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2.09 11:53최종 업데이트 24.02.09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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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들의 '결사의 자유'까지 침해하는 정부…주수호 전 회장 "정부는 무엇이 두려운가?"

의대 정책 원점 재논의, 복지부 장관 명령 철회하고 사과해야…복지부 장·차관,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 즉각 경질 촉구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보건복지부가 대한의사협회 등 의사단체의 집단행동 움직임에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명령'을 내리고, 수련병원에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  등을 내리는 등 의료계를 옥죄며 역풍을 맞고 있다.

미래의료포럼 대표인 주수호 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정부의 의대 증원 등 의료정책을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복지부 장관의 사과, 윤석열 대통령의 관련자 경질 등을 촉구하며, "우리의 요구가 받아들여지지 않는다면 우리의 투쟁은 곧바로 시작되는 것이며, 요구가 관철될 때까지 모든 수단을 동원히여 끝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8일 천명했다.

주 회장은 "대한민국 정부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의과대학 정원을 증원하기 위해 필수의료 패키지라는 이름으로 대한민국 의료를 멸망 시킬 정책을 내어 놓았다"며 "이에 건국 이래 80년간 대한민국 의료를 지켜온 우리 의사들은 돌이킬 수 없는 재앙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움직임을 시작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의사들이 격렬히 반대했던 의약분업은 환자들의 불편함만 가중시키고, 약제비 상승과 건강보험재정의 악화라는 폐해를 만들어 냈으며, 의학전문대학원제도는 사과 한마디도 없이 정책실패로 다시 의대형태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사들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할 때마다 무조건적인 집단 이기주의로 몰아붙이며 우리들이 주장하는 메세지를 듣기 보다는 무조건적인 비난으로 일관해 왔다"고 비판했다.

주 회장은 "우리 의사들이 정부의 정책에 반대를 하게 되는 가장 큰 이유는, 의료의 특수성과 함께 그 정책으로 인한 영향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탁상 행정에 의해 만들어졌기 때문인데, 정책 수립 과정에서 이러한 전문 분야 집단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 것은 결국 국가 시스템의 안정성에 큰 문제를 야기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에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게 될 10년 뒤 중심 활동 세대인 현재의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을 중심으로 반발의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한의사협회와 대전협이라는 거대 상위 조직은 있지만 단위 조직인 병원 대표, 학교 대표조차도 제대로 없이 개별적으로 흩어져 지내던 전공의와 학생들이 스스로 모이기 시작했다.

하지만 정부는 이러한 움직임에 대해 지난 2월 6일 보건복지부 장관 명으로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명령을 내렸으며, 2월 7일에는 집단 사직서 수리 금지명령을 내렸다. 그리고 전공의의 집단 사직을 막지 못하면 그것을 병원평가에 반영할 것이고 의료에 차질이 생기면 병원장도 처벌하겠다는 협박을 각 수련병원에 통보했다.

주 회장은 "보건복지부의 이와 같은 악의적인 행태는 의사들이 자발적으로 모이기 시작하는 움직임을 억제하기 위한 위계에 의한 겁박이며, 협박이다"라며 "대한민국 헌법 제 21조에 따르면 대한민국 국민은 결사의 자유를 가진다"고 말했다.

그는 "대한민국 의사는 대한민국 국민이며, 각각의 개인은 결사의 자유를 가지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잘못된 정책에 저항하기 위한 뜻을 결정할 자유가 있으며 그것을 막는 것은 위헌이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의협을 비롯해 그 어느 산하단체에서도 전공의와 학생, 그 외의 어느 직역에게 집단행동을 지시하거나 기획을 할 수 있는 곳은 없다. 따라서 언론이나 SNS, 인터넷을 통해 오르내리고 있는 이야기들은 모두 개개인의 의지에 의해 결사된 행동들이며, 그것은 헌법에 의해 보장된 자유의사 표시일 뿐이다"라고 강조했다.

주 회장은 "복지부가 제시하는 의료법 제 59조 제 1항은 헌법보다 상위의 법이 아니다. 국가가 잘못된 정책을 제시하고 그것에 저항하는 국민에 대해 헌법을 위배하면서 억압하는 것은 반국가적 행위"라며 "아직 우리는 투쟁을 시작하지도 않았고 이제 모이기 시작하며, 준비를 하고 있는 중이다. 현재 일어나지도 않은 일에 적용 가능하지도 않을 법조문을 들이대며 협박을 하는 보건복지부는 무엇이 두려운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그는 "의사들이 모이는 것 만으로도 벌벌 떨면서 비상 근무를 할 만큼 잘못된 정책을 내놓았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는 것인가?"라며 "나 주수호와 미래의료포럼은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정부에 저항하기로 한 전공의와 학생들 그리고 우리 동료들과 함께 할 것이다. 우리의 후배인 전공의와 학생들이 투쟁의 전선에 나올 때 우리는 그들의 보호막이 돼 그보다 앞서 최우선으로 산화할 것이다"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부를 향해 ▲의대정원 증원을 포함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전면 철회하고, 필수의료 및 지역의료 살리기를 위한 정책 수립을 위한 논의를 원점에서 시작하라 ▲보건복지부 장관은 2월 6일과 7일 내린 명령을 모두 철회하고 대한민국 의사들에게 즉각 공개 사과하라 ▲윤석열 대통령은 이 대란을 일으킨 보건복지부 장관 및 차관, 청와대 보건복지비서관을 즉각 경질하라고 촉구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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