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 상비군' 5000명 모집에 의료계 반발..."의협 아닌 복지부가 보낸 문자인 줄 알았다"
최대집 회장 "코로나19 재확산 위기에 긴급 투입 의사 필요...지원책 모색할테니 많이 참여해달라"
대한의사협회가 코로나19 재확산 위기 속에서 공중보건위기 상황에 긴급 투입할 수 있는 '의사 상비군' 5000명을 대거 모집하는 가운데, 일선 의사들로부터 반발이 제기되고 있다.
의협은 23일 회원들에게 문자를 보내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과 재난 등에 선제적이고 능동적으로 의료지원을 할 수 있는 의료계 중심의 상설 의료지원 조직을 구성해 국민건강 지킴이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해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을 구성·운영하고 있다”라며 “의료 전문가로서 적극적인 의료지원 활동을 통해 나눔과 소통을 실천할 회원을 모집한다”고 했다.
앞서 의협은 지난 7월 대규모 감염병 위기상황이 발생할 경우 지역의사회를 중심으로 필요한 의사인력을 적재적소에 배치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기 위해 박홍준 부회장(서울특별시의사회장)을 단장으로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을 발족했다.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은 지난 2월 대구-경북의 사례에 비춰 감염병 폭증으로 큰 혼란이 발생할 경우 해당 시도의사회를 통해 의사인력을 필요한 의료기관에 신속하게 배치하는 것을 중점으로 두고 있다.
의협이 총괄본부를 맡는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은 지원을 희망하는 의사를 모집한 후 피해가 집중되는 지역의 의료기관과 긴밀한 협력 체계를 갖춰 운영된다. 지원할 의사는 피해 발생시점에 모집하는 것이 아니라, 미리 모집해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이 마련한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한 후 상황이 발생될 경우 파견하는 형식이다.
의협은 앞으로 2주 이내에 공중보건의료지원단 의사 상비군 5000명 모집을 1차 목표로 설정했다. 최대집 회장은 지난 18일 대회원 서신에서 “코로나19는 물론 앞으로 또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호하고 의사로서의 본분과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공중보건의료지원단에 많은 회원의 동참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코로나19가 확산할 때 이미 자발적으로 의료지원에 참여했지만, 수당도 제때 받지 못하고 착취만 당했다고 반발하고 나섰다.
의료계 관계자는 “의협으로부터 받은 안내문자는 의협이 아니라 복지부가 보낸 문자인 줄 알았다. 정부는 올해 초 대구로 파견 나간 '의료진 덕분에' 코로나19를 극복했다더니, 4대악 의료정책을 그대로 강행하다가 결국 8월 의료계 파업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다른 의료계 관계자도 “파견 나갔던 의료진이 수당을 제때 지급받지 못해 논란이 있었다. 그러다가 4대악 의료정책을 강행한데 이어 각종 악법과 함께 또 다시 강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라며 “이런 상황에서 의협이 코로나19 위기 상황이라는 이유로 정부 정책을 그대로 따를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의협은 공중보건의료지원단의 교육프로그램에 연수평점을 연계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정부와의 협의를 통해 참여한 회원들을 위한 법적·재정적 지원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할 방침이라고 강조했다.
최 회장은 "이 시스템에 참여하는 의사 상비군에 대한 지원은 정부와 함께 실질적인 방안을 모색해보겠다. 공중보건의료지원단에 회원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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