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1.21 14:33최종 업데이트 23.11.21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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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간병비 급여화 추진 나섰지만 갈등 첨예…요양병원계 '적극 찬성' vs 요양원 '포퓰리즘'

요양시설에 있던 노인환자 대거 요양병원 이동?…급여화 전에 요양병원·요양원 역할 재정립부터

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등 장기요양기관 4개 단체는 21일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간병비 급여화 정책을 비판했다. 사진=국회인터넷의사중계시스템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총선을 앞두고 간병비 급여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히자, 찬반 여론이 갈리고 있다. 

요양병원계는 간병비 문제 도입을 고민할 수 있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인 반면, 장기요양기관들은 간병비 급여화가 포퓰리즘에 지나지 않는다고 비판하고 나섰다.  

앞서 이재명 민주당대표는 20일 최고위회의에서 "많은 국민들이 급증한 간병비 부담으로 인해 고통을 겪고 있다"며 "지난달 간병비가 9.3% 늘어나 최대 상승 폭을 기록했다. 간병비로만 월 500만원을 쓰는 수준이다. 급속한 고령화로 간병비 문제는 반드시 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정부가 전액 삭감한 요양병원 간병비 시범사업 예산을 복원하고 간병비 건보 급여화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민주당 발표가 진행된 다음 날(21일) 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등 장기요양기관 4개 단체는 강하게 반발했다. 

4개단체는 국회 기자회견을 통해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는 누구를 위한 것인가. 지난 8월 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은 간병비 급여화 토론회에서 구체적인 내용을 추진하기 위해 심사숙고해야 한다고 했다"며 "간병비 급여화는 건강보험 재정 악화는 물론, 장기요양제도의 존재도 무색하게 할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이들 단체는 그동안 줄곧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반대해왔다. 요양병원에서만 본인부담상한제가 시행되고 있는데 간병비까지 급여화되면 기존에 요양시설에 있던 노인환자들이 대거 요양병원으로 이동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이들 단체는 지난해 10월 보건복지부와 대한요양병원협회가 주관한 관련 토론회에 난입해 토론회 자체가 무산되기도 했다. 올해 8월에 열린 '노인의료‧돌봄시스템의 기능정립을 통한 국가 위기 극복' 국회토론회에서도 이들 단체는 피켓시위를 진행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노인복지중앙회 권태엽 회장은 "무슨 이유에서 20일 갑자기 민주당이 건강보험으로 지원하는 요양병원 간병비 급여화를 공식화한 것인지 모르겠다"며 "간병비 급여화야 말로 포퓰리즘에 불과하고 노인들을 돈벌이 수단으로 보는 정책"이라고 질타했다. 

반면 대한요양병원협회는 간병비 급여화가 장기요양기관을 죽이는 정책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요양병원협회 노동훈 홍보위원장은 "민주당에서 간병비 급여화를 추진하는 내용은 찬성이다. 다만 반대 단체들과 협의가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 부분은 안타깝다"며 "일본 등 해외 사례를 봐도 급여화에 따라 병원과 요양원이 모두 공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간병 급여화로 가기 위해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기능 재정립이 선결조건으로 꼽힌다. 현재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각각 별개의 법률에 근거해 운영되고 있지만, 서비스 영역과 기능에 있어선 중복되는 부분이 많고 역할도 분명하게 구분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노동훈 위원장은 "현재 요양병원 고도 환자는 약 30% 정도다. 이를 5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요양원 노인장기요양 1~2등급 환자는 요양병원의 고도에 해당하는 데 이들은 적절한 의료 서비스를 받지 못하고 있다. 이들을 요양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며 "반대로 요양병원 내 사회적 입원환자는 의료 처치와 간병 필요도가 낮다. 이들은 생활시설인 요양원으로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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