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3.08.09 06:47최종 업데이트 23.08.09 0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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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산치료제 성장 가속도…제형 변화는 선택 아닌 '필수'

경쟁력 갖추려면 비침습적 투여 방식·CNS 질병 표적 위한 전달 기술 개선과 안정성 향상 소재 활용도 필요

사진 = 게티이미지뱅크.

[메디게이트뉴스 서민지 기자] 코로나19 백신으로 mRNA 플랫폼 기술이 각광을 받으면서 핵산치료제에 대한 연구개발이 활발이 이뤄지고 있다. 글로벌 성장 속 경쟁력과 차별화를 위해서는 비침습적인 제형 변화와 함께 효율성·안정성 향상, 전달기술 개선 등이 필요하다는 제언이 나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핵산치료제연구센터는 최근 핵산치료제 연구동향 보고서(저자 조성찬 외 15명)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핵산치료제는 RNA, DNA를 이용해 질병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조절하거나 단백질의 활성을 조절하는 유전자치료제다.

대표적으로 코로나19 백신 플랫폼 기술인 mRNA를 비롯, 안티센스 올리고(antisense oligo),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 ASO), siRNA(small interfering RNA), 압타머(aptamer) 등이 있다.

작용방식에 따라 분류하면 mRNA는 질병 유전자의 mRNA를 세포에 직접 공급해 발현을 증가시키는 방식이고, siRNA는 질병 유전자의 mRNA 단일가닥에 상보적으로 결합해 mRNA를 분해함으로써 발현을 감소시키는 방식이다. ASO는 siRNA처럼 mRNA에 결합해서 mRNA를 분해하거나, 단백질 번역을 억제 또는 pre-mRNA에 작용해서 스플라이싱을 조절하는 방식으로 작용한다.

여러 장점에도 불구 낮은 투과율과 높은 부작용 발생 가능성 등으로 최근에야 임상적용 가능 수준 도달 

핵산치료제는 신약개발 측면에서 전통적인 약물개발에 비해 여러 장점을 갖고 있는데, 우선 생체 내에 존재하는 물질을 기반으로 하고 DNA에 삽입되지 않아 안전성이 높다는 점이다.

또한 유전자의 염기서열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특이도가 매우 높고 표적적용이 용이하며, 생산 공정의 표준화와 대량생산에 유리하다. 이외에도 유전자 기반인만큼 환자 맞춤형 치료제 개발에도 적합하다.

핵신치료제 연구센터는 "핵산을 이용해서 치료제를 개발하려는 시도는 지난 30년 이상 지속됐으나 실패를 거듭하다가 최근 5년 내에 임상적용 가능한 수준으로 관련기술이 발전했다"면서 "핵산치료제의 실용화가 늦어진 것은 저분자 약물에 비해 분자량이 크고 많은 인산기로 인해 세포의 지질이중막을 수동적으로 투과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또한 "생체 내에 들어온 핵산은 혈액과 세포 내외부에 존재하는 분해효소(nuclease)들에 의해 쉽게 분해돼 오래 유지되지 못하고, 세포 내로 투과되더라도 강력한 선천면역반응을 유발해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부연했다.

내재적 약점으로 인한 생체 적용의 한계는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의 다양한 화학적 변형과 지질나노입자와 같은 전달체의 개발을 통해서 극복됐고, 그 결과 지난 2018년 최초의 siRNA 치료제인 온파트로, 2020년 코로나19 mRNA 백신인 코미나티, 스파이크박스 등의 승인이 이뤄졌다.

단점 극복하기 위한 기술 개발 중…올리패스, 투과도 개선된 ASO 임상시험 착수

현재까지 승인된 핵산치료제는 총 18개며, ASO 치료제가 10개로 가장 많다. siRNA 5개, mRNA 2개, aptamer 1개 순이며, 이중 3개의 약물은 부작용과 차기 치료제 승인으로 현재 승인이 철회된 상태다.

