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이 2023년도 수가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측이 의협에 최종적으로 제시한 2.1% 인상률은 유형별 수가계약이 시작된 이래 역대 최저 수치다.
의협 수가협상단은 5월31일 밤부터 6월1일 아침까지 국민건강보험공단 당산 스마트워크센터에서 밤샘 협상을 진행했다. 의협은 지난해 전 유형 중 가장 먼저 협상 타결에 성공했지만 올해는 가장 마지막에 협상장을 떠났다.
밤 12시가 지나 진행됐던 4차 협상 직후부터 의협은 ‘결렬’ 가능성을 시사했고, 7차례에 걸친 협상에서도 공단측과의 큰 간극만 확인했다. 6차 협상이 끝난 직후에는 대한일반과의사회 좌훈정 회장이 공단 재정운영위를 고성으로 비난하는 장면이 연출되기도 했다.
결국 1일 오전 9시께 의협 수가협상단은 협상 결렬을 선언했다. 김동석 단장은 최종 협상을 마친 직후 브리핑에서 “공단 재정운영위원회가 2023년도 의원유형 수가협상 결렬을 의도적으로 조장했다”며 강력 규탄했다.
의협 수가협상단은 타 유형에 비해 의원급의 진료비 인상률이 높은 것은 정부의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른 것이며, 의원급이 코로나19 대응, 높은 직원 고용률 등으로 사회에 기여한 부분을 피력했다. 아울러 최근의 높은 임금 및 물가인상률도 수가 인상에 반영해야 한다는 점을 요쳥했다.
하지만 공단측은 진료비 증가율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2.1%라는 인상률을 제시했다.
이에 대해 김 단장은 “유형별 계약 시작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수가협상이란 미명 하에 이런 일방 통행을 강행하는 재정운영위의 행태에 강한 분노를 넘어 모멸감마저 느낀다”고 토로했다.
이어 “보건의료노조 등 가입자 단체에서 금년도 임금인상 요구안이 5~7%임에도 이 같은 수가인상률로 임금인상 요구 수준을 맞출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반문했다.
김 단장은 최종적으로 수가를 결정하게 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에 합리적 수준의 수가를 책정해 줄 것을 요청하는 한편 현행 수가협상 체계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단장은 “매년 재정운영위가 일방적으로 정한 밴딩 내에서 공급자간 서열을 매겨 나눠주는 방식은 더 이상 유지될 수 없다”며 “건정심에서 공단의 일방적 수가 제시안만을 기준으로 공급자단체의 수가인상률이 결정되는 불공정한 수가계약 결정구조는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럼에도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수가인상률이 결정되고, 수가결정구조가 합리적으로 개선되지 않는다면 대한민국 의사들은 건강보험과 필수의료 진료를 더욱 외면하게 될 것이고 그로 인한 피해는 국민들의 몫이 될 것”이라며 “그 책임은 온전히 정부와 공단에 있다는 것을 경고한다”고 했다.
김 단장은 향후 수가협상 거부 가능성까지도 언급했다. 앞으로도 재정운영위에 공급자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는 불합리한 구조 문제가 개선되지 않는다면 결단을 내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끝으로 김 단장은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최소한의 성의조차 보이지 않는 정부가 향후 국가적 재난 상황에 어떻게 의사들의 협조를 구할지 심각한 의문”이라며 “팬데믹에서 어렵게 벼텨온 회원들에게는 만족할 수 없는 협상결과를 전하게 돼 진심으로 죄송스럽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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