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6.03.15 11:26최종 업데이트 16.03.15 1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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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특별법이 불편한 수련병원

주 80시간 수련 질 악화? 옛날이 좋았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페이스북 인용


"전공의특별법이 시행되면 주당 근무시간이 80시간을 초과하는 진료과 전공의들은 수련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
 
서울대병원 오병희 병원장은 대한병원협회 회보 최근호에 '전공의특별법 제정이 전공의 수련과 진료현장에 미칠 영향'을 주제로 글을 게재했다.
 
이미 잘 알려져 있다시피 전공의특별법은 ▲국가가 전공의와 관련한 지원 및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수련시간 주당 최대 80시간 초과 금지 ▲36시간 연속 수련 금지 ▲수련규칙 작성 ▲수련환경평가위원회 구성 등을 담고 있다.
 
전공의특별법은 올해 12월 23일 시행되며, 수련시간과 관련된 조항은 2017년 12월 23일부터 적용한다. 
 
전공의특별법을 제정한 이유는 주 100시간 이상 근무하는 전공의들의 수련환경을 개선해 권리를 보장하고, 전문성을 갖춘 우수 인재를 양성하며, 이를 통해 환자들에게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오병희 병원장은 전공의 특별법이 수련과 진료현장에 미칠 수 있는 영향을 네가지로 요약했다.

▲수련시간이 단축되면 수련의 질을 어떻게 보장할 수 있는지 ▲수련시간을 맞추기 위해 병원에서 갖춰야 할 것은 무엇인지 ▲진료공백을 어떻게 메울 것인지 ▲대체인력 고용에 대한 정부 지원 등을 논의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오 병원장은 "주당 80시간을 초과하는 진료과는 주로 외과계열인데 이런 과의 전공의들은 80시간 제한 법규 때문에 수련의 질이 저하될 수 있다"면서 "실제 미국에는 이와 관련된 논문이 상당수 있다"고 환기시켰다.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어든 만큼 삶의 만족도가 높아지고, 피로도가 개선됐지만 수련 및 전공의 능력은 저하됐다는 것이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페이스북 인용


하지만 전공의들이 이런 주장에 동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전공의협의회는 보도자료를 통해 "수련병원의 논리대로라면, 전공의들이 하는 업무가 전문의가 되는 필수적인 교육이어야 하는데 정작 주어지는 업무는 '염가에 고용된 계약직 의사'에게 시키는 일 뿐이며, 내실 있는 교육을 해 달라는 전공의의 요청을 묵살하기도 한다"고 꼬집은 바 있다.  

오 병원장은 "수련병원에서는 주당 80시간을 지키면서 수련의 질이 저하되지 않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그러나 이를 수련병원에서 해결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고, 제도적인 개선이 요구되는 사안"이라고 지적했다.

 
또 오 병원장은 수련시간을 주당 80시간으로 맞추기 위해 근무시간을 전산화해 시간계측을 정확히 해야 나중에 갈등을 미연에 방지할 수 있으며, 년차별 업무 균등 배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금까지 저년차 때 업무량이 과중하고, 고년차 때는 현저히 적은 구조로 운영돼 왔는데 이러한 관행이 없어질 것"이라면서 "앞으로는 전문의 시험을 앞두고 몇 개월씩 업무에서 제외되는 혜택도 누리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대한전공의협의회 페이스북 인용

 
그러면서 그는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이 모든 전공의들에게 좋은 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면서 "그래서 전공의들 사이에서는 옛날이 좋았다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고 자평했다. 
 

전공의 근무시간 단축에 따른 진료공백 문제도 지적했다.
 
현재 진료공백을 메울 대안으로 호스피탈리스트(입원전담전문의)와 PA가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호스피탈리스트의 경우 몇 개 수련병원에서 시범운영하고 있지만 신분 보장, 처우 등의 불안정으로 인해 인력을 구하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PA 역시 의사업무 침범, 의료법 위반 등의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오병희 병원장은 "수련병원 입장에서는 이 부분이 제일 고민스러운 일"이라면서 "수련병원에서 법안이 발의됐을 때 반대하는 이유도 이런 게 제일 컸던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일각에서는 전공의특별법의 최대 수혜자가 전임의라고 말한다"면서 "의사업무 대체는 근본적으로 의사가 할 수밖에 없는 한계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오병희 병원장의 주장과 달리 수련병원들이 전공의 근무시간 축소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힘없는 전임의 정원을 늘리고 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어 이들이 특별법의 최대 희생양일 수도 있다.  

특히 오병희 병원장은 전공의 육성과 대체인력 고용 등을 위해서는 수련비용에 대한 정부 지원이 필수라고 단언했다.
 
그는 "특별법에 정부가 지원할 수 있는 근거는 마련됐지만 어떻게 할지는 정해지지 않았다"면서 "앞으로 추가인력 투입에 대한 비용, 수련시설과 지도전문의에 대한 비용 등 재정 지원안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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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창욱 기자 (cwahn@medigatenews.com)010-2291-0356. am7~pm10 welcome. thank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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