또한 향후 핵산치료제의 CAGR이 10~20%의 급속한 성장이 예고되고 있어 국내외 제약바이오기업들이 핵산치료제 파이프라인을 증대, 강화하고 있다. 실제 mRNA 분야의 모더나와 바이오엔텍, ASO 분야의 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 사렙타 테라퓨틱스 등이 있고, 관련 기업의 파이프라인 수는 500개에 이른다. 국내 역시 올리패스, 올릭스 등 20여개 사가 개발에 뛰어들었다. 

ASO와 siRNA 분야에서는 구성성분인 리보핵산의 생체 내 불안정성, 용해도, 표적결합, 세포투과 등의 개선을 위해 다양한 화학적 변형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대표적인 약물로는 척수성 근위축증 치료제인 스핀라자가 있으며, 이는 SMN 유전자의 pre-mRNA에 작용해 스플라이싱을 정상으로 변화시키는 SSA(splicing-switching ASO)다. 또한 최근 올리패스가 양이온성 PNA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세포투과도와 표적 mRNA 결합력이 증가된 ASO를 개발해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자료 = 다양한 mRNA 생체 전달체 구조

mRNA 기술은 백신 뿐 아니라 치료제 개발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질병 유전자의 지속적인 고발현을 가능하게 하기 위해서는 mRNA의 안정성과 단백질 발현 효율을 높이는 것이 핵심인데, 이를 위해 개발기업들은 구조체 염기서열 뿐 아니라 RNA 구조상의 다양한 변형 도입을 추진 중이다.

선형 mRNA가 가질 수 있는 생체 지속성의 한계점을 극복하기 위해서 여러 대안이 나오고 있는데, 대표적으로 자가복제 RNA(saRNA)와 원형 RNA(cirRNA)가 있다. 다만 이들 역시 각각 낮은 체내 전달 효율, 대량생산의 어려움 등의 한계가 있다.

핵신치료제 연구센터는 "mRNA의 생체전달기술은 현재 코로나19백신에 사용된 지질나노입자(LNP)를 비롯해 엑소좀, 양이온성 폴리머, 양이온성 펩타이드 등이 연구에서 사용하고 있으나, 각각 낮은 전달효율, 독성, 낮은 항원 발현 등의 문제가 있어 기술발전이 요구되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현재 핵산치료제 원천기술은 전반적으로 임상적용 가능성을 확인한 단계라고 볼 수 있다. 향후 보다 광범위한 질병에 대한 효과적인 핵산치료제 개발을 위해서는 한 차원 높은 원천기술과 접근방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경쟁력 높이려면 안정성 높일 소재 적용하고 비침습적 투여방식으로 제형 개선 필수

먼저 빅데이터, AI를 활용해 초기 단계의 RNA 후보물질 도출의 효율성을 높이고, 단순히 질병유전자나 항원 단백질의 유전자를 mRNA에 적용하는 방식을 넘어 다른 신약 모달리티(modality)와 핵산치료제와의 융합을 통해 기술활용 방식이나 치료영역을 확장해 나갈 것을 제안했다.

이어 "핵산치료제의 생체 전달기술 분야에서 LNP 보다 생체적합성이 높고 생체내 분해가 용이해 간독성 등이 최소화되고, 동시에 생산이 용이하면서 안정성이 높은 소재를 활용하는 방향으로 기술 개발이 이뤄져야 한다"고 했다.

이외에도 중추신경계(CNS) 질환을 표적화하기 위한 혈뇌장벽(BBB) 투과 전달기술이 '게임체인저'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조직 특이적 전달기술을 개발해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핵신치료제 연구센터는 "지금의 기술로는 주사바늘을 이용해 정맥, 근육, 피하, 안구, 척수강을 통해 핵산치료제를 생체에 투여하고 있는데, 반복투여시 환자편의성이 낮아지게 된다"면서 "다음 세대의 핵산치료제는 최대한 비침습적인 투여방식이어야 한다. 마이크로니들(microneedle)을 이용해 피하 투여하거나, 천식치료에 적용하는 네뷸레이저(nebulizer)를 활용한 호흡기 흡입, 또는 경구용 핵산치료기술 등을 개발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서민지 기자 (mjse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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