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2025년 1분기 주요 다국적제약회사의 인수합병(M&A) 거래가 종양학 분야에서 집중적으로 이뤄졌다. 메디게이트 집계에 따르면 9개 기업 중 6개 기업이 M&A를 통해 종양학 파이프라인을 강화했고, 그 외 CNS와 심혈관 분야 거래가 진행됐다. 1분기 가장 큰 규모로 이뤄진 거래는 존슨앤드존슨(J&J)의 인트라셀룰러(Intra-Cellular Therapies) 인수 계약으로, 거래 가치는 약 146억 달러에 달했다.
AZ, 에소바이오텍의 렌티바이러스 벡터 플랫폼 통해 완제품 세포치료제 진출
아스트라제네카(AstraZeneca)는 완제품(off-the-shelf) 세포치료제 분야에 진출하기 위해 렌티바이러스 벡터 플랫폼을 가진 벨기에 생명공학기업 에소바이오텍(EsoBiotec)을 인수한다. 거래 종료 시점에 선급금 4억2500만 달러를, 마일스톤에 따라 최대 5억750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이며, 거래 규모는 총 10억 달러에 달한다.
전통적인 세포 치료법은 환자의 세포를 체외에서 유전자 변형한 다음 면역 세포가 고갈된 후 약으로 환자에게 다시 투여하는 방식으로, 일반적으로 몇 주가 걸린다. 반면 에소바이오텍의 생체 내 접근법을 사용하면 환자 몸 안에서 직접 면역 세포를 조작할 수 있어 몇 분만에 끝낼 수 있다.
에소바이오텍이 가지고 있는 엔지니어드 나노바디 렌티바이러스(ENaBL) 플랫폼은 표적성 렌티바이러스를 사용해 T세포와 같은 특정 면역세포에 유전적 지시를 전달한다. 이 세포는 암 치료를 위해 종양세포를 인식하고 파괴하거나 면역 매개 질환에 잠재적으로 사용될 수 있는 자가반응 세포를 인식하고 파괴하도록 프로그램화된다. 이를 통해 간단한 정맥 주사로 면역세포 고갈 없이 세포치료를 시행할 수 있다.
BMS, 다발골수종 CAR-T 치료제 아베크마 개발 파트너 투세븐티바이오 인수
BMS는 다발골수종 치료제인 아베크마(Abecma) 개발 파트너인 투세븐티바이오(2seventy bio)를 약 2억8600만 달러에 인수하는 최종 합병 계약을 체결했다. 아베크마는 B세포성숙항원(BCMA)을 표적하는 CAR-T 치료제로,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았다.
투세븐티는 블루버드 바이오(Bluebird Bio)의 종양학 사업부 역할을 하다 2021년 분사했다. 그러나 적자가 지속되며 2023년 구조조정을 통해 인력의 40%를 감축했고, 지난해 세포 치료 파이프라인과 운영권을 리제네론(Regeneron Pharmaceuticals)에 매각했다.
투세븐티 칩 베어드(Chip Baird) 최고경영자(CEO)는 "1년 전 투세븐티는 아베크마의 가치를 극대화하는 데 전념하기로 결정했다"면서 "이번 인수의 전략적 근거는 분명하다. 아베크마가 BMS의 경험과 자원을 통해 이 치료법이 필요한 환자들에게 제공될 수 있도록 계속해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재즈, 키메릭스 통해 승인에 가까운 희귀 뇌암 치료제 추가
재즈 파마슈티컬스(Jazz Pharmaceuticals)는 9억3500만 달러에 키메릭스(Chimerix)를 인수하며 종양학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섰다. 이미 승인에 가까운 약물을 보유하고 있어 단기적으로 수익 창출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키메릭스의 주요 자산은 도다비프론(dordaviprone)이다. 도다비프론은 H3 K27M 변이 확산성 교종을 치료하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소분자 치료제다. H3 K27M 변이 확산성 교종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은 약물은 없으며, 현재 방사선 치료가 사용되고 있다. 최근 FDA에 허가신청서를 접수하고 우선 심사(Priority Review)를 승인 받았다. 승인 여부는 8월 18일까지 결정된다.
별도로 3상 임상시험 ACTION에서 방사선 치료 후 새로 진단된 비재발성 H3 K27M 변이 확산성 교종에 대해 평가하고 있다. 더불어 중추신경계암 환자를 대상으로 1상을 진행 중인 후보 물질인 ONC206도 가지고 있다.
GSK, IDRx 인수하며 위장관기질종양 TKI IDRX-42 파이프라인에 추가
GSK는 위장관 기질 종양(GIST)에 대한 유망한 저분자 약물을 확보하기 위해 선급금 10억 달러와 마일스톤으로 최대 1억5000만 달러를 지급하는 조건으로 IDRx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GSK는 GIST 1차 및 2차 치료제로 개발 중인 선택적 KIT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IDRX-42의 소유권을 얻게 됐다.
KIT 변이는 종양 세포의 성장, 증식, 생존을 유도한다. 1차 치료를 받은 GIST 환자의 90%에서 새로운 KIT 변이가 발생되고, 치료 옵션이 제한돼 재발한다. 현재 KIT에서 임상적으로 관련된 1차 및 2차 변이의 전체 스펙트럼을 억제하는 승인된 TKI는 없다.
