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유럽의약품청(EMA)이 뇌전증과 편두통 예방에 사용되는 약물인 토피라메이트(topiramate)의 신경 발달 장애 위험에 대해 조사한다. 토피라메이트 성분의 오리지널 의약품은 얀센(Janssen)의 토파맥스(Topamax)이며, 제네릭 의약품도 판매되고 있다.
1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EMA 약물감시위해평가위원회(PRAC)는 임신 중 토피라메이트에 노출된 어린이에서 신경 발달 장애의 잠재적 위험에 대한 새로운 데이터를 평가하기 위해 검토를 시작했다.
EMA에 따르면 5월 JAMA Neurology에 발표된 논문에서 임신 중 토피라메이트에 노출되면 자폐스펙트럼장애와 지적장애 및 아동 신경 발달 장애 위험이 증가할 수 있음이 시사되면서 이번 조사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 논문에서 노르웨이와 호주, 핀란드, 덴마크, 스웨덴 등 국제 연구팀은 북유럽 등록 데이터를 기반으로 토피라메이트를 비롯한 여러 항경련제 관련 자폐스펙트럼장애 및 지적 장애를 포함한 신경 발달 장애 위험을 조사했다. 여기에는 토피라메이트에 노출된 471명을 포함해 자궁 내에서 최소 하나의 항경련제에 어린이 노출된 2만5000여명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임신 중 토피라메이트와 발프로에이트 단독요법은 자녀의 자폐스펙트럽장애와 지적장애 위험을 2~4배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연관성은 용량 의존적이었으며, 잠재적인 교란 요인을 고려한 뒤에도 지속됐다. 특히 토피라메이트 하루 100mg 이상 용량에 노출된 소아에서 부정적인 신경 발달 위험이 있음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가임 여성의 발프로에이트 사용에 대한 규제 경고와 함께 대체 치료 옵션에 대한 안전성 데이터가 시급하다. 발프로에이트와 유사하게 토피라메이트는 국소 및 전신 발작 및 편두통 예방에 사용되며, 기분 안정제와 체중 감소를 위해 오프라벨로도 사용된다. 그러나 이번 결과는 토피라메이트가 발프로에이트의 안전한 대안임을 시사하지 않는다"면서 "토피라메이트를 처방받은 가임기 여성에게 잠재적인 위험에 대해 알려야 하며, 이러한 위험을 치료 이점 및 사용 가능한 치료 옵션과 비교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EMA는 "이 새로운 정보의 중요성에 비춰 PRAC은 잠재적 위험을 평가하기 위한 범위와 최상의 규제 절차를 결정하기 위해 추가 평가가 필요하다고 결론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EMA는 "임산부의 토피라메이트 사용은 이미 선천성 기형 위험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뇌전증이 있는 여성은 토피라메이트를 투여받는 동안 임신을 피하고, 임신을 원한다면 의사와 상담하는 것이 좋다"면서 "임산부 또는 매우 효과적인 피임법을 사용하지 않는 가임기 여성은 편두통 예방을 위해 토피라메이트로 치료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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