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00만원 예산전용 감추려다 들통 난 '약사회'
대관료 추궁하자 식대로 말바꾸더니 "사실은 직원격려금"
조찬휘 회장, 의혹 불거지자 "기자들 나가라"
대한약사회가 협회 직원 특별격려금으로 4600여만원을 지출하고는 연수교육 대관료를 지불한 것처럼 결산자료를 허위 기재했다가 들통이 났다.
26일 오후 열린 '제61회 대한약사회 정기대의원총회'에서는 2014년도 결산회계 자료 중 연수교육비 지출내역이 사실과 다르게 기재됐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일대 소란이 일어났다.
이날 김준수 대의원은 "연수교육비 지출내역을 종합하면 1인당 10만 4000원의 돈을 지출했다. 제조수출입 연수교육비는 1인당 11만 6000원에 달한다"며 "연수교육을 받는데 어떻게 이렇게 많은 돈이 들어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조수출입업체 관리약사의 연수교육비 회계자료 지출내역은 사실과 전혀 다르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김 대의원은 "파티오나인에서 진행된 교육의 대관료가 4672만원으로 명시돼 있는데 파티오나인에 문의한 결과 이곳은 대관료 대신 식대를 받는 곳이었다. 대관료는 지불하지 않았다. 확실한 지출내역을 소명해 달라"고 촉구했다.
실제로 운영비 내역에는 '식대'가 교육기자재 구입, 인건비, 우편료 등과 함께 7726만원으로 별도 기재돼 있다. 문서상 대관료의 지출내역이 투명하지 않은 것이다.
김 대의원은 "지불되지 않은 돈이 총회 자료에 지불된 것처럼 나와 있다. 약사회가 공문서(총회 결산자료)를 위조한 것"이라며 "4600만원이 증발됐는데, 이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나와서 잘못한 부분을 시인해야 한다"고 질타했다.
이 때 황상섭 제약유통위원장이 나서 "4672만원은 1400여명의 식대비"라고 해명했지만, 식대가 별도 표기된 것에 대해서는 정확히 설명하지 못해 의혹만 증폭시켰다.
김 대의원은 "불과 2페이지만 보고도 이런 문제가 발견되는데 감사들은 더 많은 자료를 보고도 이런 사실을 몰랐다"며 "감사들이 지출항목을 제대로 확인했는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문재빈 감사는 운영비 중 일부가 직원격려금으로 지급됐다고 실토했다.
문 감사는 "세월호 봉사 등으로 고생한 직원에게 특별격려금을 지급했다. 재원이 없다보니 연수교육비에서 지출했다"면서 "감사를 하다 보면 집행부 어려움을 공감하게 된다"고 말했다.
결국 연수교육비 사용처 세부내역을 대의원에게 일일이 발송하기로 하면서, 약사회는 마무리했다.
이 과정에서 조찬휘 약사회장은 장내 기자들을 퇴장시키는 등 회계자료 위조 의혹을 노출시키지 않으려고 애썼지만, 회원들의 의혹을 불식시키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이날 총회에 참석한 한 대의원은 "약사회가 세부내역을 보내주기로 했지만 이미 전용한 것이 드러났다"고 혀를 내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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