IDRX-42는 IDRx가 2022년 8월 독일 머크(Merck KGaA)로부터 라이선스를 획득한 후보물질이다. GIST 진행을 담당하는 '활성화 변이'와 기존 치료에 대한 반응을 둔화시키는 '저항성 변이'를 모두 억제시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타이호, 연구 파트너 아라리스 인수로 차세대 ADC 개발 본격화
미국과 유럽계 기업 외에도 대규모 거래가 진행돼 눈길을 끌었다. 일본계 다국적 제약사 오츠카 홀딩스(Otsuka Holdings) 자회사인 타이호제약(Taiho Pharmaceutical)은 차세대 항체약물접합체(ADC)를 개발하는 스위스 생명공학 기업 아라리스 바이오텍(Araris Biotech)을 인수하기로 했다. 두 기업은 2023년 11월부터 협력을 이어왔으며, 타이호가 제공한 미공개 표적에 대해 ADC를 개발해왔다. 이번 인수 계약 조건에 따라 타이호는 계약 체결 시점에 4억 달러를, 마일스톤으로 최대 7억4000만 달러를 지급한다.
아라리스는 스위스 폴쉐러연구소(Paul-Scherrer-Institute)에서 분사한 기업으로, 독창적인 ADC 링커 플랫폼 AraLinQ를 보유하고 있다. 효율적인 페이로드 전달과 ADC 효능을 최대화해주는 것은 물론, 높은 링커 용해도를 가진다. 또한 다양한 유형의 페이로드를 여러 개 운반하는 ADC를 만들 수 있고, 기성품 항체를 사용해 한번에 ADC를 생성할 수 있어 제조 공정이 간단하다.
이 플랫폼은 전임상 연구에서 기존 ADC에 비해 더 넓은 범위의 안전성과 향상된 항암 효과를 보였다. 이를 바탕으로 전임상 단계에서 혈액암과 고형암 치료제 3개를 개발 중이며, 2025~2025년 사이 임상시험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인도 최대 제약사 선 파마, 체크포인트 인수하며 미국 FDA 승인 PD-L1 확보
인도 최대 제약사인 선 파마(Sun Pharmaceutical)는 미국 항암제 개발사인 체크포인트 테라퓨틱스(Checkpoint Therapeutics)를 3억5500만 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맺었다. 항 PD-L1 면역관문억제제 언록사이트(Unloxcyt, 성분명 코시벨리맙)의 유럽 승인에 대한 조건부 가치 권리를 포함하면 총 거래 금액은 약 4억1600만 달러에 달한다.
언록사이트는 지난해 12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전이성 또는 국소 진행성 피부편평상피세포암 치료제로 승인 받았다. 이 외에도 체크포인트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을 위한 3세대 EGFR 억제제인 올라페티닙(olafertinib)을 개발 중이다.
선 파마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큰 제네릭 제약사지만, 피부과와 안과, 종양-피부과 분야에 집중하는 스페셜티 사업부에서는 오리지널 신약도 다루고 있다. 2023년 5억7600만 달러에 콘서트 파마슈티컬스(Concert Pharmaceuticals)를 인수하며 추가한 JAK 억제제 렉셀비(Leqselvi, 성분명 듀룩솔리티닙)는 지난해 FDA로부터 중증 원형 탈모 치료제로 허가 받았다.
노바티스, 안토스 인수하며 아벨라시맙 다시 내부 파이프라인으로 들였다
비종양학 분야에서 M&A 거래를 진행한 기업으로는 노바티스(Novartis)와 J&J가 대표적이다. 노바티스는 9억2500만 달러에 안토스 테라퓨틱스(Anthos Therapeutics)를 인수하며 후기 심혈관 파이프라인을 강화하게 됐다. 특정 규제 및 판매 마일스톤을 달성 시 지급할 예정인 21억5000만 달러를 포함하면 거래 규모는 총 30억7500만 달러에 이른다.
안토스는 노바티스가 2019년 투자사인 블랙스톤 라이프사이언스(Blackstone Life Sciences)와 협력해 출범시킨 바이오텍이다. 당시 노바티스는 아벨라시맙(abelacimab)의 라이선스를 넘겼고, 블랙스톤은 2억5000만 달러 초기 자금을 제공해 임상 연구에 투입했다.
아벨라시맙는 FXI 억제 경로를 표적하는 잠재적 퍼스트인클래스 단클론항체로, 현재 심방세동 환자의 뇌졸중 및 전신 색전증 예방을 위한 3상 임상시험에서 평가 중이다. 2상에서 아벨라시맙은 심방세동 표준 치료인 경구용 항응고제보다 출혈을 현저히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J&J, CNS 전문 바이오텍 인트라셀룰러 146억달러 인수로 최대 규모 기록
J&J는 중추신경계(CNS) 질환 치료제 개발 전문 바이오텍 인트라셀룰러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인수로 J&J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승인한 유일한 양극성 I형 및 II형 우울증 치료제 카플리타(Caplyta, 성분명 루마테페론)를 확보했다. 카플리타는 성인 조현병 치료제로도 승인 받았으며, 지난해 12월 주요 우울 장애(MDD)의 보조 치료제로 적응증을 확장하기 위해 추가 허가신청서를 FDA에 제출했다.
또한 범불안장애(GAD)와 알츠하이머병 관련 정신병 및 흥분장애에 대해 연구 중인 2상 단계 화합물 ITI-1284을 파이프라인으로 추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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