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서울대병원과 SKT의 합작회사 헬스커넥트가 사업 타당성을 제대로 거치지 않고 설립된 것으로 드러났다. 헬스커넥트는 법적으로 허용되지 않은 원격의료를 주요 사업으로 내세우면서 지난해 누적적자 231억을 기록했다.
15일 감사원의 서울대병원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주무부처인 교육부와 사전협의를 거치지 않고 2011년 12월 출자금 157억원, 지분율 50.5%의 A사(감사보고서에는 회사명 익명 처리)를 설립·운영하고 있다. 공공기관 알리오를 보면 A사는 SKT와의 합작회사 헬스커넥트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서울대병원은 2011년 9월 7차례에 걸친 협상을 통해 설립 후 3년 내에 B사(SKT)가 연구개발(R&D)에 100억원을 지원하고 5년 내에 50억원을 기부하는 내용의 합작회사 설립안을 최종 합의를 했다. 같은 해 9월 의료와 정보통신기술(ICT) 융합서비스 사업추진을 위한 합작법인 설립안을 상정했다.
당시 서울대병원은 회사를 설립한지 3년 후인 2014년에 손익분기점에 도달하고 4년째는 회사 매출액이 1591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이는 사업타당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고 낙관적으로 추정했다고 감사원은 지적했다.
서울대병원은 합작투자계약서 제3조의 약정에 'U-Health 솔루션 개발' 등 원격의료 사업을 A사의 주요 사업 목적으로 규정했다. 당시 교육부는 현행 법령상 원격진료 등은 금지되고 있고 무자격자에 의한 진료 등 사업 여건이 성숙하지 않은 부분을 우려했다. 교육부는 서울대병원에 관련 부처(보건복지부)와 해당 사항에 대해 협의한 후 법령에 근거가 마련되면 시행할 것을 통보했다.
감사원은 "서울대병원은 교육부의 권고대로 복지부와 협의하거나 향후 법률상 허용 가능성 등을 제대로 검토하지 않았다"라며 "현재까지 원격의료사업은 현행 의료법상으로 불가능하고, 정책적 전망도 어두워 국내에서는 사업수행이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서울대병원은 사업전망, 사업타당성에 대한 검토를 제대로 하지 않고 사업추진의 장애요인도 검토하지 않은 채 출자회사를 설립했다"라며 "A사는 국내시장 제약 등의 사업부진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A사의 2015년 기준 매출액은 당초 예상(1591억 원) 대비 4.0%인 62.9억 원에 불과했다. 설립 이후 지속적인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2016년 누적적자가 231억원에 이르는 등 경영 실적이 저조했다. 서울대병원은 A사에 1억원 규모의 체력단련실 위탁운영 등으로 수익을 내려고 했지만 A사는 독자적인 생존이 불가능했다.
A사는 손실누적에 따른 자본금 잠식으로 전환사채를 발행하고 이를 B사가 매입해 주식으로 전환하는 방식으로 운영자금을 마련하고 있다. 이때 서울대병원은 합작회사라는 특성상 B사의 지분만큼 출자를 하는 등 재정부담도 가중되고 있다
감사원은 "A사의 사업목적 및 범위 조정, 계속 운영 여부 등을 재검토하거나 대체사업을 개발해야 한다”라며 “A사의 조직·인력을 축소하는 등 경영 상태를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감사원은 "서울대병원은 주무부처와 사전협의 등 관련 절차를 거치지 않거나 사업의 안정성, 경제성 등에 대한 타당성, 법률상 제약요인을 검토하지 않은 채 출자회사를 설립·운영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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