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대한의사협회와 전국광역시도의사회협의회가 서로 유기적으로 협력해 의료계 발전을 위한 공동 대응에 나서기로 했다. 이런 시기에 전라북도의사회 백진현 회장이 전국광역시도의사회협의회장이라는 중책을 맡아 양측의 가교 역할을 하기로 했다.
시도의사회협의회는 매달 모임을 갖게 된다. 백 회장은 “짝수달은 16개 시도의사회장이 서울에서 의협회장과 회의를 진행한다. 홀수달은 시도의회장끼리 모여서 자유롭게 토론하는 협의체를 마련하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필요할 때는 의협과 힘을 합치고 지역 반모임 등을 통해 의협에 건의안을 올리는 형태로 의견 개진이 이뤄진다.
백진현 회장과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시도의사회협의회장으로서의 현 의료계 상황에 대한 진단과 앞으로의 포부를 들어봤다.
-어려운 시기에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현 의료계의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정치권은 좌우에 관계없이 전부 복지에 치중하고 있고 국민건강보험공단 김용익 이사장은 문재인 케어(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등 원하는 정책을 마음대로 밀어붙이고 있다. 대통령까지 직접 언급하고 나선 수가 정상화의 약속은 온데 간데 보이지 않는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계는 진료과별, 병원종별, 직역별 구분으로 각개전투를 하고 있다. 한의사나 약사 직역과 달리 의사들은 하나의 목소리를 내기가 힘들다. 의료계가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조직의 힘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의협 집행부가 가장 어려워하는 부분일 것이다.“
-시도의사회협의회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무엇이라고 보나.
"시도회장들 모두 의료가 잘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진심어린 조언을 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방법론에 있어서는 회장들 사이에서 의견이 첨예하게 갈리기도 한다. 시도의사회장단이 의협과 회원 사이의 징검다리가 돼서 한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만드는 역할이 중요하다. 의협은 의협대로 시도의사회장단을 설득해 회원들을 격려를 하고 동력을 얻을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다면 최대집 의협회장은 시도의사회에 어떤 역할을 하는 것이 좋을까.
"의협회장이 원하는 방향이 있다면 시도의사회장들을 설득을 하면서 가야 한다. 이를 위해 의협회장 등 의협 집행부가 시도의사회장들과 보다 긴밀하고 솔직한 이야기를 나누면서 시도의사회장들의 마음을 움직여야 한다. 시도의사회협의회는 의협이 잘될 수 있도록 힘을 실어줘야 한다. 쌍방이 서로 노력해야 한다."
-시도의사회협의회가 가장 시급하게 의견을 모아야 할 사안은 무엇인가.
"지난 14일 의협과 협의회가 모임을 가졌다. 일단 전문가평가제 문제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최 회장은 의협회장 출마 당시 공약을 통해 전문가평가제는 동료 죽이기와 같은 위험한 제도로 반대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로 그 내용을 들여다 보니, 필요한 측면이 많아 보인다. 면허와 관련한 여러 규제가 쏟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자율적 규제를 할 수 있도록 나아가는 것이 민주적인 방식이고 세계적인 추세다. 하지만 최 회장의 공약을 뒤집을지에 대한 논란이 일부 있었다. 전문가평가제에 대한 결론은 아직 내지 못했고 다수결로 의견을 내게 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전문가평가제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의정 실무협의체 참여에 대한 논란도 있었다. 수가협상이 결렬되고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불참하기로 했는데, 의정협상이 무의미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그러나 의협이 정부와의 핫라인을 하나라도 갖고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데 의견이 모아졌다. 시급하게 돌아가는 의료정책 현안을 이해하면서 갈 필요가 있다. 국민이 바라보는 시각, 일반 회원들이 바라보는 시각, 지도자가 바라보는 시각 등이 다 다르기 때문이다.
정부가 원격의료, 의료영리화 등을 통한 성장과 고용창출을 제시하고 있다. 현 정부는 지난 정부의 이런 정책을 반대했지만 성장을 이유로 다시 들고 나왔다. 이처럼 의료현안은 끝이 없다."
-의협이 시도의사회와 협의해 6월 중 온라인 대토론회를 마련한다고 했는데, 성사될 수 있을 것으로 보나.
"6월 중으로 해보려고 했는데 여건상 쉽지 않아 보이고 7월쯤 이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6월 말로 논의 중) 온라인 토론회는 회원 1000명 정도의 의견 수렴을 할 수 있는 자리를 만들어보려고 하고 있다. 회원들이 회원총회, 사원총회 등에 대해 관심이 많다. 젊은 회원들은 의협이나 정부에 건의하고 싶어하는 말도 많다. 하지만 회원총회는 정관에 없는 만큼 의결기구로 만들 수 없고, 회원들의 의견을 광범위하게 청취하는 자리로 만들 수 있을 것이다."
-투쟁의 동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있는데 회원들의 생각은 어때 보이나.
"투쟁에 지친 회원들이 많다. 투쟁에 대한 피로감을 추스리고 회원들의 뜻을 하나로 모으는 동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어느 정도의 준비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본다."
-시도의사회가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하는 효과적인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시간이 가장 많이 걸리고 복잡할 수 있지만 지역반모임을 활성화하는 방안이 가장 낫지 않을까 생각한다. 의협이 어떤 현안에 대해 논의가 필요하다고 하면 이사회를 통해 시군구의사회로 보낸 다음 반모임을 통해 의견을 모아서 시도의사회로 보낼 수 있다. 그 다음 최종적으로 의협으로 보낸다면 전체 회원들의 의견을 수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는 의약분업 당시 의쟁투에서 썼던 방법이다. 일반회원들이 해당 의료현안을 잘 이해할 수 있는 교육 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7월 14~15일 시도의사회협의회 모임에서 다양한 의견수렴 방법을 논의해보겠다."
-의협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정부는 상급병실 급여화,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MRI 급여화 등의 정책을 치고 나가고 있다. 정부는 의원과 병원의 갈등 등 이간질을 하기가 쉽다. 의료계 스스로 각자도생으로 가다보니, 우리끼리 싸움을 만들어서 하고 있다.
의협과 회원 사이에서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데, 정부 때문에 문제가 생기고 있다. 의협은 굉장히 어려운 상황에 닥쳐있다. 정부를 이기는 의료계 조직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의료계 스스로 혁명을 일으킬 정도로 힘을 키워야 한다. 의협은 회원들이 생각하는 방향의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고 회원들의 의견을 존중해서 회무를 추진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정부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
"정부는 의료계를 파트너로 인식을 하고 솔직하게 의료정책에 대한 상의를 해주길 바란다. 올해 3월까지 진행됐던 전 집행부의 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의정협상 결렬을 선언할 때 정부가 문제였다. 당시 마지막에 복지부가 제대로 협의하지 않고 그동안 논의하던 사항을 협상 결과인 것처럼 중간에 발표했다. 이는 의협을 파트너로 보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본다.
의료정책이 책상 앞에서만 만들어지다 보니 진료현장의 실제적인 부분을 담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건강보험 제도가 만들어질 때 관행수가 60%으로 시작해 의사들의 희생으로 여기까지 왔다는데 대한 분명한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진심 어린 마음으로 의사들을 대해야 한다. 정부는 의료계와 진정한 파트너십으로 갖고 의료계와 논의를 거쳐 정책을 펼치길 바란다. 국민들의 표심을 얻는 것으로 혈안이 돼서 정책을 만들어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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