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9.13 06:04최종 업데이트 23.09.13 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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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손 청구 간소화법, 법사위 상정…의료계∙환자 반대에도 통과되나

13일 법사위 전체회의서 논의 예정…의협∙시민단체는 반대 "보험가입 및 지급 거부로 보험사만 배불릴 것"

사진=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보험업법 개정안)이 13일 열리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12일 국회에 따르면 13일 오전 10시에 열리는 법사위 전체회의 상정 법안에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포함됐다. 다만 상정 법안 66개 중 뒷편인 40번에 위치해 있어 18일로 예정된 전체회의에서 논의될 가능성도 있다.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은 환자가 요청한 경우 의료기관이 해당 환자의 진료비 내역 등을 중계기관을 거쳐 보험사에 전산으로 전송하도록 하는 내용이 골자다. 보험업계는 가입자의 편익 증가를 이유로 지속적으로 도입을 주장해온 반면, 의료계와 환자∙시민단체는 진료권 침해와 개인의료정보 유출∙악용 우려 등을 들어 반대해왔다.

2009년 관련 법안이 국회에 처음으로 발의된 후 14년을 끌어온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은 지난 6월 국회 정무위를 통과해 법사위로 넘어왔다. 해당 법안에 대해 여∙야간 큰 이견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의료계와 환자∙시민단체들이 크게 반발하고 있어 통과 여부는 장담키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 법사위 전체회의를 하루 앞둔 이날 국회 앞에는 해당 법안에 반대하는 의료계와 환자∙시민단체들이 모여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는 이정근 상근부회장과 김종민 보험이사가 보험업법 개정안 저지를 위한 1인 시위를 벌였고, 무상의료운동본부,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루게릭연맹회, 한국폐섬유화 환우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등도 기자회견을 열고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의 처리 중단을 촉구했다.
 
보건의료노조 박민숙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서 “실손보험 청구 간소화법이 통과되면 민간 보험사가 환자 의료정보를 전자적으로 손쉽게 수집해 영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된다”며 “전산화된 자료는 보험사의 상품 설계, 보험금 지급 기준 마련 등에 활용돼 환자 보험금 지급 거절, 보험료 인상, 보험 가입 차별 등의 용도로도 사용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의협 김종민 보험이사는 "법안 통과 자체를 반대한다.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 거절 규모가 3000억원에 달하고 상황에서 이 법안을 통해 보험업계가 노리는 것은 뻔하다”며 “개인의 건강 정보를 보험사에 강제로 전송하도록 하는 법은 전 세계 어디에도 없다. 보험료 인상이나 지급 거절로 활용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이미 민간 핀테크를 통해 실손 보험 청구 간소화가 이뤄지고 있는데 무엇을 위해 이렇게까지 이 법을 통과시키려 하는지 의문”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법안을 통과시키겠다면 의료계, 시민단체 등과 법안의 문제점에 대해 정기적으로 논의할 수 있도록 협의체라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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