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1.05.13 14:28최종 업데이트 21.05.13 1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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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물량’보다 ‘접종률’…코로나19 백신 맞으면 재난지원금 지원까지?

고령층 예약률 43% 그쳐, 나이‧성별 따라 다양한 니즈 충족하는 인센티브 제공해야

충분한 백신 물량이 확보되면서 이제 방역당국의 눈길은 접종예약률로 넘어간 상태다. 그러나 현재까지 예약률을 보면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그동안 코로나19 백신 물량 확보에 주력하던 방역당국이 이제 고령층 접종률 확대를 위해 정책의 무게 중심을 이동시키고 있다.
 
전문가들은 접종 예약 초반이기 때문에 섣불리 예약률의 고저를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향후 예약률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적 기전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심지어 백신 접종과 재난지원금을 연계한 구체적인 재정지원 방안도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  
 
상반기 1~2차 추가 접종자 1200만여 명 맞은 AZ·화이자 백신 물량 확보
 
정부는 코백스 아스트라제네카 백신이 오늘(13일) 83만 5000회분 들어오면서 당장 1차 신규 접종이 중단될 상황은 모면했다.
 
범정부 백신도입 테스크포스(TF)는 향후 6월 중 계약된 나머지 AZ 백신 83만여 회분과 매주 수요일 정기적으로 공급되고 있는 화이자 백신을 통해 상반기까지 추가로 1121만여 명의 백신 접종을 완료한다는 목표다.
 
이는 추가 1차 접종 대상자 930만여 명과 5~6월 사이 2차 접종자 191만여 명을 더한 수치로 5월과 6월 공급 예정인 AZ와 화이자 백신 물량의 총량이 1400만여 회분인 것을 감안하면 상반기 1~2차 접종에 따른 백신 물량이 부족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중앙사고수습본부 손영래 사회전략반장은 13일 오전 브리핑에서 "백신은 차근차근 국내에 들어오고 있다. 앞으로 공급 문제보단 얼마나 많은 사람이 접종을 예약을 하고 실제로 접종을 받는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접종 예약 높이기로 눈 돌린 정부…고령층 예약률 43% 그쳐
 
충분한 물량이 확보되면서 이제 방역당국의 눈길은 접종예약률로 넘어간 상태다. 그러나 현재까지 예약률을 보면 상황이 녹록치만은 않다. 13일 중앙사고수습본부에 따르면 일주일간 진행된 70~74세 고령층의 백신 예약률은 51.6%로 3일간 실시된 65~69세 예약률도 38.4%에 그쳤다. 
 
코로나19 치명률이 65세 이상 고령층에서 매우 높다는 점을 감안하면 고령층의 백신 접종률이 가장 중요한 방역 과제로 떠올랐지만 현재 65~74세 513만 명 중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예약한 인원은 225만 명으로 총 예약률은 과반수에 미치지 못하는 43%를 기록했다. 이에 더해 만성 중증 호흡기질환자의 접종 예약률도 12일 기준으로 35.3%로 파악됐다.
 
전문가들은 아직 접종 예약을 받기 시작한지 얼마 지나지 않은 초반 단계이기 때문에 어느정도 예약률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봤다. 그러나 백신 부작용에 대한 우려와 함께 시간이 지날 수록 백신 접종 연령이 낮아지면서 정부가 목표로 하는 접종률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는 의견도 많은 상황이다.
 
가천대 길병원 엄중식 감염내과 교수는 "접종 예약을 받기 시작한 초반이기 때문에 현재 수치로 많고 적음을 판단하기는 이르다"면서도 "정부에서 목표로 하는 수치까지 예약률이 올라갈지는 걱정이 되는 것은 사실이다. 접종 연령이 낮아질수록 접종에 대한 필요성이 적어지면서 접종 증가세가 주춤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천대 길병원 정재훈 예방의학과 교수는 "예약률은 향후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느정도 지점에서 한계에 다다를 것으로 보인다"고 관측했다. 그는 "세계적인 추세를 봐도 최종적으로 접종률은 70% 정도까진 올라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며 "다만 무슨 정책을 써도 접종하지 않는 나머지 30%를 설득하는 것이 남은 정책적 과제다"라고 말했다.
 
이상반응 불안 줄이면서 접종-재난지원금 묶는 인센티브 방안 등 필요
 
백신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선 이상반응과 관련한 국민의 불안감을 최소화 하는 한편, 다양한 니즈에 맞는 인센티브 제공 정책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대한백신학회 마상혁 부회장은 "백신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을 줄여주는 것인 가장 우선적 과제다. 이런 노력보다 단순히 괜찮으니 맞으라는 식의 말만 행정적으로 남발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인센티브와 관련해서도 미국은 접종에 대한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다양한 기전을 활용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실제로 미국은 코로나19 접종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무료 승차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백신을 접종하려는 미국인들에게 차량 공유업체인 우버 등 업체와 제휴해 무료 승차를 제공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미국은 각 주 정부 차원의 백신 접종 장려 정책을 지원하기 위해 연방재난관리청(FEMA)의 관련 예산을 증액하고 공립대학과 약국 등에서도 백신 접종 홍보 교육이 이뤄질 예정이다.

이어 최근 정부와 지자체가 경찰청 등 공무원에게 백신을 강제로 맞도록 종용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마 부회장은 "경찰등 공무원 등을 이용해 강제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에 참여하라는 식의 압박을 멈춰야 한다"며 "백신 접종을 자율에 맡기겠다는 약속과 달리 반강제적인 행정이 초래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구체적인 인센티브 관련 방안도 제시됐다. 엄중식 교수는 "정부에서 백신 관련 여러 인센티브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러나 나이 때와 성별 등에 따른 선호 인센티브가 다른 만큼 다양한 요구에 맞는 인센티브 정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정재훈 교수도 "접종률을 높이기 위해선 무슨 수단이 됐든 동원해야 한다고 본다. 백신을 접종하면 재난지원금을 지급하는 등 백신과 재정지원을 연계하는 방안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제언했다.   
 

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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