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조원 넘게 들여 확보한 무스카린 계열 약물, BMS 美FDA 승인 성공했으나 애브비는 2상 실패
[메디게이트뉴스 박도영 기자] 지난해 BMS와 애브비(AbbVie)는 무스카린 계열의 조현병 치료제를 확보하기 위해 지난해 10조원이 넘는 규모의 인수합병(M&A) 계약을 체결했으나 올해 결과는 상반됐다. BMS는 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신약 승인을 받는데 성공했지만, 애브비는 최근 2상 임상시험에서 실패했다.
애브비는 정신병적 증상의 급성 악화를 경험하는 성인 조현병 환자를 위한 1일 1회 경구 단독요법 치료제로 엠라클리딘(emraclidine)을 연구한 EMPOWER 2상 임상시험 2건이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했다고 11일(현지시간) 밝혔다.
엠라클리딘은 조현병과 알츠하이머병 정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새로운 M4 선택적 양성 알로스테릭 조절제(PAM)다. 지난해 12월 세레벨 테라퓨틱스(Cerevel Therapeutics)를 87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추가한 자산이다.
당시 애브비는 세러벨 인수를 통해 "편두통 치료제 아큅타(Aqipta, 성분명 아토제판트, 미국 상품명 큐립타)를 포함한 기존 신경 포트폴리오와 결합해 향후 10년 동안 상당한 성장 기회를 제공할 파이프라인이 탄생할 것"이라 밝혔다.
대표 자산인 엠라클리딘은 M4 무스카린 아세틸콜린 수용체에 대한 선택적인 PAM으로 도파민 2형(D2) 수용체를 차단하지 않고 선조체의 과도한 도파민 신호를 감소시키도록 설계됐다. 현재 항정신병 약물 가진 많은 부작용의 근원이 되는 것으로 여겨지는 도파민, 세로토닌, 히스타민 수용체를 방해하지 않고 정신병 증상을 줄일 것으로 기대됐다.
그러나 EMPOWER-1과 EMPOWER-2 연구에서 엠라클린딘은 베이스라인 대비 6주차 양성 및 음성 증후군 척도(PANSS) 총점 변화에서 위약에 비해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개선)를 보이지 못했다. EMPOWER-1 임상에서 엠라클리딘의 점수는 두 용량 모두 위약보다 약간 높았고, EMPOWER-2 임상에서는 저용량일수록 점수가 더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브비 최고 과학 책임자이자 연구 개발 총괄 부사장인 루팔 타카르(Roopal Thakkar) 박사는 "이번 결과에 실망했지만 데이터를 계속 분석해 다음 단계를 결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애브비 측은 "신경과학은 애브비가 집중하고 있는 핵심 분야다. 세레벨 인수를 통해 애브비는 엠라클리딘 외에도 정신과, 편두통, 파킨슨병 분야의 선도적인 시판 브랜드를 보유한 기존 신경과학 포트폴리오를 보완하는 다수의 임상 단계 및 전임상 후보물질로 구성된 신경과학 파이프라인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애브비의 실패로 BMS는 후발 경쟁약물이 줄면서 단기적인 압박에서 벗어나게 됐다. BMS는 지난해 12월 카루나 테라퓨틱스(Karuna Therapeutics)를 140억 달러에 인수하면서 조현병과 알츠하이머병 정신증 치료제로 개발 중인 KarXT(성분명 자노멜린/트로스페슘)를 보유하게 됐다.
KarXT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in-class) M1/M4 무스카린 수용체 작용제로 9월 FDA로부터 성인 조현병 치료제 코벤피(Cobenfy)로 허가를 받았다. 오랫동안 표준 치료로 사용돼 온 도파민 수용체가 아닌 콜린성 수용체를 표적하는 첫 조현병 치료제로, 업계에서는 최고 매출이 40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한다.
KarXT는 인지능력을 개선하는 것으로 확인됐으며, 의미 있는 체중 증가, 추체외로 증상, 프로락틴 수치 증가, 운동 실조증 및/또는 진정 등 기존 치료제의 일반적인 부작용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바탕으로 BMS는 추가 적응증을 모색하고 있다.
현재 조현병 표준 치료제의 보조 치료제로 평가하는 등록 임상 데이터는 2025년, 알츠하이머병 정신증에 대한 등록 임상 데이터는 2026년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이 외에도 양극성 제1형 장애와 알츠하이머병 동요 등 적응증에서도 잠재력이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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