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게이트뉴스 이지원 기자] 한미약품그룹 경영권 분쟁이 고조되는 가운데, 형제 측은 한미약품 이사회 장악에 실패했다.
한미사이언스 임종훈 대표는 19일 개최된 한미약품 임시주주총회에서 이사회 구성 변화를 시도했으나 4자연합(신동국 회장, 송영숙 회장, 임주현 부회장, 킬링턴 유한회사)의 승리로 끝났다.
한미약품은 19일 서울시 송파구 서울시교통회관 1층에서 임시주총을 열고 이사회 이사 2인 해임의 건을 부결했다. 이날 의결권 주식 수(1268만214주) 중 출석 주식 수 80.59%(1021만9107주)가 출석했다.
제1호 의안 중 박 사내이사의 해임 안건은 출석 주식 수 중 찬성 53.62%(547만9070주), 반대 46.32%(473만3105주)로 부결됐다. 찬성 주식 수가 과반을 넘겼지만 가결 요건(참석 주주 3분의 2)을 충족하지 못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한미사이언스가 보유한 지분을 제외한 대부분의 의결권 있는 지분(96.34%)을 박재현 대표가 가졌다"고 설명했다.
제1호 의안인 박재현 사내이사와 신동국 기타비상무이사의 해임안으로 형제 측 주주제안으로 올랐다. 제2호 의안으로는 한미사이언스 박준석 부사장과 한미정밀화학 장영길 대표이사의 사내이사 선임안이 올랐다. 현재 한미약품 이사진 10명은 4자연합 측 6명, 형제 측 4명으로 구성하는데, 이를 형제 측 6명, 4자연합 측 4명으로 반전시키겠다는 복안이다.
박 사내이사의 임기 만료일은 2026년 3월 29일, 신 기타비상무이사는 2027년 6월 18일로 예정됐다. 이번 해임안으로 임기가 조기 만료될지 주목됐으나 안건이 부결됨에 따라 예정대로 임기를 채울 전망이다.
이날 박 대표는 "10년 내 매출 5조원 달성이라는 비전을 향해 차근차근 준비하면서, 내년 3월 정기주총에서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주주친화 정책도 주주께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진 기자간담회에서는 임시주총에 대한 심경을 털어놨다.
박 대표는 "오늘 결과가 한미약품이 앞으로 나가는 데 있어 좋은 방향으로 결론나 기쁘다"며 "하지만 소모적인 임시주총을 개최해야 하는 상황에 대해서는 착잡한 마음이 있다. 주총 결과에 따라 앞으로는 소모적인 부분 보다 회사가 어떻게 발전해야할지 등 방향성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독립경영 유지에 대해서는 "현재와 같이 위수탁 관계를 유지할 계획이며, 이 틀을 깨고 싶지 않다. 다만 인사팀, 법무팀 등을 신설한 것은 최소한의 한미약품이 가져가야 하는 관리 영역에서 최소 인원으로 준비한 것이다. 해당 인원으로 독립경영을 할 수는 없다. 한미약품 자체가 관리할 수 잇는 최소 인원을 배치하되 대부분의 업무는 현재와 마찬가지로 한미사이언스와 위탁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한미사이언스와 분리해 독립경영한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난무한 고소·고발에 대해서는 "저를 포함해 회사에 들어온 고소·고발 건은 총 8건이다. 시점을 보면 업무가 잘못돼 한 것이 아니다. 임시주총을 먼저 결고 고소·고발이 들어왔다. 이는 임시주총을 위한 고소·고발이라고 생각된다"며 "임시주총이 끝난 만큼 해당 고소·고발 건은 취하하는 것이 방법일 것이다"라고 전했다.
2025년·2026년 임기 만료되는 이사진 자리의 형제 측 인사 선임에 대해서는 "내년 정기주총에서 이사 변경이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부분에 대한 고민은 지금부터 해야할 것 같다. 어떤 이사진이 진입하느냐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이 있겠지만 결국 한미사이언스든 한미약품이든 한미약품그룹 자체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같다. 어떤 이사가 들어오더라고 이전과 같은 방향성을 가진 이사가 합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이어 임종윤 사장의 내부감사 진행현황에 대해서는 "현재 진행 중이다. 같은 나라에 있으면 더 빠르게 진행하겠지만 중국에 있다. 자료도 대부분 중국어다보니 시간이 걸리고 있다. 어느정도 정리되면 추후 다시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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