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시간 24.04.08 12:02최종 업데이트 24.04.08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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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민수 차관, 의협 비대위 총선 후 대화 제안에 화답…"열린 자세로 논의할 것"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신입생 모집요강 아직 물리적으로 변경 불가능한 것 아냐"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 (사진=보건복지부)

[메디게이트뉴스 조운 기자] 정부가 총선을 이틀 앞두고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포함해 의료계와 유연한 자세로 대화하겠다며 온건한 태도로 선회했다.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자는 제안에 즉각 답변을 피하긴 했지만 각 의과대학 의대 정원 모집요강이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며 의료계가 대표성을 갖춘 협의체를 만든다는 데 환영의 뜻을 표하며 언제든 대화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보건복지부 박민수 제2차관이 8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기존의 강경한 태도를 버리고 이같이 말했다.

의협 비대위 대화 제안에 화답…의대정원 증원 1년 유예에 대해서는 즉답 회피

박 차관은 이날도 전공의를 향해 "속히 현장으로 복귀하길 촉구한다"며 "정부는 열린 자세로 여러분의 의견을 경청할 것이다. 정부를 믿고 대화의 장으로 나오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어제(7일)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의대 증원을 1년 유예하고, 2026학년도 적용을 목표로 위원회를 꾸려 증원 문제를 논의한 뒤 해당 결과를 따르자고 제안한 데 대해 "대통령 담화에도 나온 것처럼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한다면 정부는 열린 자세로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1년을 유예하자는 주장은 일단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신 것은 아니다. 일단 논의를 잠시 중단하고 좀 더 추가적인 논의를 해보자는 취지로 이해된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내부 검토는 하겠지만 수용 여부를 답변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박 차관이 의대 정원 2000명 증원에 대해 '특별한 변경 사유가 없는 한 현행 유지'라고 발언한 데 대해 "2000명이라는 결정은 여러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쳐 내린 결론이므로, 그 결론을 변경할 만한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제시된다면 그것을 재검토한다는 뜻이다"라며 "다만 신입생 모집요강이 정해지기 전까지는 물리적으로 변경이 불가능한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또 의협 비대위가 총선 이후 전공의, 의대 교수, 의대생 등이 참여하는 합동기자회견을 예고한 데 대해 "의료계가 대표성 있는 협의체를 구성해 달라고 요청해 왔다. 어쨌든 의협 비대위에는 개원의가 많고, 대학 교수와 전공의들도 참여한다고 했기 때문에 의료계 내 주요 단체들이 포함될 것으로 판단된다"며 "대표성 있는 협의체 구성에서 진일보한 형태라고 평가할 수 있겠다"고 답했다.

그는 "여러 의료계 단체들이 모인다고 한다면 정부도 함께 자리를 해서 생산적인 토론이 있기를 기대한다"며 거듭해 열린 자세로 논의하겠다고 약속했다.

실손보험 개선, 비급여 관리 강화…의약품 처방 급여 요건 한시적 완화

박 차관은 이날 중대본 논의 사항에 대해서도 브리핑했다.

먼저 박 차관은 "2023년 기준 4000만 명이 가입한 실손보험은 건강보험을 보완해 의료접근성을 향상시켜 왔다. 하지만 불필요한 의료 이용 확대 등 국민 의료비를 증가시키고 비필수의료 분야에 대한 과다한 보상으로 보상체계의 불공정성과 의료체계의 왜곡을 가중하는 주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2022년 말 기준으로 실손 지급 보험금은 12조9000억원에 달하고 있으며, 본인부담액이 거의 없는 1세대와 2세대 실손보험이 10조 6000억원으로 82%를 차지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관계부처 간 협력을 통해 공사보험 연계를 강화할 수 있도록 법적·제도적 개선을 추진하고, 실손보험의 보장 범위를 합리화해 불필요한 비급여는 줄이고 필수의료는 강화할 계획이다.

박 차관은 "아울러 정부는 비급여 관리도 강화해 나가겠다. 4월 15일부터는 의원급을 포함한 모든 의료기관에 비급여보고제도가 시행된다. 비급여 정보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보고항목을 594개에서 1068개로 늘렸다"며 "국민들에게 단순히 비급여 가격 정보뿐만 아니라 안전성 ·유효성 평가 결과 질환별 총진료비 등까지 함께 공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증·응급환자가 골든타임 내 적정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안도 모색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정부는 응급환자를 적시에 효율적으로 이송·전원하기 위해 소방청과 함께 개선 방안을 마련하고 있으며 지난 금요일부터 관계부처 간 회의를 본격 착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박 차관은 "권역응급의료센터는 중증, 지역응급의료센터는 중등증, 지역응급의료기관은 경증환자에 집중하도록 각 기관별 기능을 명확히 하는 등 응급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는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는 4월 9일부터 의약품 처방 급여 요건도 한시적으로 완화하기로 했다.

박 차관은 "앞으로 지속 투약 중인 의약품의 처방은 검사평가가 어려울 경우 의사의 의료적 판단하에 검사를 생략하고 재처방할 수 있다. 다만, 이 경우에도 환자의 상태를 주기적으로 고려한 의료적 판단이 이루어지도록 검사평가 없이 처방 가능한 기관을 원칙적으로 1회 30일 이내로 규정하되, 의사 판단에 따라 처방일수를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고 전했다.

조운 기자 (wjo@medigat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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