지에 대해 현재 임상재평가가 진행 중이다. 결과는 올해 또는 늦어도 내년 초에 나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이 약제가 어떻게 될지는 기다려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니세르골린은 주관적 인지장애에서는 근거가 없다. 경도인지장애에서도 근거는 없지만 소혈관질환에서 인지에 좋은 결과를 보였다는 연구들이 있다. 치매에서는 뇌경색 후유증에 효과가 있다는 근거가 있다.
송 교수는 "니세르골린은 나라마다 허가사항이 다른데, 우리나라에서는 뇌경색 후유증에 수반되는 만성뇌순환장애에 의한 의욕저하의 개선에 급여가 된다. 치매는 치매 상병 코드가 있어야 하고, 도네페질과 병용했을 때는 급여가 되지 않는다"면서 "서맥, AMI, 신기능 저하 시 금기되고, 기립성 저혈압과 혈압약 병용 시 혈압 강하 효과가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
기넥신은 뇌소혈관질환 및 주관적 인지저하 등에 대한 근거가 있다. 경도인지장애와 치매에 대한 근거도 있고 둘 모두 단독투여와 병용투여가 가능하다.
송 교수는 "여러 논문을 메타분석 했을 때 도네페질과 기넥신 240㎎을 병용했을 때 단독요법보다 인지기능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출 수 있고 행동장애에도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후향적 연구에서도 경도인지장에에 기넥신을 처방했을 때 치매 위험이 줄었다"고 설명했다.
또한 뇌졸중 이후 발생한 혈관인지기능장애에서도 기넥신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연구가 있다. 일상생활은 유지되지만 인지기능이 약간 떨어지는 굉장히 마일드한 경도인지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에서도 인지기능이 유지되거나 심지어 개선된다는 결과도 있다.
신경인지질환 전문가그룹(ASCEND)에서 발표한 합의문에서 기넥신은 무작위대조군임상시험(RCT) 4건 이상에서 경도인지장애 증상 개선을 입증했고, 경도인지장애 증상 치료에 대한 기존 지침에서 권장되는 유일한 약제(Class I, Level A)다.
송 교수는 "기넥신은 인지기능이 나빠지는 속도, 치매로 가는 속도를 상대적으로 지연시키거나 경도인지장애에서 인지 기능이 좀 개선시킬 수 있으며, 특히 시각적, 언어적 기억력이 좋아질 수 있다는 근거가 있다"면서 "치매 환자 중 도네페질과 같은 약물을 사용하기 어려운 환자에서 단독요법으로 보험 급여가 적용되기 때문에 이를 참고하면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안전성 측면에서는 가이드라인에서 은행잎추출물은 상호작용이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송 교수는 "통상적인 용량을 사용한다면 아스피린 등을 중단할 이슈가 없고, 분해되는 경로가 다르기 때문에 경구용 항응고제(NOAC)나 아스피린, 클로피도그렐 등과도 상호작용이 없다"면서 "현재 콜린알포 제제 비용을 생각하면 거의 대등하기 때문에 한 번쯤 고려해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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