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6.18 12:03최종 업데이트 24.06.1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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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지부 "의협 집행부에 집단행동·교사금지명령…위반 시 임원 변경, 법인 해산도 가능"

전병왕 실장 "의료업 무제한 자유 허용 불가…국민 생명권 보호 등 공공복리 위해 자유 제한 할 수 있어"

보건복지부 전병왕 보건의료정책실장.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복지부가 오늘로 예고된 개원의들의 집단 휴진과 대한의사협회 주도의 총궐기대회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 대처하겠다고 경고했다.

특히 정부는 의사들의 집단 진료 거부는 '불법'에 해당된다며 이를 주도한 의협에 시정명령은 물론 임원 변경, 법인 해산까지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18일 보건복지부 전병왕 의료정책실장이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대책본부 브리핑을 통해 "대한의사협회 등 일부 의사들이 집단 진료 거부를 강행하고 전공의, 의대 교수, 개원의 등 전체 의사들에게 참여를 독려하는 것에 대해 깊은 유감과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의협 집단진료 거부 '엄정대응'…업무개시명령 내리고 모니터링, 진료거부 시 고발조치

이날 전 실장은 "의협은 국민 건강 증진과 보건 향상 등 사회적 책무를 부여받은 법정 단체이며, 집단 진료 거부는 협회 설립 목적과 취지에도 위배되는 행위"라며 "이러한 행동은 우리 사회가 그동안 쌓아올린 의사와 환자의 신뢰 관계를 무너뜨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 생명권은 그 어떤 경우에도 보호돼야 할 기본권 중에서도 가장 기본적인 권리이다. 정부는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하는 등 공공복리와 사회질서 유지를 위해 필요한 경우에는 헌법과 법률이 정하는 바에 따라 일정 부문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전 실장은 "의료업에도 마찬가지, 무제한의 자유가 허용될 수 없다. 특히, 의사면허제도를 통해 공급을 제한하고 독점적인 권한을 보장하는 등 혜택이 주어지는 만큼 의사는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직업적·윤리적 책무와 의료법에 따른 법적 의무를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

나아가 지난 6월 4일 정부가 사직서를 제출하고 진료현장을 이탈한 전공의에 대해 각종 명령을 철회하고, 복귀한 전공의에 대해 행정처분 절차를 중단하겠다고 약속한 것과 관련해 "집단 진료 거부는 복귀를 희망하는 전공의들이 의료 현장으로 돌아오는 길을 막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전 실장은 "불법적 집단 진료 거부를 전제로 정부의 정책 요구를 관철시키려는 행위를 멈추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해 나갈 것을 촉구한다. 정부는 형식에 관계없이 언제든지 대화를 할 준비가 돼 있다. 정부는 여러분들의 의견을 경청할 것"이라고 말했다.

전 실장은 또 "대통령께서는 어제 불법 진료 거부에 대한 비상대책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며 "정부는 비상진료체계가 현장에서 차질 없이 작동될 수 있도록 모든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집단 진료거부에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

전 실장은 "지난 13일 각 대학 병원장에 일부 교수의 집단휴진을 불허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일부 교수의 집단 진료거부가 장기화돼 병원 손실이 발생할 경우 손해배상 청구 검토를 요청하고 병원에서 집단 진료 거부 상황을 방치할 경우 건강보험 진료비 선지급 대상에서 제외하는 방안도 검토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오늘 예정된 의협의 집단 진료거부 행위에 대해서도 엄정하게 대응해 나가겠다. 지난 14일 정부는 의사협회 집행부를 대상으로 집단행동 및 교사금지명령서를 송부했다. 어제는 불법 진료거부를 독려하는 의사협회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공정위에 신고했다"고 말했다.

나아가 정부는 병원에서 환자에게 사전 안내 없이 일방적으로 진료를 취소해 환자에게 피해를 입히는 경우 의료법 제15조에 따른 진료거부로 전원 고발 조치하고, 오늘 9시를 기점으로 개원의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하고 휴진 여부를 모니터링 할 계획이다.

의협 불법 행위 시, 임원 변경 명령·법인 해산 가능…진료거부 불참 단체에 감사 전해

이어진 질의응답 시간에는 법정단체인 의협이 설립 목적과 취지에 위배되는 행위를 할 경우 정부가 취할 수 있는 조치는 무엇인지를 묻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해 전 실장은 "위반 여부에 따라 단계적으로 조치할 수 있다. 시정명령도 내릴 수 있고, 임원의 변경을 명령할 수도 있다. 극단적인 경우에는 법인 해산도 가능하다"고 말했다.

나아가 불법 진료 거부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는 의미를 묻는 질문에 "정부는 오늘 진료개시명령을 발령했다. 그에 따라 유선으로 의료기관들이 진료를 하고 있는 지 여부를 확인할 것이다"라며 "그런데도 휴진하는 것으로 확인될 경우 직접 현장 확인을 해 채증을 거쳐 명령 위반으로 행정처분에 들어갈 예정이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진료를 할 수 없는 불가피한 사유는 미리 휴진 신고를 하도록 했기 때문에 그런 경우는 예외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의 휴진이 이틀째 이어짐에 따라 실질적인 환자 피해 사례가 있느냐는 질문에 "서울대병원 본원, 분당 서울대병원에서 4건 정도 일방적으로 예약이 취소됐다, 병원에 갔는데 진료를 못 받았다는 신고가 있었다"며 "실제 진료거부 여부는 확인한 후 조치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한편, 이날 복지부는 집단 진료 거부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밝힌 대한분만병의원협회, 대한아동병원협회, 거점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 마취통증의학회, 화상 등 전문병원에 감사를 전했다.

특히 거점뇌전증지원병원협의체 위원장이 "의사의 단체 사직과 휴직은 중증환자들에게 사형 선고와 다름없으며, 10년 후 활동할 의사 1,09명이 증가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재 수십만 명의 중증환자들의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의사가 아니라도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발언한 것을 언급하며 "여러분의 용기와 헌신이 헛되지 않도록 비상진료체계 유지에 필요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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