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부산대병원 안과 교수 사망에 대해 노동청이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가능성을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의료계가 술렁이고 있다.
법조계는 실제 산업재해로 인정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어, 가뜩이나 경영 위기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병원장들의 고심이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부산고용노동청은 지난 24일 부산대병원 안과 A 교수 사망 사건을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수사를 담당하는 광역중대재해수사과에 배정할 예정이다. A 교수의 사망 원인이 과로일 경우 산업재해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중대재해법은 상시근로자가 5명 이상인 사업장에서 사업주와 경영책임자(의료기관의 경우 이사장이나 병원장) 등이 안전 및 보건 확보의무를 다 하지 못해 중대산업재해 또는 중대시민재해가 발생하는 경우, 강력한 처벌(사망자 발생 시 1년 이상 징역 또는 10억원 이하 벌금)과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을 지울 수 있게 한 법이다.
실제 전공의들의 사직 사태가 한 달 넘게 이어지면서, 현장에 남은 교수들의 피로도는 날이 갈수록 과중되고 있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이와 관련 지난 21일 교수와 환자안전을 위해 25일부터 주52시간 근무를 선언한 바 있다. 26일에는 전국 수련병원 병원장들에게 교수의 주52시간 근무를 준수해 달라는 내용의 공문도 발송했다.
이 와중에 지난 24일 발생한 부산대병원 교수 사망 사건에 대해 법조계는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오지은 변호사(법률사무소 선의)는 “중대재해처벌법상 1명만 사망해도 중대재해에 해당한다”며 “병원장이 교수들의 안전 및 보건 확보 의무를 다했는지 여부가 중요하다. 책임 인정까진 두고 봐야겠지만 당연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정혜승 변호사(법무법인 반우)도 “원칙적으로 중대재해처벌법 위반으로 볼 수도 있다”고 했다. 다만 “실제 과로로 인한 사망인지, 평소에 지병이 과로로 악화된지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그 부분이 명확히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병원장들은 황당하다는 입장이다. A대학병원 병원장은 “정부가 국면을 전환시키려고 그러는 것 아니냐”며 “이번 사건이 어떻게 병원장의 책임이 될 수 있다는 건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B대학병원 병원장도 “전문직인 의대교수들은 사실상 근로 시간에 대한 기준 없이 스스로 결정해서 유연하게해왔다”며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가능성이 있단 얘기는 들어보지 못했는데, 법무팀을 통해 확인해 봐야 할 것 같다”며 당황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와 관련, 전의교협 조윤정 홍보위원장은 “현재 병원에 남아있는 교수들은 과로사 위험에 처해있다. 국민 관점에서 보더라도 교수들이 피로한 상태에서 진료를 할 경우 사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물론 많은 교수들이 자발적으로 장시간 근무를 하고 있지만, 일부 병원에서는 이런 상황에서도 진료를 더 하라고 교수들을 압박하기도 한다”며 “교수가 알아서 하는 것까진 어쩔 수 없겠지만 최소한 병원이 나서서 교수들을 더 근무하라고 압박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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