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환자는 소아와 비교해 과잉행동이 드러나지 않아 자신이 ADHD 환자임을 모르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함께 성인 ADHD 환자 85% 이상이 불안장애, 우울증, 충동조절장애, 중독성질환 등 여러 공존질환을 경험하고 있어 의사들의 세밀한 진찰과 주의가 요구된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28일 제2회 ADHD의 날을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성인 ADHD 질환에 대한 국민 인지도 조사결과 및 공존질환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발표했다.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소희 홍보이사(사진)는 "아동기 ADHD 환자 중 50%는 성인이 돼서도 여전히 질환을 가지고 있다"면서 "어렸을 때 ADHD 진단을 받지 못하고 성인이 됐다면 자신이 ADHD임을 모르는 경우가 태반"이라고 강조했다.
이소희 이사는 "ADHD는 크게 주의력결핍, 충동성, 과잉행동 3가지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라면서 "아이들은 과잉행동이 크게 나타나지만 성인이 되면서 점차 과잉행동은 줄어들기 때문에 겉으로는 ADHD 환자처럼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실제로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가 일반인 1068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 60%가 성인 ADHD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답했으며, 응답자 중 4.3%는 아예 성인 ADHD 환자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답해 인지도가 매우 낮았다.
게다가 일반적으로 성인 ADHD 환자 유병률이 4.4%임을 감안한다면, 우리나라 성인 환자는 82만 명으로 추산되지만 실제로 치료받고 있는 환자는 0.76%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정신과 전문의 100여명을 조사한 결과 처음부터 성인 환자를 ADHD로 진단하고 치료한 경우는 절반에 불과해 성인 ADHD 환자에 대한 진단도 쉽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소희 이사는 "환자들은 자신이 ADHD라는 것을 인지하지 못해 병원을 찾지 않기도 하지만 성인 ADHD 증상이 우울증, 불안장애 등 공존질환에 가려져 진단과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문제도 있다"면서 "정신과 의사들은 ADHD로 인한 공존질환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기저질환 판단을 우선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성인 ADHD 환자는 제대로 치료받지 않아 공존질환과 더불어 일상생활에서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충동성으로 인한 난폭·보복운전 등으로 인한 교통사고가 일반인보다 2~3배 높았으며, 주의력이 떨어지다 보니 학업 성취감이 낮고, 회사에서는 승진을 하지 못했고 각종 대인관계 문제와 폭식으로 인한 비만, 정신질환, 약물남용 등을 경험하고 있다.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최상철 홍보위원은 "성인 ADHD 치료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지만 절반 이상의 환자는 진단을 받았다 하더라도 사회적 편견을 이유로 치료받기를 꺼려한다"면서 "이러한 반응은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20~30대에서 더욱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정유숙 이사장은 "과거 성인 ADHD 환자는 치료에 있어 건강보험급여 혜택을 받지 못했지만 현재는 어린 시절 ADHD 증상이 있었다는 점을 증명하면 약물치료 등 급여로 치료가 가능하다"면서 환자들에게 적극적으로 치료받기를 권했다.
정유숙 이사장은 "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에서는 그동안 ADHD에 관한 연구를 많이 해왔고, 소아환자의 부모 또한 ADHD를 겪고 있는 등 다양한 기회를 접하면서 자연스럽게 성인 ADHD을 접할 기회가 많았다"면서 "앞으로도 소아청소년들의 정신건강과 그 가족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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