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10.26 10:54최종 업데이트 23.11.06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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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한 의대교수협의회장 "의약분업 시절 의대정원 350명 되살리려면, 먼저 선택분업으로 바꿔라"

[특별 인터뷰] 전국 의대별 희망 증원 규모 달라 규모 확정 어려워…미니의대 중심 증원은 성급한 결론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장한 회장은 의대정원을 늘리는 획기적인 방안으로 의약분업을 '선택분업'으로 바꾸고 당시 줄였던 350명 정원을 되살리는 방안이 실효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지금 미리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결정하는 것이 의미가 있나. 의대정원을 증원한다면 고려할 사항이 많고 방법도 여러가지인데, 증원 규모 자체를 미리 말하는 것은 정치적 발언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김장한 회장(울산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은 26일 메디게이트뉴스와의 전화인터뷰에서 당장 의대정원 증원 규모를 결정하는 것은 "의미없는 정치적 발언에 불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정원을 늘리는 획기적인 방안으로 의약분업을 '선택분업'으로 바꾸고 당시 줄였던 350명 정원을 되살리는 방안이 실효성이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미니의대 중심으로 의대정원을 늘리겠다는 정부 정책에 대해선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의대별 희망 증원 규모 달라, 당장 규모 확정은 ‘넌센스’
 
현재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계획이 발표되자 300명~3000명까지 증원 규모를 두고 설왕설래가 한참이다. 최근 국정감사 자리에선 한 야당 의원에 의해 1150명이라는 구체적인 숫자도 언급됐다. 더불어민주당은 구체적인 증원 규모가 빠진 채 정부 발표가 이뤄진 것을 두고 '속빈 강정'이라고 비판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장한 회장은 여기에 정면으로 반박했다. 전국 의대별 희망 증원 규모 등이 달라 지금 당장 증원 규모를 확정하기가 힘들고, 규모를 정하더라도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정해야 부작용이 적다는 게 그의 견해다.
 
김 회장은 "얼마나, 어느 정도의 숫자를 늘리겠다고 정해놓고 하는 의대정원 증원 정책은 의미 없다. 늘어난 의대정원을 의사로 키워낼 수 있는 인력이나 수련환경 등 고려해야 될 부분이 많고 각 의대별로도 희망하는 증원 규모가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현실적인 문제들을 조율하지 않고 선언적으로 1000명 혹은 3000명씩 늘린다고 미리 발표하는 것은 정치적 발언일 수밖에 없다"며 "의사 수를 늘리겠다고 정했다면 여러 부분을 고려하고 상황에 따라 단계별로 유연하게 증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정부가 정원 50명 이하 미니의대를 중심으로 정원을 늘리겠다고 결정한 부분도 질타했다. 이는 교육적인 관점에서만 의대정원 증원 문제를 바라볼 뿐, 각 의대들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일률적 정책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그는 "(미니의대 중심 증원도)성급했다고 본다. '정원 50명 이하'라는 기준 자체가 근거가 없어 애매하고 이는 각 의대들의 특성을 고려하지 못한 것"이라며 "해당 의대가 평소 지역 필수의료를 위해 얼마나 기여했는 지에 대한 평가와 향후 지역사회에 대한 투자와 공헌을 얼마나 할 수 있는 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의약분업 폐지 대신 350명 정원↑…국립대병원 자칫 ‘돈먹는 하마’ 될라
 
김장한 회장이 특히 주목한 것은 의대정원을 늘릴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그는 지금부터 다양한 방법을 모색해 실용적으로 정원을 늘려야 현장의 부작용이 적다고 했다.
 
김 회장은 "2000년대 의약분업 당시 정원 350명이 감축됐다. 의사 수를 늘리겠다고 현 정권이 정말 마음을 먹었다면 의약분업을 과감히 폐지하고 선택분업으로 가는 방향도 고민해볼 수 있다. 대신 당시 줄였던 350명은 기본적으로 늘릴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그는 "의대정원을 꼭 늘려야 한다면 (750명) 한의대 정원을 통합하는 의료일원화도 이번 기회에 충분히 고려할 수 있다고 본다. 다만 정치적 부담 때문에 당장 여기까지 가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현재 발표된 지역필수의료 관련 정부 정책에 대한 전반적인 평가에 대해 부정적으로 평했다. 김 회장은 지방 국립대병원 중심으로 필수의료 육성이 자칫 훗날 '돈먹는 하마'로 전락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그는 "훗날을 생각했을 때 국립대병원이 소위 '돈먹는 하마'가 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지방 국립대병원을 살리기 위해 많은 비용이 투자되도 적자를 면하긴 쉽지 않아 보인다"며 "장기적으로 적자를 감안하고도 의료인력과 인프라 등을 유지할 수 있는 대안이 있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어 "의대정원 확대와 지역완결형 의료가 병행돼야 한다. 지역에서 아프면 지역 대형병원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의료전달체계가 개선되지 않은 상태에선 지역 병원에 투자해도 적자를 면하지 못할 것"이라며 "국가 주도의 투자 보단 민간 자본을 지방의료에 투자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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