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개월간 비급여 진료비를 급여로 착오청구한 동네의원 원장에게 업무정지 93일 처분을 한 복지부.
이에 대해 법원은 복지부가 재량권을 일탈 남용했다며 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보건복지부는 2015월 A의원을 상대로 과거 8개월치 진료분에 대해 현지조사를 벌였다.
현지조사 결과 A의원은 2011년 5월부터 레이저 제모 시술로 발생한 모낭염을 치료한 경우 요양급여 대상에 해당하지 않지만 해당 비용을 건강보험공단에 청구했다.
8개월간 부당청구한 금액은 총 191만원, 월 평균 부당금액은 24만원이었다.
하지만 A의원의 조사 대상 기간인 8개월치 진료비 청구액이 744만원에 불과해 총 진료비 대비 부당비율은 25.7%에 달했다.
그러자 복지부는 업무정지 처분 및 과징금 부과 기준에 따라 93일 업무정지처분을 통보했다.
업무정지 및 과징금 부과 기준에 따르면 월 평균 부당금액이 15만원 이상~25만원 미만이고, 부당비율이 3~4% 미만이면 업무정지기간은 30일이다.
여기에다 부당비율이 5% 이상이면 1%를 초과할 때마다 업무정지기간이 3일씩 가산되면서 A의원은 부당금액이 많지 않았음에도 업무정지 기간이 길어졌다.
이에 대해 A의원 원장은 "처분 사유가 된 부당청구는 모두 2011년 5월부터 9월까지 발생했는데, 그 시기는 개원한지 얼마 되지 않은 때여서 레이저 제모 시술을 한 후 발생한 모낭염 등을 치료한 행위가 요양급여 대상에서 제외되는지 몰랐다"고 호소했다.
이어 그는 "2011년 9월경 잘못 청구한 사실을 알고 나서부터는 요양급여비용을 청구하지 않았고, 개원 초기여서 환자가 거의 없어 부당비율이 기형적으로 25%를 넘게 됐다"면서 "복지부가 이를 고려하지 않은 채 기계적으로 업무정지 93일 처분을 한 것은 지나치게 과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나섰다.
서울행정법원도 A의원 원장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서울행정법원은 "A의원 원장의 부당청구가 5개월 동안만 이뤄졌고, 이익도 191만원에 그치므로 비위행위 규모나 기간이 길지 않고, 개원 초기에 요양급여 대상 범위를 정확하게 알지 못해 이런 행위를 했으며, 잘못을 알고 난 후에는 비위 행위를 하지 않아 사회적 비난 가능성이 높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또 법원은 "부당비율은 복지부가 조사 대상 기간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불완전성이 있을 뿐만 아니라 개원 초기 환자 수가 적고, 이에 따라 요양급여비용이 많이 발생하지 않았던 사정이 있어 부당비율이 25.7%라는 이례적인 수치로 나타났을 개연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서울행정법원은 "복지부가 이런 사정을 고려하지 않은 채 업무정지 기간을 건강보험법 시행령에서 정한 기준에 따라 최고 한도인 93일로 정한 것은 재량권을 일탈, 남용한 잘못이 있다고 봐야 한다"며 업무정지처분을 취소하라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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