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횡격막 탈장을 변비로 오진한 의사 3명에게 실형을 선고한 판결에 항의하기 위해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
또한 고의가 아닌 과실에 의한 의료사고에 의사 책임을 면제하는 의료사고 특례볍 제정을 추진한다.
대한의사협회 방상혁 상근부회장은 26일 오후 8시 30분부터 11시까지 열린 긴급 시도의사회장단 회의가 끝난 직후 브리핑을 통해 “11월 11일 오후 2시 서울 광화문이나 대한문 일대에서 대한민국 의료 바로세우기를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10월 2일 수원지방법원 성남지원은 2013년 5월 발생한 8세 어린이 사망사건과 관련해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의사 3명(응급의학과 전문의,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가정의학과 레지던트1) 전원이 1년 이상의 금고형을 선고했다. 의사 3명은 현재 법정구속 상태에 있다.
이날 회의에서 시도의사회장단이 투쟁이 필요하다는 데 뜻을 같이 하고 투쟁의 목적을 분명하게 제시하기로 했다. 의협 의료정책연구소가 의료행위를 법적 잣대로 판단하는 나라는 세계에 없다는 세계의사회 사례를 제시했다. 대한응급의학회, 대한소아과학회, 대한가정의학회 등이 참석해 판결의 부당함을 밝혔다.
방 부회장은 “이번 판결은 대한민국에서 진료하는 모든 의사들에게 해당된다”라며 “대한민국 의료를 바로세우기 위해 궐기대회를 열게 됐다. 의약분업 이후 역대 최대의 의사들이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방 부회장은 “의사가 오진을 할 수 있다는 의료의 특수성을 사법당국이 무시하고 있다.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가 오진을 했다는 이유로 구속된다면 여기서 책임을 면할 수 있는 의사는 대한민국에 아무도 없다”고 밝혔다.
특히 일선 진료 현장에서 횡격막 탈장 환자를 매우 드물다고 지적했다. 방 부회장은 “소아 환자가 배가 아파서 오는데 횡격막 탈장으로 의심을 할 의사는 아무도 없다. 횡격막 탈장이라는 진단 자체를 할 수 없다. 그런데도 의사가 진료하다가 이를 오진하면 감옥에 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판결로 일선 진료현장에 방어진료가 만연할 것으로 내다봤다. 방어진료는 추가 검사를 의뢰하거나 상급병원으로 의뢰를 보내는 등 의사 스스로의 판단이 아닌 소극적인 진료를 하는 것이다.
방 부회장은 “판결이 이렇게 되면 의사들에게 방어진료를 하라는 말과 다름없다”라며 “이번 판결의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돌아갈 것이다. 방어진료가 아니라 국민 건강을 위한 최선의 진료를 할 수 있는 의료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대한민국 의사 모두가 일어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의료사고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로 저수가 의료체계를 들었다. 방 부회장은 “병원이 의료인력을 제대로 고용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사건에서도 응급실 의사는 하루에 100명 넘게 진료했다고 한다. 이런 시스템의 근본원인인 저수가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방 부회장은 “수가 문제를 언급한다고 해서 의사들이 돈을 더 벌게 해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다. 의사들 수입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을 위해 제대로 된 서비스를 할 수 있는 재원이 필요하다"라고 했다. 이어 "대한민국 의료를 바로 세우기 위한 전국의사 총궐기대회에 많은 의사들이 참석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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