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치료기기 '슬립큐']① 6주간 밀착 관리로 근본적인 수면 습관 교정…임상시험서 수면 효율 유의미하게 향상 입증
사진: 슬립큐 화면 예시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디지털 구현, 디지털 치료기기 '슬립큐'
만성 불면증 치료의 핵심은 생각과 행동 습관을 교정하는 '인지행동치료'지만, 대면 인지행동치료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으로 현실적으로 널리 적용하기에 한계가 있다. 한독과 웰트가 협업하는 '슬립큐'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디지털 기술로 구현함으로써 이러한 한계를 넘어 환자의 치료 참여와 접근성을 높였다. 또한 환자의 다양한 데이터를 수집하고 수면 패턴을 분석해 개인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이를 통해 환자는 불면증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법을 배우고 약물 치료 없이도 스스로 수면 상태를 조절할 수 있다.
'슬립큐'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으며, 올해 1월 법정 비급여 항목으로 지정됐다. 처방하고자 하는 의료기관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실사용 기관으로 등록해야 하며, 진료과별 제한이나 의료기관종별 제한은 없다. 1회 치료 주기인 6주 기준 25만원 가격에 실손보험 처리가 가능하다. 의사 처방 후 환자는 앱을 다운로드 받아 자택 등에서 스스로 사용할 수 있다.
①'슬립큐', 불면 원인 바로잡아 수면제보다 더 장기적인 효과 제공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한국은 OECD 평균보다 수면 시간이 짧은 수면 부족 국가로, 이러한 잠 부족이 점차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대한수면연구학회가 발표한 '2024년 한국인의 수면 실태'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수면 시간은 6시간 58분으로 OECD 평균인 8시간 27분보다 1시간 30분이나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수면의 질이나 양에 만족하는 비율은 글로벌 평균의 약 75% 수준에 그쳤고, 전체 응답자의 60%가 수면 문제를 경험하고 있다고 응답했다.
국가데이터처의 2024년 생활시간조사 결과를 보면 모든 연령층에서 수면시간이 5년 전보다 감소했으며, 잠 못 이룬 사람의 비율도 11.9%로 5년 전에 비해 모든 연령층에서 상승했다. 실제로 2024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수면장애 치료 환자수는 연평균 5% 증가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불면증으로 인한 수면 부족은 심혈관계 및 대사 질환, 신경인지기능과 같은 신체 건강은 물론 정신 건강, 성장 문제, 사고 위험까지 다양한 건강 문제와 연관된다.
다양한 가이드라인에서 일차 치료로 비약물적 치료방법인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CBT)를 추천하고 있지만, 이를 위해 자주 병원에 방문해야 한다는 점에서 실제 환자 치료에 사용하기에 어려움이 크다. 그러나 최근 시간과 공간 제약 없이 인터넷을 이용해 치료할 수 있는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가 등장하면서, 대면 인지행동치료의 한계를 극복할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디지털 치료기기란 게임이나 스마트폰 앱과 같은 소프트웨어를 기반으로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는 의료기기를 말한다. 효능을 입증하는 임상시험을 거쳐 규제기관의 허가를 받은 뒤 의사의 처방에 따라 사용할 수 있다.
인지행동치료는 심리치료의 한 유형으로 우울증, 불안과 같은 정신 건강 문제, 정서적 문제는 물론 불면증, 만성 통증과 같은 비정신적 건강 관리에 주로 사용된다. 디지털 치료기기는 인지행동치료의 핵심 기법을 앱에 담아 환자의 행동 변화를 유도하고 스스로 질환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해준다. 앱을 통해 환자의 치료 데이터를 실시간으로 의료진에게 전달해 맞춤평 피드백을 제공하거나, 환자의 행동 패턴을 24시간 분석해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등 디지털 기술을 통해 기존 치료의 한계점을 잘 보완해준다.
앱 형태로 제공해 집에서도 인지행동치료 가능…비급여로 처방 의료기관 확대 중
한독과 웰트가 협업하는 슬립큐(SleepQ)는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1호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은 불면증 디지털 치료기기다. 기존에 병원에서만 가능했던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디지털로 구현해 스마트폰 앱 형태로 제공한다. 최초 처방만 받으면 불면증 인지행동치료를 집에서 진행할 수 있다.
건강보험에 임시 등재된 비급여 항목으로, 의료기관에서 처방받아 사용할 수 있고, 환자는 6주간의 치료를 통해 근본적인 수면 습관 교정을 한다. 현재 비대면 진료를 포함해 처방 가능한 의료기관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슬립큐는 불면증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al Therapy for Insomnia, CBT-I)를 소프트웨어 형태로 구현된 사용자 인터페이스를 통해 전달한다.
여기에는 ▲잠자리에 누워있는 시간을 제한해 수면 효율을 높이는 '수면제한' ▲침대와 침실공간을 각성이 아닌 수면과 다시 연관시키기 위한 '자극조절' ▲왜곡된 인지로 인한 불면의 악순환을 끊어내는 '인지재구성' ▲신체적, 정신적 이완을 촉진하는 '이완요법' ▲건강한 수면 습관을 형성하고 수면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수면 위생교육'이 포함된다.
더불어 수면제한요법에 기반해 자체 개발한 알고리즘으로 개인의 상태를 분석하고, 맞춤형 취침·기상 시간을 처방한다. 전문 상담사와 1:1 콜과 수면 스케줄 관리 및 수면 기록, 전문의가 설계한 진도별 학습 콘텐츠를 통해 6주 동안 밀착 관리하면서 수면 회복을 돕는다.
슬립큐 사용 후 수면 효율 15% 이상 향상되고 잠들기 전까지 걸리는 시간은 55% 줄어
실제로 불면증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허가 임상시험에서 수면 효율을 유의미하게 향상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슬립큐로 치료받은 환자군은 7주 시점에 수면 효율 비율이 기저치(Baseline) 대비 15.14% 향상됐다. 수면 효율은 환자의 수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객관적, 정량적 지표다.
슬립큐 사용 전 잠들기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65분이었으나, 슬립큐 사용 후에는 29분으로 55% 이상 줄었다.
또한 슬립큐 환자군은 기저치 대비 7주 시점에서 DBAS-16 점수 평균 변화량이 -1.63점 호전돼 통계적으로 유의한 감소를 보였다. DBAS-16은 수면에 대한 역기능적 신념 및 태도를 측정하는 도구로, 점수가 높을수록 수면 문제에 대해 잘못된 생각을 많이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러한 맞춤 수면 관리 프로그램은 임상시험에서 수면은 물론 불안 증상과 우울 증상도 각각 32%, 47.5% 개선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슬립큐는 인지행동 치료로 불면의 원인을 뿌리부터 바로잡음으로써 제대로 치료하면 부작용 없이 수면제보다 긴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연구에 따르면 불면증에 대한 인지행동치료 효과는 프로그램 완수 후 약 24개월 간 유지되며, 이는 약물치료에 비해 장기적으로 더 효과적이다.
한편 오는 22일 오후 1시부터 2시까지 열리는 메디게이트 웨비나에서 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안소현 교수가 '불면증 디지털치료기기 SleepQ 효과와 실제 사례 공유'를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