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19.11.25 06:39최종 업데이트 19.11.25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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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면의학, 잠에만 국한해선 안돼…낮에 적절히 활동하고 충분한 빛을 쐬었는지가 핵심"

이헌정 수면의학회 이사장 "24시간 주기의 생체현상 연구, 수면산업도 이런 기술 고려돼야"

사진=대한수면의학회 이헌정 이사장 

[메디게이트뉴스 임솔 기자] “수면의학은 단순히 밤에 이뤄지는 잠을 연구하는 학문이 아니다. 낮의 활동까지 면밀히 살펴보고 수면장애를 초래하는 다양한 원인을 분석해야 한다. 즉, 수면의학은 낮부터 밤까지 이어지는 24시간 주기의 생체현상을 종합적으로 알아보는 학문이다." 

대한수면의학회 이헌정 이사장(고대안암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24일 고대안암병원에서 열린 수면의학회 연수교육 기간 중 이같이 말했다. 

이 이사장은 “수면의학은 단순히 침대가 편해야 한다거나 침구를 선택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수면무호흡증, 불안증 등으로 잠을 못자는 사람이 있다면 낮에 무슨 활동을 하는지를 알아봐야 한다. 그래야 수면 문제를 포함해 개인의 전체 건강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강한 수면은 밤이 아닌 낮의 활동을 종합적으로 분석해야     

이 이사장은 "수면의학은 밤에 이뤄지는 잠이 아니라 낮의 현상과 밤의 현상을 모두 연구하고 24시간에 걸친 건강을 살펴봐야 한다. 잠을 잘 자려면 밤이 아니라 낮에 적절히 활동하고 충분한 빛을 쐬었는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했다. 

이 이사장은 “'시간생물학'이라는 개념에 따라 우리 건강은 시간에 맞는 리듬을 가진다. 체온도 24시간 리듬이 있다. 수면도 마찬가지다"라며 "정상적인 수면 리듬을 가지지 못하면 각종 질병에 노출될 수 있다”라며 "낮에 자고 밤에 깨있는 사람이 수면장애에 노출될 우려가 많다는 것은 이미 많은 연구결과로 나와있다. 수면 장애는 당뇨병, 비만 등의 문제뿐만 아니라 심혈관 질환, 암 등 각종 질환이 많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 이사장은 “낮에는 빛을 많이 봐야 한다. 반대로 밤에는 빛을 최소화해야 하는데, 현대인들은 늦게까지 조명을 켜고 빛을 보는 환경에 노출돼있다. 이런 환경에서는 깊이 있게 잠들기가 어렵다. 심지어 스마트폰 등으로 LED에 직접적으로 노출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밤에 빛에 노출되는 빛공해를 발암 물질로까지 규정했다”라며 "그러다 보면 뇌 중추시계가 수면장애를 일으킬 수 있다. 감정조절이 안되거나 우울증이 생길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장애의 대표적인 질병은 수면무호흡증이다. 전체 국민의 20~30%까지 해당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이사장은 수면무호흡증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24시간의 건강이 중요하다고 재차 강조했다. 

이 이사장은 “지난해 수면다원검사가 급여화되고 양압기 치료가 급여화가 되면서 의사들의 수면건강에 대한 관심이 늘었다. 예전에는 수면다원검사가 70만~80만원이었지만 급여화 이후에 비용이 낮아졌고, 수면무호흡증 등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검사와 치료를 받으려는 환자들이 늘었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현재까지 의학이 질병 중심이었다면 앞으로는 건강을 증진하는 건강 중심 의학이 될 것이다. 몸이 아프면서 100세를 살면 안 된다. '무병 100세' 시대를 열어야 한다”라며 “무병 100세를 원하는 의사라면 수면의학에 관심을 갖고 인간 건강의 핵심적인 연구를 하길 바란다”고 했다.    

수면산업 육성, 잠에 국한한 것이 아니라 국민 건강 전체에 관심을

지난 22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윤종필 의원(자유한국당)은 국가가 수면산업의 지속적인 성장 및 경쟁력 강화에 필요한 시책을 마련하도록 하는 '수면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안'을 대표발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수면의학회는 날로 늘어가는 수면산업에 대한 관심도 단순히 잠에만 초점을 맞춰선 안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수면산업은 가령 어떤 침대를 사용하는지, 어떤 침구를 사용하는지 등에 국한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이사장은 “24시간 건강 상태를 연구하는 모든 기술이 수면과 함께 하나로 연결될 수 있다. 각종 수면센서가 24시간의 생체신호를 효율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갈수록 관련 기술이 많이 개발되고 있다"라며 "평소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각종 기술은 원격진료 도입의 논란과 관계없이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이 이사장은 “제도적 한계에 놓인 상황에서 수면산업을 육성한다고 한들 핵심적인 것은 아무것도 육성하지 못할 수 있다. 각자 본인이 가지고 있는 제품의 장점만 맞다고 생각할 수 있다”라며 “국민 건강과 국가의 산업 발전까지 고려한다면 현재 수면산업이 뒤처진 면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진지한 성찰과 제도적인 한계를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수면의학이 단순히 잠에만 국한되지 않고 전반적인 영역에 관심을 가질 때 국민 삶의 질이 올라가고 수면산업이 우리나라의 먹거리가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를 위해 앞으로 의사들은 물론 정부와 국회가 관심을 갖고 나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임솔 기자 (sim@medigatenews.com)의료계 주요 이슈 제보/문의는 카톡 solplus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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