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교수·의대생 학부모들, 수사 지연 관련 공수처 항의 방문 "한국 의료, 6.25 이후 최대 위기"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의대 교수와 의대생 학부모들이 27일 의료붕괴를 초래한 교육부·보건복지부 장·차관 고발 건에 대한 수사가 지연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를 항의 방문했다.
앞서 의대 교수들은 교육부·보건복지부 장·차관들을 의대증원, 정원 배정과 관련한 직권 남용 등의 혐의로 공수처에 고발한 바 있다.
이날 공수처를 찾은 의대 교수와 학부모들은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으로 국민들의 생명이 위협받고 있다는 점을 우려하며 공수처의 신속하고 엄정한 수사를 촉구했다.
방재승 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지금 대한민국에선 6.25 전쟁 이후 처음으로 거리에서 환자들이 죽어 나가는 무서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며 “전국 응급실이 하나 둘씩 마비돼 응급실 뺑뺑이가 난무함에도 정부는 아무런 일이 없다고 국민을 속이고 모든 책임을 의사들에게 뒤집어씌우고 있다”고 했다.
방 전 위원장은 정부를 향해 “이게 진정한 의료 개혁인지 가슴에 손을 얹고 양심적으로 생각해 보라”며 “정부는 조직적, 지능적, 계획적으로 대국민 사기를 치고 국민들을 사지로 몰아대고 있다. 이는 국민을 기만하는 조직범죄이자 사기”라고 비판했다.
이어 “그럼에도 이 범죄자들을 단죄해야 할 공수처는 8건의 고소·고발 사건들 중 단 한 건도 고발인 조사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오동운 공수처장은 지금 즉시 조규홍 복지부 장관, 박민수 복지부 차관, 이주호 교부 장관, 오석환 교육부 차관을 압수수색하고 구속 수사 하라”고 촉구했다.
김충효 강원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현재 응급의료 위기가 없다는 정부의 모습은 IMF 구제금융 신청 20일 전까지 외환 위기는 절대 없다고 장담하던 1997년을 떠오르게 한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전공의들을 대신해 교수들이 응급의료를 유지하고 있지만 이제 지역 병원은 한계”라며 “강원대병원은 교수 22명이 사직하고 4명이 병가를 내 더 이상 제대로 필수의료를 유지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이어 “강원도 다른 대학병원 2곳도 교수 사직으로 대동맥 수술이 불가하며, 1곳은 뇌혈관 수술이, 다른 곳은 산부인과, 영유아 소아과 응급진료가 불가능한지 꽤 됐다”며 “지방의료의 마비는 시작에 불과하며 이제 수도권도 더 이상 안전지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김 위원장은 이같은 의료대란의 원인 제공자로 교육부, 보건복지부를 지목하며 “오동훈 공수처장은 6.25 이후 최악의 의료 위기가 오기 전에 하루빨리 의료농단에 대해 수사해달라. 의대증원과 배정 과정에서 일어난 불법을 명백히 밝혀 현재의 의료 위기 상황을 벗어날 수 있게 해달라”고 촉구했다.
의대생 학부모는 “수준 이하의 의학교육을 받고 의사가 된 의사면허자들은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게 된다. 어떤 술기도 없기 때문에 멀리 도망갈 수도 없다”며 “순종하고 복종하면서 노동력을 착취당해도 저항 한 번 못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이어 “누군가는 말 잘 듣는 멍청한 의사들을 많이 확보해 좋아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픈 국민들은 수술할 수 있는 의사들을 못 만나게 될 거다. 진짜 수술할 능력을 가진 의사들을 만날 수 있는 사람들은 일반 국민은 아닐 것”이라며 “전국 의대 4만 학부모가 눈을 부릅뜨고 공수처가 어떤 선택을 하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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