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늘어나면서 공중보건의사의 업무 과부하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보의들은 업무로딩을 줄이기 위해 명확한 업무 범위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파견 처우과 수당 등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백신 접종 업무 줄었지만 검사‧진료 업무 대폭 늘어
11일 대한공중보건의사협의회에 따르면 최근 대폭 늘어난 코로나 확진자로 인해 공보의들이 맡고 있는 RAT(신속항원검사)나 PCR 검사 수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더해 코로나 확진자 진료, 생활치료센터 업무, 역학조사관 과업 등 코로나19 최일선에서 역할을 수행하다 보니 공보의들 사이에서 불만을 토로하는 이들도 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지난해 백신 예방접종량이 늘어날 당시, 예방접종센터 인력 부족 문제가 심각해지며 공보의 1명이 하루 최대 300명까지 백신을 접종하다 보니 업무로딩이 늘고 제대로 된 예진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문제가 지적됐다.
반면 최근엔 백신 접종량이 줄어든 대신, 대폭 늘어난 확진자로 인해 검사량과 확진자 진료 업무가 공보의들에게 더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대공협 신정환 회장은 "현장에선 업무 과부하가 실제로 심각한 상황이다. 특히 도서지역은 의료기관도 부족한 데다 확진자 진료, 코로나 선별검사, 신속항원검사 등을 대부분 공보의들이 떠맡고 있다 보니, 힘들어서 약을 복용하고 있다는 공보의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고 말했다.
파견직 신세도 서러운데 업무 떠넘기기도 다반사
업무가 점차 늘어나고 있지만 이에 비해 대우는 시원치 않다는 게 현장의 목소리다.
수당의 경우 파견이 어떤 식으로 이뤄지느냐에 따라 차등이 존재하는데 보건복지부 파견인 경우 하루 12만원 정도 수당이 지급되는 반면, 지방자치단체 자체 파견은 하루 4만5000원 정도 수당에 그친다.
이외 제대로 된 업무 범위가 설정돼 있지 않다 보니 파견 전 예정된 업무보다 실제 현장에서 더 많은 일을 수행해야 하는 일도 다반사다.
코로나19 업무를 수행 중인 공보의 A씨는 "공보의들은 현장에서 파견직으로 순환 근무를 하는 경우가 많고 업무 범위 자체도 정해진 가이드라인이 없다 보니 파견을 나가보면 기존에 분산돼 있던 업무를 과다하게 도맡는 경우가 많다"며 "그럼에도 공무원 신분이라는 어려움 때문에 공식적으로 불만을 토로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공보의 정신건강에 적신호…자기효능감 낮고 불안‧우울 지수 높아
실제 이 같은 어려움으로 인해 공보의들의 정신건강도 점차 피폐해지고 있다.
2021년 6월 한상윤·최세진 공보의 등 연구팀이 발표한 연구(350명 대상)에 따르면 코로나19 업무 수행 중인 공보의의 45.7%가 높은 업무 스트레스를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34.6%는 업무에 대한 낮은 자기효능감을 경험하고 있었고 11.4%와 15.1%는 불안과 우울을 각각 경험하고 있었다.
특히 높은 우울감은 주당 45시간 이상 근무를 하거나 선별진료소에서 근무를 할 경우 아닌 경우에 비해 각각 교차비(상대위험도)가 3.2배, 6.07배로 나타났고 높은 불안감도 선별진료소에서 근무 시에 8.41배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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