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되지 않은 '탈원화', 갈 곳 없는 정신질환자들
#5화. 정신질환자들의 '탈원화' 2년전 강남역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최근까지 조현병 환자에 의한 강력 범죄가 연이어 발생하고 있다. 언론을 통해 조현병 증상의 심각성이 보도됐다. 이에 따라 조현병 환자가 아무런 치료도 받지 않고 사회에 방치된 이유에 대해 관심을 끌게 됐다. 정부는 2년 전 조현병 등의 정신질환자의 입원 절차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정신건강복지법을 개정했다. 일본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들은 정신질환자의 입원율을 낮추기 위한 ‘탈원화(脫院化)’를 오래 전부터 시도해 왔다. 탈원화는 정신 의료기관에 타의로 입원되는 사람들을 구제하고 환자의 인권을 보호한다는 취지에서 생겼다. 우리나라도 여기에 발맞춰 탈원화를 외치면서 법에 맞게 개정한 것이다. 그러다 보니 정신질환자들의 입원 절차와 형식이 너무 복잡해졌다. 비전문가들에게 입원 판정에 대한 전문적인 권한이 일부 이양됐다. 무엇보다 까다로운 입원 절차와 형식에 맞지 않다 보니, 퇴원하거나 입원을 거부당하는 '진짜' 정신질환자들에 2018.07.20
킬러 실험을 디자인하고 가설을 증명하다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위스콘신을 떠나 쉐링 플라우(Schering-Plough)에 온 후 어떻게 일년이 지나갔는지 모르던 사이, 1987년 4월에 열리는 실험생물학회(FASEB) 미팅의 한 초록을 그대로 재현하라는 프로젝트를 새로 받았다. fMLP라는 이름의 주화성인자(chemotactic factor)가 세포 표면의 수용체(receptor)를 만나면 ‘다이글리세라이드(Diacylglycerol, DAG)’이라는 이차전령물질(Second Messenger)을 분비하는데 이 물질이 포스폴리파아제 C(Phospholipase C, PLC)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결론의 초록이었다. 필자도 2주 후에 그 초록과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그러나 당시 도그마(Dogma)인 PLC에 의해 ‘DAG’가 만들어진다는 원 저자들의 결론에 동의할 수 없었다. 그 초록의 모든 결과가 PLC 로 설명이 가능한 반면, 세포 내의 다량의 ‘DAG’는 포스폴리파아제 D(Phospholipas 2018.07.20
의료자원의 배분 방법, 환자의 판단보다 의사의 전문성이 우선돼야
[메디게이트뉴스 정명관 칼럼니스트] “내 돈 내고 내가 치료하겠다는데 왜 내 마음대로 못하나? ” 의료전달체계 개선안이 의료계와 합의가 되지 않고 불발됐지만 상급종합병원의 비급여 폐지는 예정대로 지속되고 있다. 3대 비급여라고 하는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가 급여화됐거나 진행 중이다 의학적으로 필요한 부분이었지만 비용 문제에 따라 비급여로 놓여 있었던 초음파검사와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도 급여화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상급종합병원의 의료비 부담이 낮아져서 환자들이 대학병원으로 쏠리고 있다. 반면 중소병원과 의원들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환자들 입장에서 보면 의료기관을 거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이왕이면 시설도 좋고 전문인력도 많은 종합병원을 이용하는 것이 현 상황에서는 더 합리적인 선택이라고 여길 만하다. 의원과 중소병원은 환자가 없어서 경영난에 시달리고 대학병원은 환자들로 넘쳐나는 상황은 한마디로 의료자원의 배분에 실패한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의료자원을 어 2018.07.18
응급실에 실려오는 '술꾼'을 대하는 소회
