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 과이용 개선 통한 적정진료 강조…"과도한 입원·건강검진 개선 추진, 특사경 제도 임기 내 구축하고파"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건보공단이 안정적인 재정 운영을 강조하며 내년 1월로 예정된 건강보험 선지급금 환수 시기를 사실상 연장할 것으로 보인다.
공단은 안정적인 재정 상황을 강조하면서도 향후 비급여 관리와 의료 과이용 개선 등을 통해 적정진료 유지를 위해 힘쓴다는 계획이다.
28일 국민건강보험공단 정기석 이사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날 정 이사장은 "건보공단이 생긴 이래 보험료가 2년 연속 동결된 것은 처음이다. 환산 지수는 계속 올라가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까지 건보 재정은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비상진료체계 유지를 위해 의료기관에 지급된 선지급금은 당분간 더 유지가 될 것 같다. 당장 내년 1월부터 회수하기로 했던 것도 뒤로 미룰 것으로 보인다. 건보공단 입장에서 기회 비용만 조금 손해를 본 거기 때문에 크게 문제는 없다"며 건보공단 입장에서는 어느 정도 여유가 있고 향후 회수하는 과정에서는 확실하게 회수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년이면 초고령 사회가 된다. 65세 이상 노인이 쓰는 의료급여 비중이 43%에서 44%가 됐다. 베이비 부머를 비롯한 세대가 연령이 올라가면 그 비중이 50%까지 올라갈지도 모르겠다"며 "초고령사회에서 다른 대안은 없는 것 같다. 결국은 보험료율을 최소화하고 지출을 정상화하는 것뿐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공단은 비급여 관리와 의료 과이용 개선, 적정한 진료와 국가건강검진에서 '현명한 선택'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우리나라는 한 사람 당 가지고 있는 병실 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을 것이다. 불필요한 병상을 많이 줄여야 하는데 민간병원이다보니 어떻게 잘 유도할 것인가가 큰 숙제다"며 "과도한 검사도 문제다. 입원 한 번 하면 혈액검사, 엑스레이, CT를 매일같이 촬영한다. 이것이 과연 옳은 방향인가에 대해 생각할 때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초보 의사와 경력 있는 의사는 차이가 있다. 초보 의사는 모든 검사를 다 해서 병을 찾아내지만, 경험이 많은 의사는 필요한 검사만 하면 바로 병을 찾아낸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초보 의사와 30년 경력 의사를 똑같이 대우하고, 오히려 검사를 많이 할 수록 더 많은 수익을 가져가는 이상한 구조다. 이런 것들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감염내과 의사로서 병원에서 생기는 '병원 감염성 폐렴'의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하며, 과도한 입원 경향이 이러한 원내 감염 폐렴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병원에 100명이 입원하면 1명이 원내 감염 폐렴에 걸린다. 요양병원의 경우 100명 중 5명이 걸린다. 괜히 입원했다가 병원에서 퇴원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게다가 원내 폐렴은 사망률도 약 30%로 굉장히 높다"며 "입원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문화를 바꿔, 입원을 오래 하면 큰 코 다친다는 생각을 가지도록 할 필요가 있다"고 힘줘 말했다.
정 이사장은 "중환자실 역시 마찬가지다. 인공호흡기를 달고 있으면 하루 입원 시 폐렴에 걸릴 확률이 1%다. 100일을 입원하면 무조건 폐렴이 생긴다. 게다가 인공호흡기 관련 폐렴은 치명률이 50%로 굉장히 높다"며 "어떻게 하면 빨리 중환자실에서 환자를 내보낼 수 있을까가 초미의 관심사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공단은 질병청과 함께 다재내성균 문제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적정한 검사, 적정한 입원 등 적정한 진료에 대해 강조해 나갈 계획이다.
공단은 이와 더불어 과도한 건강검진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이사장은 "국가건강검진이라는 제도를 유지하는 나라는 전 세계에서 유일하다. 검진을 통해 병을 조기 발견하고 많은 사람들이 경각심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효율적으로 실제로 꼭 필요한 것만 하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학생에 대한 흉부 엑스레이 검진에 대해 불필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그는 "굳이 결핵 환자를 미리 찾기 위해 학생 검진을 하는 것인지 의문이다. 우리나라는 엑스레이 촬영도 굉장히 빠르게 찍을 수 있고, 치료도 빠르게 할 수 있다. 저 역시 흉부 엑스레이를 찍으면서 살아왔지만 그 효능에 대해서는 사실 의문이 있는 게 사실이다"라며 "질병청과 복지부와 협의체를 만들어 보다 합리적이고 과학적인 방향으로 가기 위해 논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 정 이사장은 "사실 의사협회 빼고는 모두 찬성이다"라며 "특사경 제도는 정의사회를 구현하는 길이다. 의료법에는 의사가 아니면 의료기관을 개설할 수 없다. 임기를 마치기 전까지 꼭 특사경 제도를 만들어 놓고 가고 싶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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