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6.09.16 18:42최종 업데이트 26.09.16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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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장환 소장 "의료분쟁조정법 통과로 진료의지 꺾여…찬성한 의협·의학회, 대표성 있는 역할 가능한가 의문"

의료분쟁조정법은 모두가 실패한 '사생아'…하위법령 조정으로 절대 우려 개선 못해

좋은삼선병원 배장환 심혈관중재시술연구소장. 

[메디게이트뉴스 하경대 기자] 좋은삼선병원 배장환 심혈관중재시술연구소장이 16일 의료분쟁조정법 제정과 관련해 "살면서 이렇게 악법이면서, 동시에 진료의지를 꺾는 법안은 처음 봤다. 하위법령 조정으로 문제를 해결 한다고 하지만 오히려 지역·중증의료 붕괴가 커질 것"이라고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특히 해당 법안에 대해 최초 찬성 의견을 냈던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의학회에 대해서도 제대로 된 정책 비판자로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들 단체가 의료계 대표성 있는 기관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냈다. 

현재 배장환 소장은 대한내과학회 기획이사로, 의료분쟁조정법 하위법령 조정 책임자로 역할을 하고 있다. 

배장환 소장은 이날 오후 '의료분쟁조정법에 대한 문제점 제시 및 개선방안 모색 국회공청회'에 참석해 "현재 통과된 의료분재조정법 하위법령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 일을 하면서 느끼는 것은 이 법은 의회, 행정부, 의학회, 의사협회 모두가 실패한 사생아와 같다는 점"이라며 "국립대병원 진료부원장까지 하면서 많은 정책 관련 일들을 했지만 이렇게 악법이면서 진료의지를 꺾는 법은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법은 논쟁의 소지가 다분하고 의료인에 대한 형사소추를 줄이고 환자에 대한 적절한 보상을 한다는 목적을 이루지 못하고 오히려 의료현장의 법적 혼란을 증가시킬 것"이라며 "현재는 하위법령으로 악법을 막아보자는 식인데 가면 갈수록 더 미궁이다. (개선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진단했다. 

배 소장이 가장 우려한 대목은 '12대 중과실' 모호성과 '의료사고심의위원회' 전문성 문제다. 

배장환 소장은 "중과실 2항 '환자의 생명 또는 신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위험이 발생한 가능성이 있는 의료행위에 대해 설명을 하지 않거나 동의를 받지 않은 경우'는 어떤 의료행위인지 너무 모호하다"며 "5항 '수술 또는 시술 과정에서 의료기기 또는 이물질을 체내에 잔존시킨 경우'는 중대위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없는 사소한 물질의 잔존도 이번 개정안에 의하면 중대 과실이 된다"고 비판했다. 

이어 "6항 '의료행위를 전공의 또는 다른 보건의료인에게 지시한 후 감독을 하지 않은 경우'는 전공의, 간호사, 간호조무사에게 지시한 행위의 감독이라는 것의 정의가 매우 모호하다"며 "의료행위의 전과정을 지켜보는 것이라면 현실적으로 의료기관의 운영이 불가능하다. 지켜보던 중 발생한 사고라면 어떻게 분류하려는 것인지 등 감독 범위가 모호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의료사고 판단은 고도의 해석이 필요하다. 칼로 무를 자르듯이 설정하는 것이 불가능하다"며 "경찰도 2015년부터 의료사고특별수사팀을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경찰도 나름 의료사고에 있어 능력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데 개정안은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사고심의위와 관련해서도 배 소장은 "위원회 위원 20명 중 의료 혹은 사법전문가가 매우 제한적"이라며 "위원회에 사안이 송부되면 150일간 수사기관의 출석요구를 자제 요청하게 되나 수사기관은 수사기관대로 수사를 진행하게 되므로 출석요구 대신 유선이나 서면 수사가 늘어날 것이다. 결과적으로 수사기관, 중재원, 위원회의 세기관 조사가 동시에 진행돼 더 복잡한 수사, 재판과정을 거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의료계에 대한 내부 비판도 제기됐다. 배 소장은 "의료계에도 따끔한 얘기를 하고 싶다. 내과, 외과, 산부인과학회 모두 12대중과실을 절대 받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의학회, 의사협회는 법안에 찬성했다"며 "현재 의학회장은 원칙적으로 국립의전원 추진위원회 위원이다. 또한 수련기관 지원 사업에 병협과 의학회는 정부 파트너로 함께하고 있어 의료계 반대 논리를 강하게 펼칠 수 있는 입장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이런 배경으로 볼 때 중대정책 결정에 의학회와 의협이 대표성이 있는 기관의 역할을 할 수 있는지 의료계의 깊은 고민이 필요하다"며 "이들 단체는 일단 법을 만들고 하위법령으로 막자는데 개인적으론 절대 가능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국회를 통과된 의료분쟁조정법은 필수의료 행위 과정에서 업무상과실치사상죄가 발생하더라도 손해배상액 지급, 책임보험 가입, 의료사고 설명의무 이행 등의 요건을 충족하고 중대한 과실이 없는 경우에는 기소를 제한하는 특례가 적용된다.

개정안에서 정한 중대한 과실이 있는 의료행위는 ▲동의 내용과 다른 수술 시행 경우 ▲ 설명·수술 동의 미이행 ▲진단·모니터링 미이행 ▲안전관리 의무 위반 ▲의료행위를 전공의 또는 다른 보건의료인에게 위임한 후 지도ㆍ감독을 하지 아니한 경우 등 12가지로 정의됐다. 특히 개정안은 보건복지부에 의료사고심의위원회를 설치해 필수의료 행위 여부와 중대한 과실 여부 등을 심의하도록 했다. 

대한의학회는 현재 한국의료분쟁조정중재원의 의뢰로 의료분쟁조정법 개정안과 관련한 2개의 연구용역을 수행하고 있다. 연구는 지난 5월 15일 시작됐으며 11월 30일 최종보고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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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경대 기자 (kdha@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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