[메디게이트뉴스 여한솔 칼럼니스트] 현재 일하는 지역에선 119 구조대가 만취자 신고를 받고 출동하면 무조건 응급실로 이송한다. 구조대원들도 만취자를 받는 필자의 이해하기 어려운 표정을 아는 듯 '죄송하다, 우리도 어쩔 수 없다'라고 한다. 구조대원들이 죄송할 이유가 무엇인가. 필자는 그 입장을 충분히 이해한다. 아마 그들도 길바닥에 사람이 쓰러져 있는 이유가 질병 때문인지, 아니면 만취 상태 때문인지 알 수 없을 것이다. 만취자라는 이유만으로 원인 추적이 불가능하다며 그저 ‘술꾼’이라고 환자를 소홀히 대할 수는 없을 것이다. 불행 중 다행인지 만취자들은 사람만 바뀔 뿐, 매일 밤 신기할 만큼 똑같은 상태로 온다. 이들은 의료인에게 듣도 보도 못한 욕설을 하거나 술기운에 침대에서 소변을 받아 달라고 한다. '집에 갈테니 수액 줄을 뽑아주고 그냥 보내 달라(보통 이런 경우에 보호자는 절대 집에 못 가게 한다)', '술 깨는 약을 빨리 넣어 달라'며 소리를 꽥꽥 지른다. 만취자들은 다른 2018.07.15
"응급실 폭행 이제 그만,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해주세요"
[메디게이트뉴스 이세라 칼럼니스트] 최근 전북 익산의 한 병원에서 응급실을 지키던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술에 취한 환자에게 폭행을 당하는 일이 발생해 많은 의사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진료실에서 환자가 의사에게 망치를 휘두르거나, 문신을 한 환자가 의료진을 위협하는 사례도 있었다. 응급실이나 진료실에서 발생하는 폭행과 폭언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수많은 환자들로 넘쳐나는 응급실에서, 그리고 현행 건강보험 제도에서 짧은 진료시간이 주는 불만이 환자와 의사 사이의 관계를 악화시킬 수밖에 없다. 의료법은 의료기관에서의 진료방해나 의료인 폭행 시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의 벌금을 처하도록 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폭행방지 효과가 미미하다. 이에 따라 처벌 내용을 강화해 실질적인 효과를 도모해야 한다는 한목소리가 나왔다. 13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더불어민주당 표창원 의원실이 주최하는 응급의료 현장 폭력 추방을 위한 긴급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이재백 대한응급의학회 2018.07.14
외과계 의원, 스프링설치 의무화에 입원실 '폐쇄' 우려
[메디게이트뉴스 김재연 칼럼니스트] 정부가 일부 입원실을 갖춘 동네의원들에 스프링클러 설치를 의무화하면서, 입원실 '자진 폐쇄'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된다. 소방청은 최근 30병상 이상 입원실이 있는 중소병원은 물론 입원실이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에도 스프링클러 설비를 의무적으로 갖추도록 소방시설 설치기준을 강화하는 소방시설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이번 개정안은 소규모 병원에 대한 소방시설 설치를 강화하도록 했다. 거동이 불편한 환자 등이 이용하는 입원실 30병상이상 있는 병원과 입원실이 있는 의원급 의료기관이 그 대상이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입원실이 있는 외과계 동네의원은 유예기간 3년 이내에 수천만원에서 최대 수억원의 비용을 들여 스프링클러 설비를 갖춰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과태료·시정명령·업무정지(15일)에 이어 의료기관 폐쇄명령까지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입원실 자진 폐쇄 사태가 발생할 수 있다. 스프링클러 설치는 6층 이상 또는 4층 이상으로 바닥면적 2018.07.14
100세 시대, 부동산 투자가 필요한 이유
KB국민은행은 'KB Doctor's 자산관리 서비스'의 일환으로, WM스타자문단의 연속 칼럼을 통해 부동산, 세무, 투자전략 등 의사들을 위한 자산관리 솔루션을 제시한다. ①성공하는 자산관리, 섣부른 예측보다 대응하는 힘을 길러라 ②2018년, 자산구조의 리모델링이 필요하다 ③올해 부동산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 ④주택 임대를 통한 노후준비, 세금부터 알아야 한다 ⑤변동성 국면에서 투자 기회 찾는 방법 ⑥노후 대비 자산 재설계는 간단명료해야 오래간다 ⑦알아두면 쓸 데 있는 기부 관련 세금상식 ⑧원화 자산을 분산하라 ⑨월세 전성시대 저무나 ⑩당신이 모르는 주택 ‘공동명의’ 절세 조건 ⑪신흥국 증시의 단기 변동성 확대와 향후 전망 ⑫100세 시대, 부동산 투자가 필요한 이유 올해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제도가 시행되면서 주택 시장은 거래가 침체되고 전세 가격이 하락하는 등 안정세를 유지하는 느낌이다. 하반기 보유세 인상도 발표를 앞두고 있어, 향후 주택 시장은 녹록지 않을 전망이다. 2018.07.13
