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의료인이 국내 제약회사나 의료기기업체로부터 강연료와 자문료를 받았다면 업체의 경제적 이익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에 들어가지 않는다. 강연이 끝나고 식음료를 먹거나 기념품을 수령했다면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에 들어간다. 의료인이 국내 업체의 지원을 받아 해외로 출장을 가서 강연을 할 때는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이다. 다만 국내 업체가 아니라 해외 본사 차원에서 지원을 받았다면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이 아니다. 의료인은 업체의 지출보고서 작성 시점에서 해당 업체에 언제든 이를 확인할 수 있다.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5일 마련한 ‘의료인 등 경제적 이익에 따른 의료기기 지출 보고 시스템 설명회’에서 법무법인 충정 임혜연 변호사는 의료 현장에서 혼동하기 쉬운 관련 내용을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올해 1월 1일부터 제약회사, 의료기기 제조업자 등이 의료인 등에게 제공한 허용되는 경제적 이익 등 내역에 대한 지출보고서 작성을 의무화했다. 지출보고서와 근거자료는 5년간 보관해야 한다. 복지부의 요청에 따라 지출보고서와 근거자료를 제출할 수 있다. 의료인 등의 요청에 따라 경제적 이익 등 제공 내역을 확인할 의무도 있다.
이에 따라 제약회사나 의료기기제조사 등은 견본품 제공, 학회 참가비 지원, 제품 설명회 시 식음료 등 제공, 임상시험‧시판 후 조사비용 지원 등에서 누가, 언제, 누구에게, 얼마 상당의 무엇을 제공했는지 등을 상세하게 작성하기 시작했다. 영수증이나 계약서와 같은 증빙서류도 중요해졌다.
의료기기업체는 제약회사와 달리 제조업자와 수입업자, 판매업자가 각각 다를 때가 많다. 구매 전 제품을 먼저 제공받아 사용해보거나(데모 제품) 교육·훈련을 위한 국내외 강연이 많다. 다음은 경제적 이익 지출 보고와 관련한 주요 질의 응답.
의료기기법 제13조의2 경제적 이익 등 제공 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 제출 등
의료기기 제조업자는 보건복지부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매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에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에게 제공한 경제적 이익 등 내역에 관한 지출보고서를 작성하고 해당 지출보고서와 관련 장부 및 근거자료를 5년간 보관해야 한다.
의료기기 유통 및 판매질서 유지에 관한 규칙 제3조
의료기기 제조업자, 의료기기 수입업자, 의료기기 판매업자 및 임대업자는 의료인, 의료기관 개설자 또는 의료기관 종사자가 본인에 대한 경제적 이익 등의 제공 내역에 관한 확인을 요청하는 경우에는 그 제공 내역을 확인해 주어야 한다.
식음료나 기념품 받았으면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
-의료기기 제조업체 등이 의료인인 강연자 또는 자문인에게 지급한 강연료, 자문료, 참석비용 등이 모두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인가.
“원칙적으로 강연료, 자문료, 참석비용이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은 아니다. 다만 강연 전후로 의료인이 제품설명회나 교육·훈련에 참석자로 참가해 식음료, 기념품 등을 수령했다면 지출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의료인이 업체의 지원으로 국외(國外)에서 개최하는 복수의 외국 의료기관 대상 제품설명회나 교육·훈련에 강연자로 참석했다면 이때 참석 비용은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이다.”
-2~3개 업체가 공동으로 제품설명회를 진행했을 때 식음료 지원 금액 작성방법은.
“제품설명회 식음료 지원은 개별 업체 등이 제공한 금액이 아니라 실제 의료인 등이 제공받은 식음료 가치를 기준으로 작성해야 한다. 만약 의료기기 제조업자와 영업을 위탁받은 판매업자가 공동으로 제품설명회를 진행해 의료인 1인당 3만원의 식음료를 제공했다면 1만5000원이 아니라 각각 3만원을 기록하는 것이 원칙이다. 이때 '3만원(B업체와 공동진행)'으로 기재할 수 있다.
여러 업체 공동 진행에 따라 개별 기업 부담금액이 1만원 이하여도 지출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국내 의료기기 제조사 등의 해외 계열사가 제공한 연구비 등 경제적 이익도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인가. 해외 계열사가 계약당사자로 이익을 제공했으나 국내 제조업자 등이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담한 경우는 어떻게 하나.
