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십자-일동제약 경영권 분쟁 본격화
제약 매출 2위 녹십자가 9위 일동제약에 대한 인수 야심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일동제약은 녹십자가 적대적 M&A 의사를 갖고 있음에도 이를 부인한 채 2대 주주로서 권리행사를 하는 것은 일동의 중장기 전략 추진에 걸림돌이 된다고 비난했다.
업계에 따르면 녹십자는 최근 일동제약에 이사진 선임 요구안을 담은 주주제안서를 발송했다.
오는 3월 임기가 만료되는 일동제약 이사진 3명 중 감사와 사외이사 각 1명을 녹십자 추천인사로 선임하겠다는 내용이다. 임기가 만료되는 일동제약 이사진은 이정치 대표이사 회장과 이종식 감사, 최영길 사외이사다.
업계는 지난해 개인투자자의 주식을 확보하며 일동제약 2대 주주(29.36%, 735만9773주)로 올라선 녹십자가 이사 및 감사 선임을 통해 경영권 개입을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해 왔다.
특히 지난해 정기주주총회에서 녹십자가 일동제약 오너 일가의 경영권을 강화하는 지주사 전환을 무산시킨 뒤, 이러한 전망에 더욱 힘이 실렸다.
그럼에도 녹십자는 "적대적 M&A 의도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이와 관련, 일동제약은 9일 보도자료를 내고 녹십자에 분명한 태도를 요구했다.
일동제약은 "녹십자는 협력과 발전을 표방하고 있으나, 지난해 1월 차입과 계열사를 동원해 일동제약 주식을 매입,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반대한 바 있고, 이번에는 일동제약의 2014년 실적을 호도하며 예고 없는 주주제안권을 행사하는 등 일련의 권리행사가 적대적 M&A로 해석되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일동제약은 "이러한 주주 권리행사는 오히려 일동제약의 중장기 전략 추진에 걸림돌이 되고, 이는 녹십자가 내세운 협력 취지에도 위배된다"며 "적대적 M&A가 아니라는 보다 구체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입장과 조치를 요구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우선적으로 상호간의 신뢰구축이 강력하게 요구되는 상황"이라며 "녹십자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면 녹십자의 주주제안을 진지하게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못박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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