"발사르탄 사태, 싸구려약 편들어주는 의약품 정책 개선해야"
#4화. 발사르탄 사태 일부 제약회사가 중국산 원료로 약을 만들다가 발암물질 검출로 판매가 중단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9일 발사르탄 성분의 고혈압 치료제 219개 품목 중 54개 업체에서 제조된 115개 품목에서 발암가능물질이 검출돼 판매 중단, 회수 조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사태에는 두 가지 커다란 특이점이 있다. 첫 번째는 영국에선 판매 중지 대상의 약의 개수가 고작 2개 업체의 8개 품목에 불과했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54개 업체의 115개 품목에 해당됐다. 두 번째는 적발된 54개 업체 중 의사들도 처음 들어보는 업체가 상당수였다. 이런 두 가지 특이점이 생겨난 데는 국내 제약회사가 생산하는 제네릭을 옹호하는 한국만의 정책적 배경이 있다. 우선 제네릭 의약품의 약가 보전 정책에 문제가 있다. 수천억원을 들여 만든 오리지널 약의 특허가 만료되면 다른 제약회사들은 제네릭이라는 복제약을 제조할 수 있다. 한국 정부는 제네릭 약가를 다른 나라에 비해 높게 2018.07.13
쓰레기더미에서 보석 줍기
[메디게이트뉴스 배진건 칼럼니스트] 데이터(data)는 데이터일 뿐이다. 데이터는 좌도 우도 아니고 중립(neutral)이다.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쓰레기로 버려지거나 보석으로 변할 수도 있다. 필자는 1982년 여름 위스콘신 약학대학에서 아라키돈산 대사물(Arachidonic acid metabolites, AM)으로 박사학위(Ph. D.)를 마쳤다. 당시 졸업논문의 주제는 새로운 타겟으로 부상하던 류코트리엔(leukotriene) 생합성이었고 두 제약사에서 인터뷰를 마쳤으나 오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마침 맥카들 암연구소(McArdle Laboratory for Cancer Research)의 뮬러 교수(Dr. Mueller)가 ‘AM’ 과제를 진행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었기에 나를 간절히 원하셨다. 두 아이들과 새로운 학교에 가서 얻을 적응의 어려움이 있었지만, 매디슨(Madison)에 남아 포닥(post doc)을 해 다음 구직을 위한 이력을 채우기로 결정했다. '오메가6( 2018.07.13
병원에서 맞는 의사들, 방탄의사단이 되즈아!
[메디게이트뉴스 김효상 칼럼니스트] 얼마 전 응급실에서 의료진을 난타하는 환자의 동영상이 인터넷상에 공개되면서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응급 환자들의 생명을 다루는 응급현장 의료진이 환자에게 무차별적 폭행을 당하는 장면도 충격이었다. 병원 내 보안요원이나 출동한 경찰의 대처 등이 과연 의료진의 폭행을 적절히 방어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들게 했다. 그리고 또 며칠 뒤에 다른 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과 환자가 장애등급에 불만을 품고 진료실에서 미리 준비한 망치를 이용해 의료진에게 마구잡이로 휘두르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일련의 사건들이 수면으로 드러난 경우보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더 많다. 의료진들이 폭력을 당하고 폭언을 들어가면서 감내해가는 경우들이 어마어마하게 많은 것이다. 환자 입장만을 고려해 의료인 폭행에 대한 가중처벌에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되묻고 싶다. 당신은 병원에서 진료를 볼 때 환자나 보호자에게 맞고, 폭언을 듣고 몸과 마음이 만신창이가 된 의료진에게 진료를 보고 처치를 받고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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