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9.01 09:47최종 업데이트 24.09.0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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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실 업무명령' 강원대병원장, 강요죄 혐의 고발 검토"

이병철 변호사 "'번아웃' 응급실 전문의의 진료 축소는 긴급피난 등 정당한 권리"

강원대병원 전경.

[메디게이트뉴스 박민식 기자] 업무 과중으로 진료를 줄이겠다는 응급실 의사들에게 근무를 강요한 강원대병원장의 행위가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할 수 있단 지적이 나왔다.
 
1일 의료계에 따르면 강원대병원장은 최근 당직이 빈 9월 근무표를 제출한 응급의학과 소속 전문의들에게 ‘응급의료 거부’가 될 수 있다며 전문의가 상시 근무하는 근무표를 제출하라는 내용의 응급실 진료공백 방지를 위한 업무 명령을 내렸다.
 
병원 측은 전문의들이 정당한 사유 없이 근무를 축소한 정황이 응급의료 거부에 해당된다면 그 의사는 면허 정지 또는 취소, 병원은 영업정지 및 과징금 부과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도 경고했다.
 
하지만 법조계에선 강원대병원 응급실 전문의들의 진료 축소는 정당하며, 오히려 강원대병원 측의 명령이 강요죄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이병철 변호사(법무법인 찬종)는 “번아웃에 처한 강원대병원 또는 전국의 병원 응급실 전문의, 교수들이 자신의 생명과 건강에 위협을 느껴 어쩔 수 없이 휴무∙조퇴∙사직하는 것은 헌법상 생명권, 직업선택의 자유로부터 보장받는 기본권”이라고 했다.
 
이어 “자신의 생명을 지키기 위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행위로서 형법상 긴급피난 또는 정당행위에 해당해 위법성이 없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강원대병원장은 응급실 근무 의사들이 번아웃에 시달리지 않도록 추가 전문의를 채용하는 등의 조치를 취해야 할 법적 의무가 있고,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경우 오히려 형법상 직무 유기죄에 해당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그럼에도 강원대병원장이 응급실 근무 전문의, 교수들에게 생명과 건강에 위해가 되는 근무를 강요한다면 이는 협박으로 사람의 권리행사를 방해하거나 의무가 없는 일을 하게 하는 것으로 형법상 강요죄에 해당한다”고 덧붙였다.
 
이 변호사는 또 “강원대병원장의 향후 조치 및 전국 병원장들의 동태를 지켜본 후, 위법한 업무명령을 지속, 확산할 경우, 즉각 이들 병원장을 형사고발 조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식 기자 (mspark@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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