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의 보장성강화를 목적으로 급여기준을 개선했던 양전자단층촬영(F-18 FDG-PET), 일명 PET-CT가 오히려 무분별한 삭감의 대상이 됐다는 지적이 나왔다.
고비용인 PET-CT검사가 보험 적용이 되면서 환자 부담이 덜었지만 병원은 줄이은 삭감을 당해 골치를 앓고 있다는 불만이다.
PET-CT는 부분촬영을 해야 하는 CT나 MRI와는 달리 한 번의 촬영으로 뇌를 포함한 전신을 검사할 수 있다.
또한 CT나 MRI에서는 볼 수 없는 초기 암의 진단, 미세한 암 전이 여부, 정확한 병소의 위치 등의 파악이 가능해 좀 더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한 번에 전신의 암을 스캔할 수 있는 검사로서, 암 환자들에게 그 필요성이 인정돼 2006년 일부 항목에 대해 급여화가 이뤄졌다.
이후 복지부는 중증질환자의 비급여 부담을 줄이고 보장성을 확대한다는 취지에서 2014년 급여대상 암 종류를 비뇨기계 암과 자궁내막암 등으로 확대했다.
문제는 이후 삭감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는 것이다.
PET-CT검사의 급여기준은 진단, 병기설정, 치료 중 효과판정, 치료 후 완치 여부 판정, 재발 판정, 방사선 치료 등이다.
A병원은 환자의 CT검사에서 암의 국소 전이 소견이 발생하자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PET-CT 검사를 했지만 삭감 당했다.
CT에서 이미 전이 여부가 확인돼 PET-CT 검사는 필요가 없다는 것이 심평원 측의 입장.
그러나 A병원은 "어떤 부분에 어떻게 전이가 됐는지 파악하고 치료계획을 세우기 위해 검사 했음에도 심평원이 삭감했다"고 비판했다.
B병원도 방광암 다발성 전이로 항암치료를 받은 환자에게 혹시라도 제거되지 않은 암이 기타 부위에 남아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PET-CT 검사를 시행했지만 심평원은 이를 허용하지 않았다.
복지부는 치료완료 후 타 영상검사 결과로만으로는 잔여병소 확인이 어려운 경우 급여를 인정한다고 고시했지만 심평원은 CT 등 타 영상 검사로도 효과 판정이 충분함에도 굳이 PET-CT를 사용해 검사했다는 취지로 삭감했다.
B병원 관계자는 "한 번에 볼 수 있는 검사를 놔두고 환자에게 흉부, 복부, 골반 등 모든 검사를 각각 하라는 것인지 의문스럽다"면서 "환자에게 미치는 방사선 등의 위험성은 전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급여기준 따로, 심사기준 따로
기타 복지부의 PET-CT 급여기준을 보면 ▲조직학적 진단이 어렵고 타 검사방법만으로 치료방향을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병기설정을 포함한 치료방향 결정을 위해 촬영이 필요한 경우 ▲계획된 치료 과정의 반응을 평가하기 위해 타 영상검사만으로는 결과가 확실하지 않은 경우 ▲재발이 의심되는 증상, 증후 등이 있거나 재발의 범위를 결정하기 위해 촬영한 경우 등이 해당된다.
그러나 상당수 의료기관은 심평원이 해당 기준을 제대로 적용하지 않는 PET-CT 심사를 단행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실제로 핵의학회는 이러한 삭감 사례를 다른 과로부터 수집해 실태 파악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모 학회 보험이사는 "심평원이 PET-CT검사 보험급여기준에 맞지 않는 심사기준을 적용해 삭감을 하고 있는 것도 문제지만, 의료비 증가치를 제대로 예상하지 못하고 급여화해 놓고 건강보험 재정 부담을 줄이기 위해 무분별하게 삭감하는 게 아닌가 싶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복지부는 PET-CT급여화를 시행한 후 2007년 15만 5천 건이었던 검사가 2013년 36만 건으로 2.3배 증가하자 과도한 촬영과 방사선 우려의 이유를 들며 2014년 급여기준을 축소한 바 있다.
이 보험이사는 "차라리 PET-CT는 본인부담률을 높여 선별급여화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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