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전국의사총파업이 14일로 예정된 가운데 일부 병원들이 전공의들의 파업 참여를 불허하고 나서 논란이 예상된다.
13일 의료계에 따르면 파업을 하루 앞두고 서울대병원 등 수련병원들이 전공의들의 단체행동 참여를 제한하거나 불이익을 주겠다는 공지를 내린 것으로 파악됐다.
서울대병원 교육수련팀이 전공의들에게 문자메시지로 발송한 공지사항을 살펴보면 병원 측은 8월 14일 단체행동을 위한 전공의들의 집단 연차 사용과 외출 등을 전면 불허한다고 명시했다.
만약 지침을 어기고 근무지를 이탈할 경우 근무평가를 비롯한 인사 상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게 병원 측 입장이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는 "앞선 7일 파업은 전공의들만 나서는 휴진이었기 때문에 취지를 공감하는 차원에서 각 병원들도 제재를 가하지 않았다"며 "그러나 이번 파업은 전국 개원가가 동참하는 파업으로 진료공백이 심각히 우려되기 때문에 전공의들의 참여를 제한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서울대병원은 국립대병원으로 국내 필수의료 등 진료를 책임져야하는 책무가 있다"며 "이런 이유로 14일 이후 파업이 지속되더라도 수련병원 전공의들은 파업이 계속 제한될 수 있다"고 전했다.
앞서 12일 보건복지부 김강립 차관은 대한병원협회를 찾아 정영호 회장, 중소병원협회 이성규 부회장 등과 간담회를 갖고 파업에 대비해 병원계가 적극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간담회에서 복지부와 병협 측은 대규모 파업에 따른 진료공백을 해소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김연수 원장도 이날 간담회에 참석했다.
급작스럽게 전공의들의 파업 참여 제한 조치가 내려지자 대전협을 비롯한 의료계도 비상등이 켜졌다.
대전협 관계자는 "단체행동 참여를 제한하거나 개별 전공의에게 불이익을 주는 단위병원은 대전협 홈페이지에 게시하고 모든 회원들에게 공지할 예정"이라며 "의협과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를 통해 철저한 조사와 적극적 조치를 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의협 김대하 이사는 "전공의들의 정당한 의견 표명을 막는 행위는 부당하다. 의료계 전체 공분을 살만한 일"이라며 "협회 차원에서 전공의들의 단체행동을 막는 병원 등을 확인하고 있다. 개별 병원에 접촉해 문제를 해결하거나 법적 대응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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