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내 제조시설 승인 규제 줄이고 해외 시설엔 검사 강화…트럼프 대통령 "모두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것"
사진: 미국 FDA Flickr.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의약품의 자국 생산 확대를 촉진하도록 명령하고 곧이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해외 제조 시설에 대한 불시 점검을 확대한다는 방침을 발표했다. 궁극적으로는 해외 시설보다 미국 제조 시설을 우선시하도록 보장함으로써 해외 의존도를 줄이려는 목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5일(현지시간) FDA에 미국 내 제약 제조 시설 승인에 소요되는 시간을 단축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복되고 불필요한 요건을 폐지하고, 시설 가동 전 제조업체에 사전 지원을 제공하라는 지시다.
새로운 제약 제조 시설 건설에 최대 5~10년이 소요되는데, 명령서에서 이는 "국가 안보 측면에서 용납할 수 없다"고 명시했다. 이에 FDA가 기존 규정 및 지침을 검토하고 180일 이내에 중복되거나 불필요한 요건을 제거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도록 했다.
행정 명령에는 FDA가 해외 의약품 검사를 강화하고 사전 승인 검사 방식을 재검토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지금까지 미국 내 시설은 사전 통지 없이 검사를 진행한 반면, 해외는 사전 통지 후 진행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해외 제약기업의 활성 제약 성분 원료 보고 준수 여부를 강화하고, 준수하지 않는 시설 목록을 공개적으로 게시하는 것을 검토하는 한편, 해외 제조 시설에 대한 수수료를 인상하고 검사를 강화하도록 지시했다.
다음 날인 6일 FDA는 식품, 필수 의약품, 기타 의료 제품을 생산하는 해외 제조 시설에 대한 예고 없는 검사 확대 계획을 발표했다. 이 조치는 인도와 중국에서 진행된 해외 예고 없는 검사 시범 프로그램을 기반으로 하며, 해외 기업이 자국 기업과 동일한 수준의 규제 감독과 검사를 받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FDA 마틴 마카리(Martin A. Makary) 국장은 "오랫동안 외국 기업들은 시설 조사 전 사전 통지를 받은 반면 미국 제조업체들은 경고 없이 엄격한 기준을 적용받았다"면서 "오늘 이 상황이 끝난다. 이는 FDA가 해외 조사 프로그램을 정상화하기 위한 광범위한 전략의 핵심 단계다"고 말했다.
더불어 FDA는 해외 검사 프로그램을 개선하기 위해 기관의 정책과 관행을 평가한다. 변경된 정책에는 규제 대상으로부터의 여행 편의 제공(숙박 및 교통 수단 포함)을 금지하는 내용도 포함된다.
FDA는 "미국 제조업체는 자주 예고 없이 조사를 받지만, 해외 기업은 미리 준비할 수 있어 감독 과정의 신뢰성을 훼손해왔다. 해외 기업이 사전 통지를 받음에도 FDA는 국내 조사보다 두 배 이상 자주 심각한 결함을 발견했다"면서 "규제 대상 기업은 검사 날짜나 시간을 협상할 권한이 없으며, 해외 기업도 마찬가지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치로 FDA는 미국에 수입되는 모든 제품이 안전하고 합법적이며 정직하게 제조됐는지 더욱 확실하게 보장하게 된다. 예고 없는 검사는 기록을 위조하거나 위반 사항을 은폐하는 악의적인 행위를 미국인의 생명에 위협을 가하기 전 적발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FDA는 트럼프 행정부의 인력 감죽(RIF) 조치로 4월 1일 직원 수천 명을 해고한 뒤 불시 해외 검사 시범 프로그램을 중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고 대상에는 검사 및 여행 일정 조정을 담당하던 직원도 있었다.
불시 검사를 확대하는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도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인도와 중국을 제외한 추가 국가에서 불시 검사가 진행될지 여부나, 계획 중인 검사 건수도 아직 알 수 없다.
행정명령에 따라 FDA는 해외 시설에 대한 검사를 강화하고, 명령 발효 후 90일 이내에 해외 제조 시설에 대한 정기 검토를 보장하는 위험 기반 검사 체계를 개선하고 발전시켜야 한다. FDA는 해당 해외 시설에 대한 연간 검사 건수를 공개적으로 밝히고 국가와 제조업체를 상세하게 명시해야 한다.
행정명령 서명 후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국가에서 의약품을 구매하고 싶지 않다. 전쟁이 발생하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스스로 생산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미래에 투자하면서 의료 공급망을 영구적으로 국내로 복귀시킬 것이다. 의료용품, 제약제품, 치료제를 모두 미국 내에서 생산할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최근 일라이 릴리(Eli Lilly and Company), 노바티스(Novartis), 존슨앤드존슨(Johnson & Johnson), MSD, BMS(Bristol Myers Squibb) 등 여러 대형 제약사가 미국에 대규모 제조 시설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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