“약사법상 제약회사와 의료기기법상 제조업자 등에 해당하지 않는 해외 계열사는 지출보고서 작성 의무가 없다. 해외 계열사의 제공 이익은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다만 계약 당사자가 해외 계열사라고 하더라도 실제 의료기기법상 제조업자 등이 비용을 전부 또는 일부 부담했다면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에 해당한다.”
-의료인 등이 제품설명회 식음료비 등 경제적 이익 제공 내역에 확인을 요구하거나 이의를 제기하는 경우는 어떻게 해야 하나.
“의료기기제조사 등은 경제적 이익 제공 내역에 대해 의료인 등으로부터 확인 요구에 응해야 한다. 경제적 이익이 발생하기 이전에 의료인으로부터 해당 내역에 대한 상세한 확인을 받아둘 필요성이 있다. 또 업체가 의료인의 이의 제기나 시정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으면 형사적, 민사적 문제 제기 우려가 있다.
의료기관 개설자 등이 소속 의료인 등에 대한 지출보고서 작성 내역 확인을 요청할 경우 업체가 이를 확인해줄 필요는 없다. 지출보고서 확인은 본인에 대한 내용에 한정되므로 본인 이외에 이를 확인해줘서는 안된다. 이때 민·형사상 책임을 질 수 있다.
지출보고서 작성 완료 의무는 회계연도 종료 후 3개월 이내다. 다만 의료기기 제조업자 등은 회계연도 종료일로부터 3개월이 경과하지 않았고 지출보고서 작성을 완료하기 이전에 의료인이 지출보고서 확인을 요청한 경우 이를 확인해줘야할 의무는 없다.”
학술대회·연구비 지원·데모 제품도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
-국내 업체가 학술대회에 지원하고 지원 비용을 사후에 정산할 때 지출보고서 작성 시점은 언제인가.
“학술대회 일시를 기재하되 지출보고서는 실제로 경제적 이익이 제공된 시점을 기준으로 작성한다. 학술대회 개최 일시를 기준으로 하지 않는다. 국내 학회에서 위임해서 추진하는 국제학술대회를 지원할 때는 국내학회와 국제학회 단체명을 모두 기재해야 한다.”
-연구자주도 임상시험과 의뢰자주도 임상시험 모두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인가.
“모두 작성 대상에 해당한다. 다만 식품의약품안전처 승인을 받은 의뢰자주도 임상시험은 지출보고서 작성을 면제한다. 식약처 등에 제출한 자료를 보관하고 향후 복지부 자료 제출 요구시 제출하면 된다.
의료기관이 연구를 다른 의료기관에게 재위탁하더라도 두 의료기관 모두 의료기기 제조사 등이 의료기관에 지급한 연구비 내역에 대한 지출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대학이나 산학협력단과 임상시험 계약을 체결했다면 실질적으로 경제적 이익이 귀속된 주체를 중심으로 판단해야 한다. 해당 임상시험 수행자에 의료인이 포함된다면 지출보고서 작성이 필요하다.”
-의료기관에 귀속되는 간접비도 연구비에 포함되나.
“실제 계약서상 명시된 연구비 총액을 의미하기 때문에 간접비가 포함된다. 지출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서 연구자 미팅을 개최하면 참석자에게 제공된 교통비와 식음료도 작성대상에 해당하나.
“연구계약상 명시된 연구비 총액에 포함되지 않는 연구자 미팅 참석경비는 지출보고서 작성 대상에 해당하지 않는다.”
-의료기기 제조업자와 수입업자가 의료기기 판매업자와 영업대행 계약을 맺었다면 어떻게 해야 하나.
“의료기기 제조업자와 수입업자, 판매업자 모두 의료기기 판매업자가 제공한 경제적 이익에 대해 지출보고서를 작성해야 한다. 의료기기 판매업자에 해당하지 않는 영업대행업체(CSO) 등과 영업대행 계약을 맺었다면 의료기기 제조업자 등이 영업대행업체가 제공한 경제적 이익에 대해서도 지출보고서를 작성, 보관 의무가 있다.”
-구매 전 의료기기 성능 확인을 위한 제품(데모 제품) 사용은 어떻게 이뤄져야 하나.
“의료기기가 의료기관에 도착한 날짜를 작성해야 한다. 부속제품이 함께 제공됐다면 이 역시 별도로 작성해야 한다. 의료기기 설치가 완료돼 의료기관이 의료기기를 실제 사용한 날짜가 제공일자다. 실제 구매로 이뤄졌다면 회수일자는 작성하지 않는다. 구매로 이어지지 않았다면 구매 일자에 미구매, 해당없음 등으로 기재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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