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국조특위 제3차 청문회에서는 가진 자들의 가명진료, 권력 실세의 무자비한 복수, 1억원을 호가하는 특권층의 의료문화 일면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
한 국회의원은 "환자 한명에 3천원 받는 개원의들의 애환을 아느냐"고 꼬집었다.
최순실 국조특위는 14일 서창석 서울대병원장, 김영재의원 김영재 원장, 김상만 전 차움의원 원장, 차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 등을 증인으로 불러 제3차 청문회를 열었다.
이날 김상만 차움의원 전 원장은 "2012년 초 박근혜 대통령이 여당 대표일 때 고객으로 처음 진료했다"고 말했다.
이에 새누리당 황영철 의원은 "박근혜 당 대표는 왜 차명으로 진료를 받았느냐. 이름을 숨기는 이유가 뭐냐. 일반 국민도 차명을 사용하느냐"고 물었고, 김상만 전 원장은 "간호사가 차명으로 하라고 하더라. 병원 측에서 그렇게 시킨 것 같다"고 답변했다.
최순실 씨 역시 김영재 의원에서 136번 비급여 진료를 받으면서 모두 가명을 사용했고, 심지어 진료기록부에는 대통령과 같은 생년월일이 기재돼 있었다.
최순실 씨가 사실상 대통령 행세를 하고 다닌 것이다.
황영철 의원은 "초진환자가 오면 신분증 확인을 하지 않느냐"면서 "아무리 비급여 진료라고 해도 차명진료는 의료법 위반"이라고 질타했다.
청와대의 무자비한 보복도 도마에 올랐다.
이혜훈 의원은 "복지부 산하 기관인 보건산업진흥원이 김영재 의원을 평가한 결과 중동 진출에 필요한 예산 지원 기준에 미달해 지원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청와대가 예산을 지원하라는 압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또 이 의원은 "그럼에도 정기택 원장이 예산을 지원하지 않자 원장직에서 물러나라는 압박을 가했고, 이와 관련된 복지부 공무원들도 모두 좌천됐다"고 폭로했다.
실제 정기택 전 보건산업진흥원장은 그 사건 직후 원장직에서 물러났다.
정기택 전 원장은 "사퇴 압력을 받은 사실이 있다"고 답변했다.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컨설팅 기업을 운영하는 이현주 대표 역시 김영재 원장의 중동 진출에 부정적인 의견을 전달했다는 이유로 3대에 걸쳐 보복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현주 대표는 청와대 조원동 전 경제수석이 김영재 원장의 중동 진출을 도와주라고 부탁하자 김영재 의원을 방문해 컨설팅을 한 바 있다.
하지만 영문 브로셔조차 없을 정도로 준비가 허술하자 청와대에 중동 진출이 어렵다는 의견을 전달했다.
이현주 대표는 "그걸로 끝났다고 생각했는데 여러 보복이 있었다"면서 "국정원의 사찰과 대대적인 세무조사를 받았고, 아버지, 할아버지 기업 등 3대에 걸쳐 보복이 들어왔다"고 피력했다.
이현주 대표는 "그 일 이후 남편과 동생도 좋지 않은 보직으로 밀려났다"고 덧붙였다.
손혜원 의원은 차병원그룹의 특혜를 거론했다.
손 의원은 "차병원은 권력과 결탁해 줄기세포 연구를 비롯한 온갖 혜택을 받았고, 의료서비스가 좋다기보다 대통령과 유명인사를 앞세워 마케팅을 해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손 의원은 "차움의원은 1억원이 넘는 고가 회원권이 있고, 건강보험이 되는 의료서비스가 없을 것"이라면서 "개원의들은 환자 한명에 3천원을 받는 애환이 있다"고 환기시켰다.
이에 차광렬 회장은 "회원권은 1억 5000만원, 1억 7000만원 등 여러 종류가 있고, 회원은 300~400명 가량 된다"면서 "그러나 차움의원 매출의 95%는 비회원이고, 감기환자도 본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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