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만에 미국 승인을 받은 '벨빅'의 등장으로 비만 치료제 처방이 다시 활기를 찾았지만, 그 면면을 보면 식욕억제제 시장은 커지고 지방흡수억제제는 작아지는 모양새다.
'벨빅'이 출시된 지난해 1분기와 올해 1분기의 주요 비만약물 실적(IMS 데이터)을 비교한 결과, 10개 품목 매출은 151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12.2% 증가했다.
시부트라민 퇴출 이후 가라앉았던 비만 치료 시장이 FDA에서 장기 안전성 및 효과를 인정받은 '벨빅' 출시 후 활발해 졌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성장을 주도한 것은 '벨빅'을 중심으로 한 식욕억제제다.
로카세린 성분의 '벨빅(37억원)'은 출시 당시보다 45.8% 성장했고, 펜디메트라진 성분의 '푸링(21억원)'은 13.5% 증가했다.
펜터민을 주성분으로 한 '디에타민(20억원)', '푸리민(14억원)', '휴터민(10억원)'도 성장률이 각각 16.1%, 10.5%, 24.6%로 두 자릿 수 이상 성장했다.
반면, 음식물의 체내 지방흡수를 억제하는 지방흡수억제제는 역성장하는 모습이다.
알보젠코리아의 '올리엣'을 제외한 '제니칼(11억원)', '제로엑스(9억원)', '리피다운(7억원)'은 각각 6.0%, 29.8%, 6.1% 떨어졌다.
이는 시부트라민 부작용 사건 후 식욕억제제 처방에 부담을 느끼던 의사들이 '벨빅' 출시를 기점으로 다시 식욕억제제의 효능에 집중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6월 1일 출시된 또 다른 식욕억제제 '콘트라브' 역시 학계와 개원가의 기대감을 고조시키는 데 한 몫 했다.
이 약은 우울증 및 니코틴 중독에 효과가 입증된 부프로피온과 알코올 및 마약 중독 치료에 쓰이는 날트렉손의 복합제다.
북미에서는 최근 출시된 3개 비만 신약(큐시미아, 벨빅, 콘트라브) 가운데 가장 늦게 발매됐음에도 시장점유율 1위를 기록하고 있어, 국내 의료진의 관심 역시 높다.
서울성모병원 가장의학과 김경수 교수는 "비만 치료제는 포만감 조절 및 칼로리 섭취량을 조절하는 약물, 지방 흡수를 차단하는 약물도 있지만 식욕 억제제의 효과가 가장 좋다"면서 "의지만 충만한 다이어트는 매우 어렵기 때문에 인지기능을 조절하는 약물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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