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2.16 07:09최종 업데이트 23.02.21 1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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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조직 육종 치료제 욘델리스 국내 판매 재개…"희귀암 환자 약제 선택권 확대 기대"

전국 주요병원에 반값 재출시…"하루 빨리 급여 적용돼 많은 환자에게 치료 접근성 넓어지길"

사진: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지난해 상반기까지 국내 판매 중단됐던 연조직 육종 치료제 욘델리스(Yondelis, 성분명 트라벡테딘)가 재출시된 데 이어, 15년만에 급여권 진입에 도전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욘델리스가 지난해 하반기 새로운 국내 품목 허가권자인 메디팁에 의해 재출시된 뒤, 국립암센터와 세브란스병원,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서울성모병원 등에서 처방 중인 것으로 파악됐다.

연조직(연부조직) 육종은 성인 악성종양의 1%를 차지하는 희귀 암으로, 관련 신약 출시가 거의 없다. 릴리(Eli Lilly and Company)가 라트루보(Lartruvo, 성분명 올라라투맙)를 개발했으나 2019년 3상 임상시험에서 표준 치료제 대비 전체 생존기간(OS) 1차 평가변수를 충족시키지 못하면서 미국과 유럽에서 퇴출됐다. 이에 최근 재출시 된 욘델리스의 행보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욘델리스는 카리브해 멍게 엑티나시디아 터비나타(Ecteinascidia turbinata)에서 추출한 단백질 트라벡테딘을 주성분으로 하는 의약품으로, 암세포의 DNA에 결합해 정상적인 세포 활동을 방해해 세포 사멸을 유발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안트라사이클린 및 이포스파마이드 치료요법에 실패했거나, 이들 약제 투여가 부적합한, 진행된 연조직 육종 치료제로 80여개국에서 허가를 받아 사용되고 있다.
 
사진: 카리브해 멍게(자료=파마마 홈페이지).

스페인 제약회사인 파마마(PharmaMar)가 개발했고, 2001년 라이선스 계약에 따라 파마마가 권리를 보유하고 있는 유럽과, 파마마가 타이호제약(Taiho Pharmaceutical)에 라이선스를 부여한 일본을 제외한 전세계에서 존슨앤드존슨(J&J)의 제약부문 법인 얀센(Janssen)이 욘델리스를 개발하고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국내에서도 2008년 처음 허가를 받은 뒤 얀센에 의해 공급됐다.

그러나 2019년 파마마와 얀센이 새로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얀센은 미국에서는 기존처럼 욘델리스 및 해당 활성 물질을 함유한 기타 제품을 독점적으로 판매 및 유통할 권리를 보유하기로 했으나, 이전에 얀센에 라이선스가 부여된 나머지 국가에서의 모든 권리는 파마마에 양도했다. 이 과정에서 국내에서도 욘델리스는 한동안 판매 중단 상태에 놓였다.

이후 파마마는 지역별로 새로운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고, 국내에서는 메디팁에 의해 판매가 재개됐다. 국내외에서 연조직 육종의 필수 치료 옵션 중 하나로 평가되고 있는 만큼, 재출시되자마자 빠른 속도로 주요 암센터에 입성했다.

국립암센터 희귀암센터 최원영 교수는 "욘델리스는 연부조직 육종, 그 중에서도 특히 지방육종과 평활근육종에서 유효성과 안전성이 입증된 약제로 국내 환자들에게도 치료 약제의 선택권이 넓어진다는 점에서 재출시의 의미가 크다"고 설명했다.

욘델리스는 평활근 및 지방 육종 아형에서 미국종합암네트워크(NCCN) 최고 권고 수준인 'Category 1'으로 분류된 약제로,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오래전부터 치료약제로 처방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처음 출시된지 15년이 지났지만 아직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아 연조직육종 환자 치료에 제한이 많았다.

이에 메디팁은 연조직 육종으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는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줄이고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현재 보험 급여 적용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현재 건강보험 적용이 안되는 욘델리스에 대한 환자의 접근성을 획기적으로 높이고자, 판매 중단 이전과 비교했을 때 '반값' 수준으로 병원에 공급하고 있다. 이는 전세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국내 연조직 육종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최 교수는 "현재 비급여로 처방할 경우 한 주기당 400만~600만원 이상의 비용이 소요돼 여전히 경제적인 부담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면서 "하루 빨리 보험급여가 적용돼 보다 많은 환자들에게 치료 접근성이 넓어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도영 기자 (dypark@medigatenews.com)더 건강한 사회를 위한 기사를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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