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인제학원 이사회가 서울백병원 폐원 의결 과정에서 허위 사실을 근거로 삼은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예상된다.
폐원 논의 과정에서 교육부가 특정감사를 통해 서울백병원 운영이 부적절하다고 했다는 내용이 공유됐는데, 실제로는 교육부가 그런 지적을 한 일이 없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도종환 의원은 11일 열린 국회 교육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제학원 이사회가 “허위 사실을 근거로 폐원 의결을 했다”며 교육부의 감사가 필요하다고 했다.
2020년 11월 18일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T 회의록에는 교육부 특정감사에서 서울백병원 정상화와 관련해 부속병원의 매각에 대한 법적 절차 등을 공유한다는 내용이 나온다. 이듬해 4월 16일 열린 회의에서도 교육부 특정감사에서 ‘서울백병원 운영의 부적정’ 지적이 있었다는 내용이 다뤄졌다.
하지만 도종환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답변에 따르면 교육부는 당시 서울백병원 문제와 관련한 특정감사를 실시하거나 지적을 한 일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도 의원은 “교육부는 서울백병원과 관련해 감사 조치를 한 적이 없다”며 “그런데 경영정상화 TFT는 폐원안을 이사회에 상정하면서 2020년 교육부 특정감사 지적사항이라는 내용을 회의자료에 넣어 서울백병원의 매각 등 적극적 경영정상화 방안을 수립해야 한다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거짓 내용으로, 이 같은 근거에 기반한 이사회의 폐원 결정은 유효하지 않다고 본다”며 “이건 감사를 다시 진행해야 할 사안”이라고 했다.
도 의원은 또 “사립학교법에 따르면 학교법인은 기본재산에 대해 매도, 증여, 교환, 용도변경하거나 권리포기를할 때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하는데 백병원은 용도변경과 관련해 교육부에 허가를 요청한 사실이 없다”고 사립학교법 위반 가능성도 지적했다.
지난해 6월 교육부가 사립대 기본재산관리 안내 지침을 개정했던 것이 서울백병원 폐원에 영향을 줬다는 점도 지적됐다. 당시 교육부가 지침 개정을 통해 교육용재산에 대해 교비회계 보전없이 수익용으로 용도를 변경할 수 있도록 하면서 인제학원이 서울백병원 부지를 수익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는 것이다.
실제 지침 개정이 있은지 4개월 여 뒤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T에서는 서울백병원 폐원 후 수익사업으로 전환을 위한 법률적 검토를 마쳤으며, 공론화를 해야한다는 얘기들이 나온다.
도 의원은 “이런 식이면 다른 사립학교들도 병원을 팔아서 수익사업을 하는 게 훨씬 낫겠다고 해서 (폐원) 도미노가 일어날 수 있다”며 “교육부 지침을 악용할 수 있는 만큼 중요하게 봐달라”고 강조했다.
도 의원은 인제학원이 폐원 이유로 들고 있는 누적 적자 문제에 대해서도 꼬집었다.
그는 “그간 서울백병원의 누적적자가 1740억원이라고 하는데 서울백병원만 보면 적자지만 5개 병원(일산, 상계, 부산, 해운대, 서울)을 합치면 매년 수백억의 이익을 내고 있다”며 “인제학원은 고유목적사업준비금이라는 이름으로 회계장부상 지출된 것 처럼 해놓고서 2026억원을 쌓아두고 있다. 적자 때문에 폐원한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도 의원의 지적에 교육부 이주호 장관은 “지적사항에 대해 바로 검토해서 조속히 보고 드리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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