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우한폐렴)으로 중국 후베이성 우한에서 의료진 500명 이상이 감염됐다고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보도했다.
다수의 소식통을 인용한 SCMP에 따르면 1월 중순 기준 우한 다수의 병원에서 의료계 종사자 500명 이상이 감염됐다. 이에 따라 병원 내 의료인력이 부족해지고 의료진 건강을 둘러싼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정부가 의료진의 개별 감염 사례를 발표한 적이 있지만 전체적인 정보가 공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SCMP는 우한 시에허병원과 우한대 런민병원에서 최소 100명의 의료진이 감염됐으며 우한1병원과 중난병원에서 50명씩 추가로 감염됐다고 밝혔다. 우한에서 알려진 의료진 사망은 3명이다.
하이난 지방보건위원회는 의사와 간호사가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6분간 환자에게 노출된 후 감염된 사례를 발표했다. 베이징 푸싱병원은 한 명의 환자로 6명의 의료진, 5명의 환자, 4명의 간병인 등 15명이 감염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의료진들에게 관련 정보를 공개하지 말라고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료진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으로 우려해서다. 특히 처음으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험성을 알렸다가 중국 정부로부터 소환된 중국 의사 리원량의 사망 이후 의료진의 사기를 신경쓰는 모양새라고 전해졌다.
의료 전문가들은 “병원 내 감염으로 인해 의료진이 감염되면 환자 치료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그만큼 사람간 전파가 많다는 증거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우한의 한 병원 의사는 “많은 의료진이 감염됐다. 동료 의료진의 CT결과를 보고 충격을 받았다”라고 했다.
의료진 감염이 늘어나는 것은 보호장비가 부족하고 근무시간이 길고 바이러스 전염성이 강한 것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이 원인으로 꼽혔다. 특히 병원에서 일하는 사람은 장기 근무에 지치다 보니, 면역력이 떨어져 바이러스에 취약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우한의 한 의사는 “100명의 간호사와 의사는 100병상과 16병상의 중환자실 환자들을 돌봐야 한다. 의료진들이 아프면 병원의 100병상을 그대로 차지할 뿐만 아니라 100병상의 환자들을 돌보는 의료진이 사라지는 것이다. 다시 말해 200병상만큼 사용할 수 없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병상 외에 의사와 간호사가 부족하기 때문에 의료진을 우한으로 계속 보낼 수밖에 없는 상태다. 최근 1만명의 의료진이 우한으로 파견됐다.
베이징 유안병원 감염 전문가 의사 장커(Zhang Ke)는 "많은 병원들이 전염병을 제대로 치료하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환자와 의사간 교차감염이 심각해지는 요인"이라며 “열이 나는 환자들이 병원에 모였고 병원은 전염병 병원보다 덜 과학적으로 설계됐다. 이에 병원이 바이러스 인큐베이터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2013년 사스(SARS) 유행 때 중국 의료진의 18%와 홍콩 의료진의 22%가 감염됐다. 이번에도 의료진의 10~20%가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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