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권미란 기자] 환자가 수면내시경 검사를 마치고 회복실에서 의식 회복을 기다리고 있다가 침대에서 떨어져 다쳤다면 누구의 책임일까. 법원은 환자에 대한 주의의무 소홀로 볼 수 있어 병원에 일부 책임이 있다고 판결했다.
대구에 위치한 A대학병원은 지난 2014년 12월 위 수면내시경 검사를 위해 내원한 B씨에게 미다졸람 4ml를 주사했다. 검사를 마친 후 회복실로 옮긴 B씨가 의식이 회복되지 않은 상태에서 침대 앞쪽 방향으로 떨어지는 낙상사고가 발생했다.
A대학병원은 B씨의 혈압, 의식정도 등을 확인한 후 응급실로 이송하고 CT 검사를 시행했다. 검사 결과, 7번 경추골절 등의 경추 손상이 의심돼 보존적 치료 후 대구에 위치한 대학병원으로 B씨를 옮겼다. B씨는 A병원과 지역 재활병원에서 척수 손상에 따른 양측하지 부전마비와 배뇨배변 장애 등에 대한 치료를 받고 있다.
이후 B씨와 B씨 가족들은 치료비와 위자료 명목으로 B씨에 7억6165만7840원, B씨 남편에는 1000만원, B씨 자녀 4명에게 각 500만원을 배상하라며 A대학병원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2심에서 대구고등법원 제3민사부는 지난달 30일 “피고 병원 의료진은 수면내시경 검사를 마친 원고가 침대에서 떨어지지 않도록 의식이 충분히 회복될 때까지 옆에서 의식회복 여부를 계속 주시하고, 완전히 회복된 것을 확인한 후 몸을 움직이도록 지도할 주의의무가 있다”며 A대학병원의 업무상 과실을 인정했다.
법원은 “A대학병원은 낙상사고의 원인과 경위를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점에 비춰 보면 병원 의료진이 주의의무를 소홀히 해 이 사건 낙상사고가 발생했다”고 했다.
다만 대구고법은 B씨가 낙상사고 당시 만72세의 고령으로 골다공증을 앓고 있었던 점 등을 인정해 병원 책임은 50%로 제한했다. 법원은 “원고 A대학병원은 환자 B씨에게 1억643만8469원(재산상 손해액 7643만8469원, 위자료 3000만원), B씨 남편에게 300만원, B씨 자녀 4명에게 각 150만원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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